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가 파시스트를 압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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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0일 영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분출해 극우와 파시스트들을 압도했다. 영국 곳곳에서 극우 시위대가 무슬림과 난민을 위협하고 공격하던 그 전 주의 상황이 극적으로 뒤집힌 것이다. 전환점이 된 것은 8월 7일에 영국 전역에서 일어난 인종차별 반대 시위였다.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 중앙위원 찰리 킴버가 그 승리의 의미를 짚으며, 파시스트들을 계속 제압하고 더 강력한 사회주의 세력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기사는 8월 8일에 작성됐다.
모든 승리 이후에는 그에 대한 해석을 두고 전투가 벌어진다. 8월 7일 [영국 곳곳에서 파시스트들을 압도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눈부신 성공을 거둔 후 그에 대한 해석을 두고도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그 전투에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
영국의 파시스트 세력이 수십 곳의 이민자 지원 복지 센터와 법률 회사, 난민 지원 단체 등을 공격하며 제기한 위협에 맞서 영국 전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왔다.
대부분의 곳에서 극우는 아예 거리에 나오지도 못하거나 거리에 나오더라도 겁에 질려 경찰 통제선 뒤에 숨었다.
투쟁이 끝난 것은 전혀 아니지만, 어느 언론과 정치인도 무시할 수 없는 중대한 승리를 거둔 것이다. 그러나 언론들과 정치인들은 그날 행동의 급진성을 누그러뜨리려 한다.
그들은 차마 진실을 말할 수 없다. 그 승리에서 핵심 구실을 한 사람들은 폭행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용감하게 거리에 나선 인종차별 반대 활동가들과 노동계급 사람들이 주됐던 시위대였다는 것을.
그리고 그 행동의 조직적 구심에 연대체 ‘인종차별에 맞서자’와, 그간 팔레스타인에 연대해 행진했던 수많은 사람들과,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이 있었다는 진실을 말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스스로 행동에 나서 정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는 권력층에게 매우 커다란 위협이 되기 때문에 그들은 이 점을 지우려 한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는 언론 보도를 바꿔 놓았고, 이것은 매우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바로 그 언론과 정부가 여전히 진실을 체계적으로 은폐하려 한다.
노동당 정부의 치안장관 다이애나 존슨은 서둘러 언론을 통해 그 승리가 주되게 경찰과 법원의 노력 덕분이라고 주장했다.
존슨은 “경찰의 대응, 수많은 사람들, 우리의 거리를 지켜 달라고 경찰관들에게 촉구하는 행동”을 칭송했다. 그러면서 “지난주의 범죄에 연루된 사람들을 체포해 경찰서로 연행하고 기소하여 법정에 세운 경찰의 대응”을 칭찬했다.
7일 저녁 BBC 뉴스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칭송하는 보도로 넘쳐났고 잉글랜드 전역의 상황을 생중계했다.
다음 날 아침에도 BBC 웹사이트에는 인종차별 반대 행동 사진과 영상, 보도가 게재돼 있었다. 하지만 곧 BBC는 경찰과 정치인들을 인터뷰해, 그 시위대를 경찰의 유용한 지원군 정도로 깎아내리는 기사를 내보냈다. 하룻밤 사이에 일사불란하게 이뤄진 변화였다.
이제 BBC는 “찰스 국왕이 전국의 공공질서 혼란에 관해 매일 보고를 받고 있다”는 소식 따위를 보도한다.
다른 언론들은 BBC만큼 터무니없지는 않지만 역겹기는 마찬가지다.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폭도에 굳건히 맞서 단결한 영국”이라는 헤드라인과 함께 윌섬스토에서 열린 대규모 인종차별 반대 시위 사진을 커다랗게 1면에 실었다. 그런데 이를 두고 BBC는 이렇게 논평했다. “타블로이드 신문 〈데일리 익스프레스〉의 1면에 실린 그 사진은 경찰들이 시위 장소에 어떻게 계속 함께 있었는지를 보여 준다.”
1930년대에 파시즘을 옹호하며 “검은 셔츠단 만세”라는 기사를 실은 것으로 악명이 높은 〈데일리 메일〉도 비슷한 사진과 “지난밤 폭도에 맞선 증오 반대 시위대”라는 헤드라인을 1면에 실었다.
두 신문사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영국의 자랑”이라고 칭송하면서, 이제는 적절한 방식의 인종차별로 돌아갈 수 있다고, 즉 자신과 같은 언론이나 영국개혁당, 보수당, 여러 노동당 정치인에 의한 인종차별로 돌아갈 수 있다고 여긴다.
그러나 8월 7일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통해 옳았음이 입증된 세력은 경찰도, 법원도, 노동당도, 노동조합 지도자도 아니다.
