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활동가들이 말한다: ‘파업은 진정한 힘이 어디 있는지 보여 줬습니다’
〈노동자 연대〉 구독
수십 년 동안 위축돼 있었던 미국 노동운동이 지난 몇 년 사이 힘을 보여 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50만 명 넘는 미국 노동자들이 파업해, 1990년 이래로 쟁의가 손꼽히게 두드러진 해였다. 2023년 파업 참가자 수는 2022년의 갑절이었는데, 2022년 파업 참가자 수도 2021년의 갑절 가까이 됐다.
11월 4일(현지 시각) 보잉 항공 노동자 약 3만 3000명이 향후 4년간 임금 38퍼센트 인상을 쟁취하고 7주에 걸친 파업을 끝냈다. 눈에 띄는 점은, 자그마치 41퍼센트의 파업 노동자가 더 투쟁하기를 바라며 합의안에 반대했다는 것이다.
국제기계항공노동자연맹(IAM) 751지부 소속 보잉 노동자들은 9월에 지도부의 단협안을 95퍼센트 반대라는 압도적 표결로 거부하고 파업에 나선 것이었다.
한편, 지난달에 미국 동부 항만 노동자 5만 명이 단 사흘간의 파업으로 임금 인상을 쟁취했다. 국제항만노동자연맹(ILA)이 1977년 이래 최초로 동부 해안 전체에 걸친 파업을 벌여 여러 항만에서 운송이 완전히 마비됐다.
미국 노동조합 활동가인 버지니아는 기층 조합원들이 민주당이 아니라 스스로의 힘에서 희망을 찾기 시작했다고 했다. “노동조합 관료들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데에 한사코 매달립니다.
“그 관료들은 민주당 후보들에게 아무 책임성도 묻지 못하면서 노동조합이 그들에게 돈을 대게 하는 데에 관심이 있습니다.”
버지니아는 “민주당이 노동자들을 더 잘 대변한다는 견해가 수십 년 동안 받아들여진 탓에 … 노동조합 내에서는 해리스를 지지하라는 압력이 강력합니다” 하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런 압력에 대한 비판이 기층 조합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노동계급 사람들의 기본적 조건을 개선하는 데에 선거 중심 정치가 무익하다는 것을 직시하는 중요한 일부가 있습니다.
“그들은 선거가 아니라 기층 노동자들의 힘을 키울 필요성에 주목합니다. 힘은 정치인들이 아니라 노동계급 자신에게 있습니다.
“‘휴전을 요구하는 전국노동네트워크(NLNC)’,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노동자들’ 같은 네트워크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런 네트워크들이 조직 노동운동을 조금씩 좌경화시키고 있습니다.”
NLNC에는 휴전 요구를 걸고 행동하는 노동조합 지부 200여 곳과 전국 단위 노동조합 7곳이 속해 있다. NLNC는 누가 대통령에 당선하든 행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버지니아는 노동조합 운동을 좌경화시키는 것이 “우리 앞에 놓인 과제”라고 전한다.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자신의 말과 달리 노동자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고 민주당에 비판적인 사람들이 적잖이 있습니다.
“미국의 선거 정치 시스템 일반에 대한 비판을 키워야 합니다. 게리멘더링[특정 정당에 유리하게 선거구를 구획하는 것], 선거 재정 마련, 제도화된 불평등 등 선거 정치 시스템 안에 있는 구조적 불공정을 지적해야 해요.”
버지니아는 민주당의 문제점과 선거 정치의 구조적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노동조합 활동가들이 동료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정치인도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것을 이뤄 주지 않을 거라고 주장해야 합니다.”
미시간주의 교사 마이크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 노동조합들이 민주당 지지 운동을 하긴 했지만, 미국에는 영국의 노동당과 노동조합의 관계 같은 구조적 연계가 없습니다.
“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을 실현하는 데에는 실제로 돈이 듭니다. 자본가 정당 민주당의 물질적 이해관계는 노동조합을 대변하는 데에 있지 않습니다.”
마이크는 오히려 민주당의 전략이 “이질적인 집단을 자본가 계급의 상대적 진보 부문과 함께 모아내려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임신중지권 방어 기층 단체들의 연합인 ‘재생산 정의를 위한 전국 행동’의 조직자이자 ‘급진적 여성들’의 전국 조직자인 헬렌은 이렇게 말했다. “노동자 정당이 시급히 필요합니다.
“그런 당의 출현은 노동자들이 독립적으로 행동에 나서는 전환점이 될 겁니다.
“만약 그 당이 분명하게 반자본주의적이고 모든 차별받는 집단을 대변한다면 사람들은 그런 당에 기대할 겁니다. 지금 사람들은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으로 돌아서고 있거든요.”
민주당은 일체의 사회 운동과 투쟁을 거듭 누그러뜨려 왔다. 자본가 계급을 위한 완충 장치 구실을 하는 것이다.
민주당은 공화당의 역겨운 정치에 굴복하고 그럼으로써 미국 정치를 더한층 우경화시키는 데에 일조하는 정당이다.
공허한 약속과 배신의 악순환을 깨려면 좌파는 민주당과 결별하고 거리와 일터의 투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