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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대리운전 노동자들, 생계비 보장 요구 정당하다

대리운전 노동자들이 최저 운임 보장을 요구하며 카카오모빌리티에 맞선 투쟁에 나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대리운전 시장에서 점유율이 40퍼센트에 달하는 기업이다.

2023년에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이 한 조사를 보면,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월 평균 노동시간은 209시간(주 5일로 보면 하루 10시간), 이동을 위한 교통비 등 각종 비용을 뺀 평균 임금은 175만 원이었다.

야간수당, 주휴수당, 4대보험, 퇴직금 등 통상적으로 노동자들이 받는 처우를 적용해서 계산하면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시급은 4250원에 불과했다.

최근 내수 경기가 침체하는 상황에서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생활고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

대리 기사 수는 코로나19 전 20만 명에서 최근에 30만 명 가까이로 늘어났지만, 경기 악화로 콜은 과거에 비해 20~30퍼센트 감소했다(전국대리운전노조 조사). 저가콜(소위 “똥콜”)도 늘어났다.

줄어든 수입을 만회하려면 더 빨리 더 오래 일해야 하는데, 이는 각종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4월, 5월, 7월에 연이어 전동킥보드나 전동휠을 타고 이동하던 대리운전 노동자들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경기 침체 속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생활고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 9월 23일 대리운전노조 투쟁 선포 기자회견 ⓒ정선영

9월 23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맞서 쟁의행위를 선포하는 기자회견에서 대리운전노조 이창배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노동자는 최저임금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이를 어긴 기업은 마땅히 처벌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대리 기사는 최저임금도 안 되는 시급을 받고 있는데, 고용주인 카카오는 처벌받지 않습니다.

“지속적인 심야 노동과 과로, 그리고 빨리 고객에게 가라고 등떠미는 정책으로 대리 기사는 전동 이동장치를 이용하다가 길 위에서 매년 1000여 명 이상이 다치고 죽어갑니다.”

대리운전노조는 이런 상황을 바꾸기 위해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건당 기본운임을 최저 1만 2000원으로 하고, 구간별 운임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운임은 회사가 대리운전 요금에서 중계 수수료를 떼고 노동자들에게 주는 돈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노동자들의 요구가 “대리운전 요금 담합”으로 공정위에 걸릴 우려가 있다며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억지 주장이다. 운임은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임금이며 생계비이다. 당연히 노조와의 단체협상을 통해서 인상할 수 있는 것이다.

사측이 운임 인상이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것은 사실 이윤은 손톱 만큼도 양보할 수 없다는 탐욕의 발로일 뿐이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중계 수수료는 2.8퍼센트인 반면, 대리운전 수수료는 무려 20퍼센트나 된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은 전년 대비 24퍼센트, 영업이익은 99퍼센트 늘어났다.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운임(임금) 인상 요구는 정당하다. 이는 노동조건과 임금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플랫폼 기업에 맞선 저항의 일부이다.

얼마 전 대리운전노조가 진행한 카카오모빌리티에 맞선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됐다. 대리운전노조는 11~12월에 연말 성수기 파업을 포함해 투쟁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