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장관 블링컨 방한 규탄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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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장관 앤터니 블링컨이 한국을 방문하기로 한 11월 8일, 서울 광화문 인근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인종 학살 미국도 공범이다: 미국 국무장관 블링컨 방한 규탄한다’ 기자회견이 열렸다. (관련 기사: ‘학살자 이스라엘의 공범, 블링컨이 서울에 온다’)
평일 낮에 열린 기자회견임에도 한국인과 아랍인 등 40여 명이 다양한 팻말과 팔레스타인 깃발을 들고 참가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 시티를 포위하고 본격적인 시가전에 돌입하는 등 끔찍한 인종 학살을 계속 자행하고 있는 지금, 블링컨은 이스라엘에 정치·경제·군사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미국 바이든 정부의 대표자로서 한국에 온다.
블링컨은 9일 외교부 장관 박진과 대통령 윤석열을 만날 예정이다.
지난 한 달간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연대하며 집회와 행진 등을 이어온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스라엘의 공범인 블링컨의 방한을 결코 환영하지 않는다고 목소리 높였다.
점심시간을 맞아 인근을 지나는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보이며 휴대폰을 들고 기자회견 모습을 담았다. 박수를 치며 응원하는 이도 있었다.
첫 발언에 나선 김영익 노동자연대 활동가는 이스라엘의 만행을 지원하고 있는 미국 바이든 정부와 블링컨의 입장을 낱낱이 짚고 규탄했다.
“바이든 정부는 이스라엘에 무기를 아낌없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10월 7일 직후 고성능 폭탄과 탄약을 긴급 제공한 데 이어, 대량의 정밀 유도탄 등도 추가로 보낼 예정입니다. 이건 마치 연쇄 살인범에게 권총을 쥐어 주며 열심히 하라고 등 두드리는 격입니다.
“미 국무장관 블링컨은 휴전 요구를 일축하고, 일시적인 교전 중단을 주장합니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교전 중단은 이스라엘이 민간인을 학살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하면서 전쟁을 계속하게끔 하려는 술책일 뿐입니다.
“블링컨의 방한은 결코 환영받아선 안 됩니다. 블링컨은 윤석열과 만나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지원 문제, 인도-태평양 전략 등 소위 글로벌 의제들을 논의한다고 합니다. 거기서 블링컨은 윤석열 정부에 무기 수출 같은 구체적인 이스라엘 지원 조처를 요구할지도 모릅니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이집트인 타메르 씨는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대할 때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운운했지만, 팔레스타인에 대해서는 이스라엘의 끔찍한 학살을 지원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의 위선과 이중잣대를 폭로했다.
타메르 씨는 위신이 땅바닥에 떨어진 미국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용감한 저항을 꺾을 수 없을 것이라고 외쳤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영광스러운 저항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저항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들 미국은 베트남에서, 소말리아에서, 이라크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그랬던 것처럼 패배하고 말 것입니다.”
타메르 씨는 미국의 평범한 사람들을 향해서도 “바이든 정부가 미국의 세금으로 학살을 저지르는 것을 용인하지 말고, 바이든의 정책에 맞서서 계속 시위를 벌이고 저항하라”고 촉구했다.
또 다른 이집트인 발언자 무함마드 씨는 미국이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학살하며 지어진 나라라는 것을 상기시키며, “미국은 역사를 되풀이하려 합니다. 미국은 이스라엘 또한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하며 나라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하고 비판했다.
또, 무함마드 씨는 지금은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스라엘에 반대하며 행동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미국의 뜻이 관철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함마드 씨는 이스라엘의 학살을 내버려 두고 있는 아랍 정권의 지배자들을 향해서도 “당신들의 존엄은 대체 어디로 갔나” 하고 일갈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미국은 지금 당장 이스라엘 지원을 멈춰라! 이스라엘은 지금 당장 가자지구에서 인종 학살을 멈춰라!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구호를 외치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오는 11월 10일(금) 이태원에서 이스라엘 규탄,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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