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8일 윤석열 퇴진 집회:
핵 오염수 방류 지지한 IAEA 규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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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강경 우익화로 위기를 돌파하려고 하는 만큼 반발도 커지고 있다. 제47차 윤석열 퇴진 촛불 집회가 열린 7월 8일도 그런 모습이 드러났다.
경찰은 윤석열 퇴진 촛불 집회에 괜한 시비를 걸고, 신고된 인원과 다르다며 행진 출발을 가로막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시청-숭례문 세종대로의 편도 차선은 집회 시작 즈음부터 열기로 가득 찼다. 집회 후 을지로입구와 종각 등을 거쳐 일본 대사관에 이르는 행진도 매우 기세 좋게 진행됐다. 인도의 시민들도 행진 방송차의 주장과 사람들의 구호, 팻말 등에 관심을 보였다.
최근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를 정부·여당이 적극 옹호·지지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안전성 검증도 안 된 데다가 일본 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절반 가까이 이르는데도 윤석열 정부는 방류 반대를 괴담 취급하고 있다.
오늘 윤석열 퇴진 촛불 집회에서도 정부 주장을 반박하고 규탄하는 발언들이 다양하게 배치됐다.
같은 시각 광화문 외교부 청사 건너편에서도 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저지공동행동과 전국민중행동이 공동 주최한 집회가 열렸다.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 라파엘 그로시가 외교부를 방문한 시간에 맞춰 항의 집회를 연 것이다. 이 집회에는 민주노총·정의당·진보당 등이 주로 참가했다.
그로시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핵오염수 방류보다 북한핵을 걱정해야 한다는 둥, 오염수에서 수영도 할 수 있다는 둥 헛소리를 늘어놨다.
같은 시각 시작된 윤석열 퇴진 촛불 집회 첫 발언도 핵 오염수 방류 반대와 IAEA 실체 폭로 발언이었다.
박병상 60플러스 기후행동 공동대표는 1995년 굴업도 핵 폐기장 반대 운동을 할 때, 당시 과학기술부 차관이 “과학은 정치의 시녀”라고 속내를 드러냈던 발언을 상기시켰다.
“괴담론 펴면 구속될 수도 있다? 일본에서도 안 하는 얘기입니다. … 민주 사회에서 주권자가 의심하는 건 당연합니다. 정부는 몇 번이고 해명해야죠. 근데 구속시키겠다는 게 말이 됩니까?
“IAEA는 스스로도 과학 단체가 아니라고 소개합니다. … 일본은 단지 비용을 줄이려고 합니다. … [IAEA의 지지로] 이제 대놓고 [핵 오염수를] 버릴 수 있는 명분[선례]이 생기는 겁니다. 한국·중국 핵발전소, 핵추진잠수함, 핵추진항공모함에서 마구 버려도 되는 겁니다. IAEA가 그런 신호를 준 겁니다. 전 세계 핵 자본가들에게 ‘괜찮아, 신나게 짓고 팔아먹어’라고 하는 겁니다.”
(관련 본지 기사 👉 핵 무장국들의 로비 단체 IAEA, 눈가림 보고서 발표)
행진 후 일본 대사관 앞 정리 집회에서도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규탄 발언들이 이어졌다.
전남 완도군 보길도에서 어업을 하는 조원선 한국수산업경영인보길협의회 회장은 어민들의 고통을 호소했다.
“윤석열 취임과 동시에 이자를 올려 어민들이 죽어 가고 있습니다. [핵 오염수 방류 문제로] 두 배에 이르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어민들을 대변하기 위해 저희가 해상 시위를 했습니다. 완도군민 1000명과 선박 200여 대가 모여 세계인과 일본 어민들을 위해 저희 마음을 전달했습니다. … 윤석열은 누구의 대통령입니까? 철저한 안전 검사와 검증, 수입 수산물 검수를 요구합니다.”
또 이상윤 반핵의사회 의사가 IAEA의 본질을 폭로하고 이들이 제출한 보고서는 요식 행위, 눈 가리고 아웅, 답정너 보고서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국제원자력기구 보고서는 과학이 아니라 용역입니다. 일본 정부의 발주에 따라서 철저히 그 입맛에 맞춘 용역 보고서입니다. 그 보고서는 과학이 아니라 이권입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핵산업 발전을 위해서 존재하는 기구입니다. 이 기구가 무슨 독립적이고 과학적인 기구란 말입니까?”
