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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반파시즘 공동전선은 어떠해야 하는가?

좌파가 공동전선의 형태로 단결하는 것이 파시즘을 패퇴시키는 데 필수적이라고 토머스 포스터는 지적한다.

지난 8월 7일 영국의 파시스트들이 지역 공동체 곳곳에서 난동을 부리겠다고 예고하자,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사람들 수만 명이 파시스트들을 저지하기 위해 거리로 나온 일이 있었다.

그날 시위에는 혁명적 사회주의자들과 노동조합 활동가들, 종교 단체들, 노동당 당원들, 녹색당 당원들, 페미니스트 단체들, 아나키스트 단체들, NGO들, 그 밖에 어떤 조직에도 소속돼 있지 않은 개인들이 함께했다.

사람들은 파시스트 폭력배에 맞서 경찰이나 법원이 아니라 노동계급 사람들이 현장에서 싸워야 한다는 뜻을 모아 공동으로 행동했다. 그래서 영국의 인종차별 반대 연대체 ‘인종차별에 맞서자’가 영국 전역에서 맞불 시위를 벌이자고 호소한 것이다.

영국의 반파시즘 시위 ⓒ출처 〈소셜리스트워커〉

이것이 공동전선 전술의 사례다. 공동전선은 노동자들이(혁명적 노동자와 개혁주의를 지지하는 노동자 모두가) 특정한 구체적 목표를 위해 단결해서 싸우는 것이다.

8월 7일에 그 목표는 파시스트들을 물리치는 것이었지만 공동전선은 공공 서비스를 방어하거나 일자리 삭감에 맞서 싸울 때에도 적용될 수 있다.

공동전선의 핵심 목표는 즉각적 요구를 쟁취하기 위한 공동 행동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것이 완벽한 의견 일치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공동전선은 논쟁의 도가니가 될 때가 많다. 공동전선은 사상의 통일이 아닌 노동계급을 방어하기 위한 실천의 통일이며, 이는 노동계급의 자신감과 전투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

부상하는 우파에 맞선 자기 방어는 공동전선을 추동할 때가 많다. 공동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자기 방어에 성공할 가능성이 작아지기 때문이다.

이 점은 1930년대 나치가 부상한 과정에서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당시 나치의 승리는 결코 불가피하지 않았고 저지될 수도 있었다.

당시 독일에는 당원이 수백만 명에 달하는 거대한 개혁주의 정당인 사회민주당(SPD)과 30만 당원의 극좌 조직인 공산당이 있었다.

그들은 나치를 저지할 능력이 있었다. 서로 힘을 합쳐 사람들을 거리로 동원해 필사적으로 싸웠다면 말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러시아의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가 독일 공산당에 촉구했던 일이다. 트로츠키는 파시즘에 맞서 사회민주당과 공동전선을 구축하라고 공산당에 촉구했다.

그러나 독일 공산당은 그러기는커녕 사민당을 “사회파시스트”로, 즉 나치와 같은 동전의 양면을 이루는 세력으로 규정했다.

공산당은 사민당과 공동전선을 맺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공산당에 가입하기를 바랐다.

한편, 독일 사민당 지도자들은 독일 헌법의 “신성함”이 나치로부터 자신들을 구원해 줄 것이라고 믿었다.

나치에 맞선 공동 행동이 없었기에 나치는 좌파의 개혁주의 진영과 혁명적 진영 모두를 분쇄할 수 있었다.

이를 교훈 삼아 오늘날 영국의 혁명가들은 파시스트 지도자인 토미 로빈슨에 맞서 싸우는 데에 노동조합 활동가들과 좌파 국회의원들, 문화계 인사들을 동참시키려 애쓰고 있다. 이런 식으로 공동전선은 혁명가들만 싸울 때보다 더 폭넓은 지지를 획득할 수 있다.

그러면 혁명가들은 자신과 나란히 싸울 노동자들을 더 많이 동원할 수 있다. 또한 공동전선 안에서 개혁주의적 주장과 혁명적 주장의 사상적 전투가 벌어지고 혁명가들은 일부 개혁주의적 노동자들을 혁명적 정치 쪽으로 끌어당길 수 있다.

1930년대에 트로츠키가 말한 공동전선은 상당한 세력을 가진 두 정당의 직접적 연합이었다. 오늘날의 공동전선은 더 다양한 조직들을 참여시킨다는 의미에서 더 폭넓지만 트로츠키가 묘사한 공동전선의 정신은 그대로 적용된다.

공동전선은 혁명가들이 다른 쟁점을 둘러싼 투쟁을 중단하거나, 공동전선 안으로 완전히 용해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공동전선에 참여하는 세력들은 각자 독립성을 유지하고, 혁명가들은 여전히 더 포괄적인 정치 전망을 제시할 수 있다.

인종차별 반대는 공동전선이 매우 중요한 분야의 하나다. 자본주의가 노동계급 사람들에게 가져오는 참상은 언제나 절망을 낳는다. 그런데 권력을 잡고 있는 정치인들은 이에 대한 진정한 해결책이 없기 때문에, 자본주의 이윤 체제가 낳은 문제들을 이주민과 난민 탓으로 돌린다.

권력 핵심부가 부추기는 인종차별과 자본주의에서 겪는 절망은 파시즘의 성장을 가능케 한다.

인종차별이 우리를 분열시키고 파시즘이 우리를 제압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 노동계급은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단결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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