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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총선에서 파시스트 자유당이 1위 차지

유럽 전역에서 파시즘의 진군에 속도가 붙고 있다. 9월 29일 일요일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파시스트 정당 자유당(FPÖ)이 28.8퍼센트를 득표해 1위를 했다.

자유당이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하지는 못할 듯하다. 그러나 26퍼센트를 득표한 보수 정당 국민당(ÖVP)은 자유당과의 연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나치는 꺼져라!” 9월 27일 금요일, 오스트리아의 파시스트 정당 자유당의 총선 마지막 유세에 맞불 시위를 벌인 반파시즘 운동가들 ⓒ출처 linkswende.org

이번 오스트리아 총선은 최근 극우가 잇달아 선거적 성공을 거둔 것의 최신 사례다.

프랑스에서 파시스트 정당 국민연합(RN)은 지난 6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30퍼센트 넘게 득표했다. 그리고 독일에서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지난달 튀링겐 주 선거에서 1위를 했다.

오스트리아의 혁명적 사회주의 단체 ‘지금 좌선회하라’의 활동가 만프레트 에커는 이렇게 전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인종차별 반대 운동이 투쟁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경종입니다. 예측한 것 중 최악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직 운동으로만 저들을 저지할 수 있습니다.

“자유당은 네덜란드·헝가리 등 다른 유럽 나라의 극우에게서 배울 겁니다.”

오스트리아의 반파시즘 운동은 자유당에 맞서 행동을 조직하고 있다. 9월 27일 금요일 수백 명이 자유당의 투표 전 마지막 선거 유세 집회에 맞불 시위를 벌이고 유세를 방해했다. 경찰이 두 대열 사이를 막아섰지만 반파시즘 시위대는 이를 뚫어 냈다.

인종차별 반대 운동은 자유당의 나치 본색을 공개적으로 폭로하고 있다. 이는 옳은 일이다.

자유당은 1950년대 네오나치 운동에서 부상한 반(反)이민, 반(反)이슬람 정당이다. 전범 판결을 받은 나치 친위대(SS) 안톤 라인탈러가 자유당을 창당했다.

전통적 파시스트들과 달리 자유당은 아직 거리의 전투 부대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그 뿌리가 나치라는 사실을 애써 축소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자유당은 예컨대 ‘정체성주의 운동’ 같은 극우 거리 조직과 강한 연계를 가지고 있다.

자유당 지도자 헤르베르트 키클은 이민자들을 출신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시리아·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들의 거주 허가를 취소시키고 싶어 한다. 키클의 꿈은 “폴크츠칸츨러(국민의 총통)”가 되는 것인데, 이 표현은 아돌프 히틀러를 가리킬 때도 쓰인다.

오스트리아 파시스트 정당 자유당의 대표 헤르베르트 키클 ⓒ출처 오스트리아 자유당

무슬림은 자유당의 제1 공격 대상이다. 키클은 정체성주의 운동의 표현을 빌려, 이슬람에 맞서 오스트리아의 “문화적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고 떠들어 댄다.

키클의 선거 유세는 그 대상을 특정하지는 않지만 “우리를 해치려 드는 침입자들”에 대한 내용과, “자유를 사랑하는” 오스트리아인 가족을 최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가득하다. 키클은 트랜스젠더와 논바이너리 사람들에게도 위협이다. 그는 “트랜스젠더의 세뇌”에서 어린아이들을 지켜야 한다고 떠들어 왔다.

키클은 성별이 둘뿐이라고 헌법에 명기하고, “잘못된” 정치 사상을 가르치는 교사들을 규제하도록 신고 사무소를 설치하고 싶어 한다.

키클은 내무장관에 재임했던 [2017~2019년] 동안 경찰·공안 기구를 이끌었다. 그 시기에 내무부는 경찰 4000여 명 충원 계획을 발표했고, 이 채용 공고를 극우 웹사이트에 게시했으며, 경찰을 돌격소총으로 무장시켰다.

자유당은 다른 정당들이 인종차별에 맞서지 않거나 영합하는 데서 득을 봐 성장했다. 오스트리아 사민당은 난민 통제를 추진하고 자기 지지자들에게 이민 문제를 거론하지 말라고 했다.

자유당이 성공을 거둔 것은 정치권이 기후 위기, 코로나19 팬데믹, 악화되는 생활고에 대처하는 데에 완전히 실패한 덕분이다. 오스트리아와 영국을 비롯해 파시스트가 고개를 드는 어느 곳에서든 파시스트의 위협에 맞서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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