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광양제철소 화물연대 노동자:
운송료 인하 막기 위해 전면 파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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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광양제철소 철강 제품을 운송하는 화물 노동자들(화물연대 전남지역본부 소속)이 운송료(임금) 인하를 저지하기 위해 7월 3일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말 안전운임제가 일몰되고, 최근 유가가 떨어지자 화주(기업주)와 운송사들은 운송료 삭감에 득달같이 달려 들고 있다.
포스코와 하청 운송사들도 예외가 아니다. 얼마 전 포스코의 물류자회사 포스코플로우와 10개 운송사들의 입찰 계약이 완료됐는데, 이후 운송사들은 노동자들에게 7월부터 운송료 5.5퍼센트를 삭감하겠다고 통보했다.
운송료 삭감의 배후엔 원청인 포스코가 있다. 포스코가 최저입찰제를 실시해, 운송사들끼리 경쟁을 부추겨 단가를 낮추고 있는 것이다. 운송사들은 물량 확보에 눈이 멀어 저가 응찰을 하고, 그 책임은 화물 운송 노동자들에게 전가시키고 있다.
노동자들은 운송료가 해마다 낮아지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말한다.
“운송사들은 올해, 작년 대비 94.5퍼센트로 포스코와 계약을 했습니다. 내년에는 올해 낮아진 단가가 기준이 돼 더 낮은 가격으로 입찰이 됩니다. 그 다음해에는 더 낮은 가격이 됩니다. 운송사는 그만큼 운송료를 삭감합니다. 이런 악순환을 끊어야 합니다.”
노동자들은 운송사들이 지난해 유가 폭등으로 일부 올랐던 운송료를 몇 달 전에 회수해 간 뒤라 더욱 분노하고 있다.
김대선 화물연대 전남지역본부 조직국장은 이렇게 말했다.
“운송사들은 유가가 하락했다며 올해 4월과 5월 두 달 동안 유가 폭등으로 인상됐던 운송료를 모두 회수해 갔어요. 그런데 이번 입찰 과정에서 또 운송료를 5.5퍼센트 삭감하겠다고 합니다. 8월 말로 유류세 인하가 종료되는데, 유가가 인상될 경우 운송료를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대책도 전혀 없습니다. 우리가 개, 돼지도 아닌데 저들은 자기들이 주는 대로 받으라고 합니다.”
파업 노동자들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인근 철강배후단지 CJ대한통운택배 광양지사 앞에 거점을 마련하고, 물량 봉쇄와 대체 차량 저지 투쟁을 하고 있다.
철강배후단지에는 창고, 재가공 업체 등 제철소를 지원하는 시설들이 집중돼 있다. 파업 노동자들이 위수탁계약을 맺고 있는 동방, 세방, CJ대한통운 등 10개 운송사들도 여기에 있다. 이들은 제철소에서 생산된 철강 제품을 보관하는 창고를 보유하고 있다.
광양제철소에서 생산된 철강 코일(연속적인 철판 재질을 나선 모양으로 감아놓은 상태의 철강 제품으로 롤 휴지처럼 말려 있다) 제품은 제철소 내에 쌓아 두지 않고, 대부분 생산 직후 바로 이 곳으로 옮겨진 뒤 보관, 재가공된 후 사용처로 납품된다.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은 제철소에서 철강배후단지로 철강 코일 등의 제품을 운송하는 셔틀 노동자들과, 철강배후단지에서 사용처로 납품 운송하는 노동자들이다.
봉쇄
전면파업으로 철강 제품 운송이 막혔다. 파업 이튿날 기자가 방문했을 때, 철강배후단지는 철강 제품을 운송하는 화물 차량 하나 발견하기 어려웠다. 실제로 철강단지가 멈춘 듯했다.
세찬 장맛비에도 파업 노동자들은 대체 차량 저지와 물량 반출 시도 감시·저지 행동을 벌이고 있었다.
포스코 직영차량 10여 대를 제외한 셔틀 노동자들 대부분(136명)이 파업에 동참해 제철소에서 생산된 철강 제품이 철강배후단지 내 창고와 재가공 업체로 옮겨지지 못하고 있다. 코일 운반 트레일러를 일반 화물차로는 대체할 수 없어, 광양제철소 내 장치율(포화도)은 높아지고 있다.
사용처로 납품 운송하는 노동자들(210여 명)은 자신의 차량으로 소속 운송사 창고문을 봉쇄했다. 사측은 봉쇄 차량을 지게차로 옮겨서라도 물량 반출을 시도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의 저지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한편, 경찰은 이곳에서도 기업주들을 보호하느라 여념이 없다. 운송사가 물량 반출을 시도하면, 경찰들이 우르르 몰려 나와 반출 차량을 호위한다.
지난 5월 말 경찰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앞에서 고공 농성 중이던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곤봉으로 마구 때려 피범벅을 만든 바 있다.
화물 운송 노동자들의 생계비 위기가 심각하다. 경제 침체로 물량 자체가 줄어 수입이 대폭 감소한데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고통받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더라도, 물가 인상으로 철강재 품목 안전운송원가(안전운임과 달리 강제성이 없다)는 지난해보다 한 달에 약 80만 원이나 증가했다.
그런데도 화주와 운송사들은 화물 운송 노동자들의 운송료 삭감에 혈안이고, 정부는 이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을 공격하고 있다.
이에 맞서 파업 첫날인 7월 3일, 화물연대 전남지역본부 주최로 파업 결의대회가 열렸다. 폭염 경보에도 파업에 연대하기 위해 여수, 순천 등지에서 1100여 명의 화물 운송 노동자들이 화물 차량을 몰고 집결했다.
노동자들은 “경고는 끝났다. 피할 수 없는 싸움이라면 이겨야 한다. 이 시간부터 포스코 철강배후단지를 멈춘다” 하고 결의했다.
이러한 연대 투쟁이 확대된다면, 당차게 전면 파업을 벌이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얼마 전 대구에 있는 현대자동차 부품업체 경창산업 화물 운송 노동자들이 전면 파업과 연대 투쟁으로 운송료 인상과 근무조건 개선 등 성과를 쟁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