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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 거주 팔레스타인인이 말한다:
“올해 크리스마스에 베들레헴은 고요할 것입니다”

서안지구에 사는 사진작가이자 영화감독인 나디르 마우지는 〈소셜리스트 워커〉에 이렇게 전했다. “여기 베들레헴 사람들은 올해 크리스마스를 고요하게 보낼 것입니다.

“예년 같은 크리스마스 축제 행렬이나 경축 행사는 없을 거예요. 베들레헴의 그리스도인들은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아무 일 없다는 듯 살아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그 메시지가 울림이 있기를 바랍니다. 사람들이 귀 기울이게 되면 좋겠어요.”

12월 초 [베들레헴의] 여러 그리스도인 지도자들은 휴전을 지지하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백악관에 보냈다.

서안지구 베들레헴 소재 복음주의 루터교회에 설치된 아기 예수 조형물. 팔레스타인을 상징하는 스카프 쿠피예를 두르고 있다 ⓒ출처 Munther Isaac

목사이자 신학자이고 베들레헴 소재 복음주의 루터교회의 목회자인 문테르 이삭은 백악관으로부터 응답이 왔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국의 답변은 “유엔에서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은 자국 땅에서는 크리스마스를 경축하고 우리 땅에서는 전쟁을 벌입니다.”

마우지는 서안지구에서의 삶이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다고 했다. 이스라엘군과 정착자들이 계속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계획할 수가 없어요. 앞날이 어떨지 몰라요. 일상은 중단됐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TV 앞을 떠나질 않으세요. 가자지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정확히 알고 싶어하시거든요.

“저희 가족은 TV 좀 그만 보려고 매일 산책을 나가기로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집 근처를 걷는데 폭발이 있었어요. 어디서 온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것이 지금 저희의 일상입니다. 날마다 무슨 일이 벌어질지 도통 알 수가 없어요.”

마우지는 이렇게 덧붙였다. “군인들이 휴일·밤낮을 가리지 않고 들이닥쳐 사람들을 체포해요. 단속이 전보다 훨씬 삼엄해요. 예루살렘에 가는 건 거의 불가능하죠.

“상황은 전에도 줄곧 나빴어요. 우리는 기본권도 보장받지 못합니다. 하지만 10월 7일 이후 상황은 더한층 악화됐어요.”

하지만 마우지는 탄압이 심해졌어도 서안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이 여전히 저항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이 예전과 다른 점 하나는, 이스라엘이 대단한 선전 기구를 동원하는데도 여론전에서 이기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는 거예요.

“여기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은 소식을 알리려고 무진장 애쓰고 있어요. 텔레그램 채팅방을 운영하며 이스라엘군과 정착민들의 공격을 기록하는 마을이 정말 많아요. 젊은 사람들은 틱톡 영상을 찍어요.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도 이제 전보다 훨씬 좋은 매체를 갖고 있습니다. 소식을 알리고 이스라엘의 거짓말을 들춰 내려고 우리 모두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