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학생들이 화물연대 파업 현장을 지지 방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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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속 뻥 뚫어 주는 사이다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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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파업 9일차, 노동자들은 윤석열 정부의 강경 탄압에 굴하지 않고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12월 2일에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 회원들과, 경기·인천지역의 〈노동자 연대〉 신문 독자들이 파업 노동자들에게 연대하기 위해 대한송유관공사 판교저유소 앞 농성장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민주노총 공공운수 화물연대 소속 정유 4사(에쓰오일·SK이노베이션·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화물 노동자들이 파업을 진행 중이다.
판교저유소는 수도권 석유제품 소비량의 약 60퍼센트를 공급하는 중요한 곳이고, 파업 노동자들은 이 저유소에서 정유소까지 기름을 운송하는 오일탱크로리 노동자들이다. 화물연대 파업의 여파로 정유소 곳곳에서 기름이 동나는 상황인데, 이를 보면 그간 이 노동자들이 얼마나 중요한 구실을 해 왔는지를 알 수 있다.
오일탱크로리 노동자들은 고물가·고유가 속에서 노동자들을 희생시키며 엄청난 이득을 올리는 정유사들에 특히 분노했다.
에쓰오일 화물노동자들은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때 생애 첫 파업에 나서 화물연대 파업 종료 이후에도 23일간 파업을 계속했고, 운송료 인상 및 노동조건 개선을 쟁취했다. 이에 고무된 정유 3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화물노동자들이 대거 노조에 가입해 이번 파업에 함께 나선 것이다.
이 노동자들은 대부분 이번이 생애 첫 파업이고, 제대로 싸워 보겠다는 의지가 대단했다.
노동자들은 윤석열 정부의 파업 파괴 공작에 크게 분개했다. 정부는 심지어 군 수송 차량까지 대체 수송에 투입해 파업을 파괴하려고 한다. 업무개시명령도 추가로 발동하려 한다. 이번 파업으로 경제적 타격을 주고 있는 오일탱크로리 노동자들에게도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자들은 청년·학생들의 지지를 고마워했다.
공동의 적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 이시헌 회원은 저유소 앞 농성장에서 열린 연대 집회에서 발언했다. “대학가 곳곳에 파업을 지지하는 대자보를 붙이고 유인물 선전전을 진행해 왔다.” 그는 많은 청년들이 화물연대 투쟁을 응원하고 있음을 알렸다.
이시헌 회원은, 매주 토요일 열리는 윤석열 퇴진 촛불집회에서도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지지가 컸다며 “화물연대 투쟁과 윤석열 퇴진 운동은 공동의 적에 맞선 하나의 투쟁”이라고 밝혀 노동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청년 프리랜서 노동자 나유정 씨는 자신과 같은 프리랜서 노동자들 대부분이 “고용보험, 산재보험, 돌봄지원 같은 기본 중 기본인 사회 안전망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화물연대 파업을 보면서 저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많은 미조직 청년 노동자들이 용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화답해 화물연대 인천본부 에쓰오일지부 이금상 지부장은 청년·학생들이 “우리 투쟁을 있는 힘껏 지지해 주니 힘이 난다”며 힘찬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화물연대 인천본부 김근영 본부장은 화물연대가 윤석열 퇴진 운동에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탄압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정치 파업’이라는 비난이 두려워 퇴진 운동에 함께하지 않을 순 없다고 했다.
또 김 본부장은 정유 4사 화물 노동자들이 앞으로 파업 수위를 높여 “군부대 등으로 가는 긴급수송물량도 운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연대 집회에 함께한 노동자들과 청년·학생들은 “꼭 승리하자”며 서로 응원하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들은 노동자연대 청년학생그룹 회원들이 준비해 간 현수막과 ‘화물연대 파업 지지 인증샷’을 농성장 주변에 함께 게시했다.
포스코 공장 앞 농성장 지지 방문
정성휘
12월 2일 부산·울산의 〈노동자 연대〉 신문 독자들이 포항 화물 노동자들의 파업 현장을 지지 방문했다. 포항 화물 노동자들은 공단 곳곳의 거점에 농성장을 차리고 파업 파괴 행위를 감시하고 있다. 최근 갑자기 찾아 온 추위에도 화물연대 포항본부 동부지부 농성장에는 노동자 수백여 명이 버티고 있었다.
농성장을 찾은 이들에게 노동자들은 고마움을 표하며 환영했다.
〈노동자 연대〉 신문 독자들은 윤석열 정부의 강경 대응을 규탄하고, 화물연대 파업을 지지하는 현수막을 노동자들의 도움을 받아 농성장에 부착했다. 투쟁을 응원하는 손팻말도 농성장 안에 여러 개 부착했다.
화물연대 투쟁을 지지하며 윤석열 퇴진 촛불과 화물연대 파업의 연대를 주장하는 〈노동자 연대〉 호외도 반포했다. 노동자들은 호외를 선뜻 받아 유심히 읽었고, “여기는 윤석열 다 싫어합니다” 하고 호응하기도 했다.
한 조합원은 이렇게 말했다.
“포항에는 포스코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많습니다. 지난 여름 태풍 힌남노 피해로 [포항제철소 가동이 멈춰] 두 달 넘게 일을 하지 못해 생계가 어려웠던 노동자들이 많아요. 그럼에도 파업의 대의를 지지하며 조합원들이 굳건하게 투쟁에 참가하고 있고, 비조합원들의 호응도 높습니다.”
조합원들은 윤석열 정부가 시멘트 분야에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것을 입을 모아 규탄했다. 이곳에서도 노동자들은 파업 파괴 행위를 감시하고 있는데, 경찰들이 별 것도 아닌 일에 과민 대응하며 노동자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한다. 윤석열은 이곳 노동자들과 관련 있는 철강 부문에도 업무개시명령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동부지부 조합원들과 연대 파업의 필요성에 대한 대화도 나눌 수 있었다.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윤석열 정부에 맞선 투쟁의 초점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노총 지도부는 단 하루일지라도 실질적인 총파업을 명령해야 한다.
이날 지지 방문에 참가한 현대중공업 대의원은 민주노총이 지역별 연대 집회를 개최하는 12월 6일에 현대중공업에서도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부분 파업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생계비 위기에 맞서 앞장서 투쟁하는 지금, 이런 투쟁이 곳곳으로 확대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