그러면서 의사들도 함께 싸우겠다며 끝까지 투쟁하자고 해 큰 박수를 받았다.
오늘 집회에는 보통의 일본인들도 함께했다. 사회자가 한국에 여행 왔다가 핵 오염수 방류에 반대해서 행진에 참여한 일본인 참가자들을 소개하자 열화와 같은 박수가 나왔다.
“일본 국민들이 … 한국에서 힘차게 싸워 주는 걸 보면서 힘을 많이 내고 있다고 합니다. 한일 간 협력은 이런 식으로 해야 되는 것입니다. 일본 국민들도 핵 오염수 막는 투쟁에 힘차게 나서라고 응원의 함성 보냅시다.”
도둑질
오늘 퇴진 집회에선 최근 불거진 양평 고속도로 계획 관련 김건희 특혜 의혹 규탄도 부각됐다.
지역 현안으로 이 문제를 잘 아는 최재관 민주당 여주-양평지역위원장이 나와서 사안을 설명했다.
문제의 고속도로는 양평 두물머리 관광객들 때문에 주말 극심한 교통 정체가 벌어져 주민들이 주말에 장을 보러 가기도 힘든 상황을 해결하고자 계획된 것이었는데, 막상 올해 5월 발표된 고속도로 계획안이 두물머리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도록 바뀌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변경된 지역에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의 땅이 있는 것. 이 의혹이 불거지자 국토교통부 장관 원희룡은 민주당이 가짜뉴스를 퍼트리니 고속도로 계획을 백지화해 논란을 종식시키겠다고 발표했다. ‘권력형 비리 의혹이 없다’면서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문제가 없다면 왜 백지화부터 발표했을까? 오히려 의혹은 더 커진 상황이다.
원희룡은 관련 의혹을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집회의 사회자가 지적한 것처럼 원희룡은 관련 의혹을 국회에서 수차례나 질문 받았다.
지난 몇 년 동안 노동자 등 서민 수백만 명이 부동산 시장 등락과 금리 인상 등으로 고통을 떠안았다. 일부는 죽음을 선택할 정도였다. 그런데 대통령 일가가 권력을 이용해 부동산 특혜를 누리려 한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도 양평 고속도로 관련 김건희 의혹과 핵 오염수 방류 문제를 거론하며 연대로 투쟁을 더 키워나가자고 발언했다.
“주가 조작질도 모자라 이제는 고속도로까지 날로 먹겠답니다. 딱 걸리니까 백지화하겠답니다. 어디다 대고 수작입니까? 그건 백지화가 아니라 도둑놈의 오리발입니다.
“총장 시절 윤석열의 검찰 특활비는 사용 내역을 싹 감췄습니다. 윤미향 의원에 대해서는 영수증 없다며 기소까지 했던 자들입니다.
“평화보다 전쟁이라고 선동하는 윤석열 일당, 이런 자들이 바로 국가를 파괴하는 반국가세력입니다. 오로지 해먹을 결심, 영원한 권력, 이걸 위해 극우 세력들로 내각을 잔뜩 채우고 있습니다. 노동자, 농민, 서민들을 때려잡겠다 날뛰고 있죠.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촛불 광장의 힘을 키워 가야겠습니다. 더욱 크게 모여야겠습니다. … 총선 자체가 모든 걸 결정하지 않습니다. ... 촛불 항쟁이 그걸 결정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 민주노총이 윤석열퇴진운동본부를 띄웠습니다. 열렬히 환영합니다. 우리의 연대 투쟁이 더욱 발전해 가고 있습니다.”
이날 집회 행사비 모금 시간에, 사회자는 국민의힘 의원 서범수의 공격으로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윤석열 퇴진 촛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후원이 더 늘어났다고 공지했다. 반윤석열 정서 확산의 또 한 방증이다.
집회와 행진을 성공적으로 마친 참가자들은 다음 주를 기약했다. 다음 주 윤석열 퇴진 집회는 7월의 전국 집중 집회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