올더숏이나 채텀 같은 곳에서는 극우의 실질적인 동원에 맞서려면 큰 용기가 필요했다. 인종차별 반대 거리 시위에 나선 사람들이 없었다면 인종차별적 폭도들이 날뛰는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인종차별 반대 운동이 없거나 미약했던 소수 지역에서는 극우가 파장을 일으킬 수 있었다. 경찰은 극우를 진압하지 않았다.
극우가 거리에 나오지 않은 곳에서조차 이는 대개 그곳에 인종차별 반대 활동가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인종차별 반대 행동은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운동을 건설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했다.
8월 7일 오후를 앞두고 실질적인 두려움이 있었다. 당연하게도 특히 무슬림·흑인·아시아인 사이에서 두려움이 컸다. 인종차별 반대 행동은 일시적으로나마 그 두려움을 깨뜨렸다.
〈소셜리스트 워커〉가 보도했듯 실로 그날의 시위는 두려움을 “반대편으로 넘겼다.”
노동당의 경우, 거의 모든 의원들이 사람들을 시위에 참가하지 못하게 하려고 온갖 애를 썼다.
언론인 오언 존스의 보도에 따르면 “내무장관 이벳 쿠퍼와 하원 원내대표 앨런 캠벨은 노동당 의원들에게 반파시즘 시위에 참가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 지시는 8월 7일 오전 9시 화상 회의에서 내려졌다.”
런던 동부 윌섬스토에서는 노동당 의원 스텔리 크리시가 온갖 수를 써서 사람들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 참가를 막으려 했다. 크리시는 시위 전날 저녁 영상 메시지를 게시해 “시위가 열리는 장소에 접근하지 말라”는 경찰의 권고를 전했고, “젊은 무슬림 남성들은 도발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특별히 강조했다.
크리시는 지역의 이맘[이슬람 공동체 지도자]들에게도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다행히도 월섬스토에서는 7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크리시를 무시하고 시위에 참가해 파시스트를 물리쳤다.
크리시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윌섬스토가 “사랑의 고장”이 되었다며 “오늘 저녁 우리 동네를 안전하게 지켜준 경찰과 공공기관을 포함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한편, 노동조합 지도자들이 극우 규탄 성명을 발표한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들은 8월 7일 시위에 사람을 거의 동원하지 않았다.
짚고 넘어가야 할 더 폭넓고 매우 중요한 의의가 하나 있다. 이번 주에 벌어진 반파시즘 행동은 거리와 작업장에서의 저항에 기반한 투쟁하는 좌파가 성장할 잠재력을 보여 줬다는 것이다.
8월 7일 시위에는 수만 명이 참가했고,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시위대에 환호했다. 그간 수백만 명이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참가했다.
8월 7일의 시위는 새로운 운동이 결집하고 있다는 느낌을 줬다. 단호한 인종차별 반대 운동가들과 전투적인 노동조합원들,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건설한 사람들이 한데 모였다. 뭔가가 탄생하고 있었고 지금보다 더 크고 낫고 외향적인 좌파의 가능성이 보였다.
그런 가능성은 얼마 전 총선에서 노동당보다 좌파적인 후보들이 얻은 표에서도 엿보였다.
지금 거리 시위에 나선 사람들 사이에는 차이가 있고, 그중에는 매우 첨예하고 중요한 것들도 있다.
그러나 인종차별과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기를 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파업을 지지하고 환경 파괴에 맞서고 트랜스젠더 해방을 지지하며 빈곤·착취·억압에 맞서 싸워야 한다는 데에 동의하는 사회주의자들도 있다.
인종차별 반대 운동은 8월 7일 시위를 발판으로 더 나아가야 한다. 8월 10일 열리는 전국 집중 행동을 건설하고, 연대체 ‘인종차별에 맞서자’를 강화하고, 나치 토미 로빈슨과 극우 정당 영국개혁당에 대한 지지를 약화시켜야 한다.
그러나 또한 모든 운동의 핵심에 더 많은 혁명가들이 필요하다.
최고의 혁명적 사회주의 조직은 그저 기존 운동들의 묶음에 그쳐선 안 된다. 그 조직의 구성원들은 모든 운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면서도 운동에 정치적 명료함을 부여해야 한다. 자본주의에 관해, 사회의 진정한 권력이 어디에 있는지에 관해, 역사의 교훈에 관해, 그 밖에 많은 것에 관해 명료한 주장을 해야 한다.
우리는 억만장자들과 그들을 만들어 내는 체제에 반대한다. 우리는 인종차별과 파시즘을 증오하고 그것을 낳는 체제를 전복하고자 한다.
우리의 적은 병든 사회의 증상만이 아니라 그 체제 자체다.
파시스트를 계속 제압해야 한다. 그리고 사회주의노동자당을 더 크게 건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