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만 노동자들 파업, 통쾌하게 승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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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미국 동부 항만 노동자들이 노동계급의 강력한 힘을 보여 줬다.
국제항만노동자연맹(ILA) 소속 노동자 5만여 명은 향후 6년간 시급 24달러 인상을 요구하며 3일간 파업했다. 현재 조합원들은 작업장 복귀를 앞두고 있다.
이번 승리로 최고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의 시급이 39달러에서 63달러로 오를 것이다.
이번 파업은 ILA가 1977년 이후 최초로 전체 해안에서 벌인 파업이다. 이 파업으로 여러 항만에서 운송이 완전히 마비됐다.
그러나 사측이 파업 노동자들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지는 않았다.
항만 노동자들은 사측이 하역용 크레인과, 컨테이너선에서 하역한 상품을 나르는 트럭을 무인화 하는 것에 맞서 행동에 나섰다. 그 조처로 사측은 인건비를 줄일 수 있게 된다.
항만·운수 기업주들의 조합인 미국해양협회(USMX)와 노동조합의 단체 협상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ILA는 사측이 화물 자동화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확실히” 약속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뉴저지에서 피켓라인[대체인력 투입 저지 행동]에 참가한 정비 노동자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이미 캘리포니아 항만 노동자들은 자동화 때문에 일자리를 잃었어요.
“우리는 그 꼴을 당하지 않으려는 겁니다.”
사측을 물러서게 강제할 최선의 방법은 파업을 더 하는 것이다.
미국 기업주들을 대표하는 미국상공회의소·전미제조업협회는 대통령 바이든에게 파업을 중단시키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이를 거부했다. 긴급명령권을 발동해 파업을 중단시켰다가 역풍을 맞을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항만 노동자들은 운송을 지연시키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러면 화물 하역은 적체되고 수출 상품은 항만에 쌓이게 될 것이다.
이번 파업은 항만 부문의 수입이 급등한 상황에서 벌어졌다. 이 부문은 2020~2023년 동안 4000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팬데믹을 거치며 운송료가 치솟았고, 항만 노동자들은 팬데믹 내내 일을 했다.
ILA 위원장 해럴드 다겟은 항만 기업주들을 이렇게 비판했다. “코로나 시기에 모두가 집에 있을 때 우리 조합원들은 매일 일터에 나와야 했고, 저들은 떼부자가 됐다.
“우리가 저들에게 돈을 벌어다 줬는데 저들은 그 돈을 우리와 나누지 않으려 한다.”
미국 동부 항만 노동자들은 서부 항만 노동자들보다 임금이 한참 뒤처져 있다. 서부 노동자들은 초임이 시급 40달러로, 동부 노동자 최상위 시급인 39달러보다 높다.
이번 잠정 합의안은 이 상황을 바꿀 것이다. 노조와 사측의 협상이 끝나면 조합원들은 합의안 찬반 투표를 하게 된다.
이번 파업은 항만 노동자들이 미국의 상품 공급망에서 핵심적 구실을 한다는 것도 보여 줬다. 그래서 이 노동자들에게는 힘이 있다.
이번 파업의 영향을 받은 항만들은 미국 전체 수출입 선적 컨테이너의 절반 이상을 취급한다.
파업 동안 컨테이너 약 10만 개가 항만에 묶여 있었다. 한 연구소는, 항만 노동자 파업이 1주일 지속되면 미국 경제가 입을 손해가 21억 달러에 이르고, 해운·항만 등 운송 기업들의 수익은 4억 달러 줄어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는 세계 자본주의의 핵심 병목을 쥐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엄청난 힘이 있음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