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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민 아동학대 고소건 선고 공판이 보여 주는 것:
특수교육을 대대적으로 지원하라

유명 웹툰 작가 주호민 씨가 자신의 아들을 가르치던 특수교사 A 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사건의 1심 선고가 2월 1일에 나온다.

1월 15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 교사에게 징역 10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주호민 씨가 아들 가방에 녹음기를 몰래 넣어 수업 내용을 녹취한 것을 근거로 A 교사가 아동학대를 했다고 판단했다.

결심공판 직전인 1월 11일 대법원은 학부모가 몰래 녹음한 내용을 근거로 교사를 아동학대로 판단한 건에 대해 증거 능력이 없다며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일이 있었다.

이를 근거로 이번 재판에서도 주호민 씨의 녹음 내용은 증거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검찰은 자폐아동의 경우 제대로 진술할 수 없기 때문에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구형했다.

재판에서 공개된 녹음 내용에는 A 교사가 주호민 씨의 아들에게 한 말, 곧 “진짜 밉상이네,”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 거야?”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싫어 죽겠어” 등이 들어 있었다.

이 내용을 들은 학부모들, 특히 장애 아동을 둔 학부모들은 억장이 무너졌을 것이다. 장애 아동 학부모들이 가장 믿고 의지해야 할 특수교사가 아이에게 큰 상처 주는 말을 했으니 말이다.

자폐성 자녀를 둔 한 부모는 “[문제적 발언을 한] 5분의 시간보다 2시간 30분의 침묵에 더 화가 난다”고 했다. 수업시간에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담당 판사는 “법리적인 것을 떠나서 듣는 부모 입장에서 속상할 만한 표현이 있긴 한 것 같다”고 인정했다. “피고인이 악한 감정을 갖고 이런 표현을 했을 것으로 생각되지 않지만 그래도 중간중간 부적절한 표현이 있었[다.]”

한편, 많은 교사들은 몰래 녹음한 수업 내용으로 교사를 처벌하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 A 교사가 지속적으로 아동학대를 한 것도 아니고, 혼잣말로 몇 마디 화풀이성 발언을 한 걸로 법적 처벌까지 하려는 것에 대한 항변이다.

특히, 아무런 대책 없이 장애 아동이 특수학급으로 분리되고, 특수교사 개인이 하루 종일 수업을 하도록 하는 것은 가능치 않다고 지적한다.

초등교사노조는 A 교사에 대한 선처와 주호민 씨에 대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행위 처벌을 요구하는 탄원 운동을 하고 있다. 오늘(1월 30일)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특수교육 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의 지원은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출처 교육부

피해자

그런데 주호민 씨는 아들과 A 교사의 분리만을 원했다. 그러나 교육청 등으로부터 고소를 하지 않으면 분리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따라서 이 사건이 주호민 씨나 교사 개인의 잘못 문제로 취급되고, 결국 재판까지 가는 상황 자체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한 학부모는 “부모나 교사, 특히 아이들은 모두 열악한 특수교육 환경의 피해자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장애 아동의 교육을 위해서는 교사와 학부모의 협력이 특히 중요한데도 열악한 교육 환경이 이런 협력을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특히, 교육 현장에 배치된 특수교사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특수교사들은 일인당 너무 많은 장애 아동을 가르쳐야 한다.(게다가 과중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특수교사를 도울 보조 인력도 부족하다. 그래서 전문성이 부족한 사회복무요원의 도움을 흔히 받는다.

열악한 교육 환경 때문에, 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을 함께 가르친다는 통합교육도 제대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이 함께 배움으로써 서로 이해하고 협조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좋은 효과를 낸다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많은 교사들이 통합교육 진행에 어려움을 겪지만,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해 과중한 업무로 취급되고 있는 형편이다.

또, 장애 아동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많은 특수교사가 신체적·정신적 어려움을 겪지만 이를 지원하는 대책도 거의 없다.

교사와 학부모가 서로 충분히 신뢰를 쌓을 수가 없는 시스템인 것이다.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정부는 특수교사 임용을 조금 늘리는 등 정부·교육청의 지원 계획을 발표했었다.

그러나 이런 정책이 제대로 시행될지는 의문이다. 학생 수 감소를 이유로 정부가 오히려 교사 정원 감축과 교육 예산 삭감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사와 특수교사가 늘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특수교육과 통합교육은 불가능하다. 정부는 지원을 늘려 특수교육의 환경을 실질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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