화물 파업 현장 소식:
정부의 강경 대응에도 투지를 불태우는 화물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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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 운송 노동자들이 윤석열 정부의 강경 탄압에도 굳건하게 파업을 이어 가고 있다.
파업 노동자들은 주요 항만, 컨테이너 기지, 제철소·시멘트·정유·자동차 공장 등 전국 주요 물류 거점에서 일주일 넘게 투쟁하고 있다.
파업이 지속되면서 시멘트, 철강, 정유, 자동차 등 물류 운송이 차질을 빚고, 주요 산업은 타격을 받았다. 전국의 건설 현장 절반 이상에서 공사가 중단됐고, 석유화학 업계도 평소의 30퍼센트까지 출하량이 줄었다. 이제 정유 공급 차질이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화물 노동자들은 경제의 혈관인 물류를 멈춰 세울 힘과 잠재력을 보여 주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파업의 효과가 산업 전반으로 더욱 확대될 것을 우려하며 파업 파괴에 혈안이다. 윤석열 자신이 맨 앞에 나서 고금리·고유가로 생계비 위기에 직면한 노동자들을 공격하고 있다. 파업 6일째에는 직접 국무회의를 주재해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당장 파업 효과가 큰 시멘트 운송 화물 노동자들이 첫 대상이 됐다. 지금 공급 차질이 커지고 있는 정유, 철강 운송 노동자들이 추가로 업무개시명령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위협을 받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악랄하게도 손해배상 청구, 유가보조금 유예 및 제외, 안전운임제 전면 폐지까지 거론한다.
윤석열을 그냥 두면 노동자의 삶이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이 다시 한 번 분명해졌다.
한편, 윤석열 정부의 강경 탄압 공세에 분노와 반감도 커지고 있다.
주요 노동단체와 시민단체, 진보정당들이 연이어 정부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매주 서울 도심에서 윤석열 퇴진 집회를 이어 가고 있는 ‘촛불행동’이 화물연대 파업 지지를 공식 발표한 것은 반갑다.
윤석열 퇴진 집회 측이 화물연대 파업을 지지했다는 소식을 접한 화물 노동자들은 하나같이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화물연대는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된 11월 29일에 즉각 ‘화물 노동자 탄압 중단, 총파업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전국 파업 거점에서 열었다.
결의대회에 참가한 파업 노동자들은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며 분노했다.
기아자동차 광주1공장 남문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한 화물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일하려고 그 비싼 장비 살 때, 윤석열이 10원 한 푼 보태 준 적 없다. 우리는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노예가 아니다. 그런 노예 같은 삶을 살지 않으려고 투쟁하고 있다. 우리는 불법 타령에 굴복하지 않는다.”
광주에서 타이어를 운송하는 한 화물연대 조합원은 윤석열을 이렇게 되받아쳤다.
“윤석열은 말끝마다 자유, 자유, 자유를 외친다. 그러나 일을 할지 말지를 결정할 자유는 우리에게 있다. 이번에 강력하게 투쟁하고 윤석열 퇴진 운동으로 나아가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
부산 신항 결의대회에서도 “업무개시명령이 아니라 윤석열 업무중지명령이 필요하다”는 발언이 큰 박수를 받았다.
의왕 컨테이너 기지, 울산 신항, 인천 선광 컨테이너 터미널 등에서도 정부의 강경 탄압을 규탄하는 발언이 이어졌고, 밀어닥친 한파에도 삭발을 하며 투쟁 결의를 다졌다.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윤석열 퇴진을 언급하는 발언들이 있었고 호응도 좋았다. “최순실이 박근혜 퇴진 촛불에 불을 당겼다면, 업무개시명령이 윤석열 퇴진 촛불에 불을 붙이고 있다.”
민주노총, 정의당, 진보당 등 주요 노동단체들은 노동자들에게 전쟁을 선포한 윤석열과 정면으로 맞서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업무개시명령 대상자가 된 시멘트 운송 노동자들은 다음 날 인천 한라시멘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단호히 업무개시명령을 거부하고, 콘크리트처럼 단단하게 투쟁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번 대상자로 위협받고 있는 정유 운송 노동자들도 전혀 위축되지 않고 투지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올해 처음 노조를 결성하고, 대부분 이번에 생애 첫 파업에 나섰다.
화물연대 에쓰오일지부 이금상 지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법과 원칙’을 얘기하지만, 힘 있는 자들에게는 적용하지 않는다. 우리 같은 하층·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만 ‘법과 원칙’을 말한다. 우리는 더 이상 잃을 것도, 빼앗길 것도 없다.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지더라도 끝까지 싸울 것이다.”
최소한의 안정적 생계를 위해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적용 차종·품목 확대를 요구하며 싸우고 있는 화물 운송노동자들은 생계비 위기에 직면한 많은 서민층을 대변한다.
강경한 탄압으로 경제 위기의 고통을 전가시키려고 하는 윤석열 정부에 맞서 굳건하게 저항하는 화물 노동자들의 파업을 적극 지지·응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