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를 뿜어낸 반윤석열 주말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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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주 연속 10만 명 넘게 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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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0일 서울 도심에서 반윤석열 집회와 행진이 다시 한 번 대규모로 열렸다.
서울 경복궁 앞에 열린 “윤석열을 거부한다” 연합 집회(3차 시민행진)에 주최 측 추산 10만 명이 모였다. 촛불행동, 민주당 등이 각자 집회를 하고 모인 것이다.
연합 집회 연단에서는 김건희 특검법 재의결, 채상병 특검 추진, 국정농단 규명 등이 강조됐다.
집회 후 수만 명이 종로를 거쳐 명동으로 행진했다.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이 행진 대열에 우호적 반응을 쏟아냈다. 집회 공식 구호는 “윤석열을 거부한다”였지만, 대열 곳곳에서는 “윤석열을 탄핵하라,” “김건희를 구속하라” 같은 구호가 외쳐졌다.
지금 윤석열에 대한 대중의 반감은 매우 크다. 거리 시위는 그런 정서를 표현했다
대학가에서도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11월 28일 윤석열의 모교인 서울대 교수·연구자 525명이 시국선언을 발표해 “정부의 조속한 퇴진”을 촉구했다.
같은 날 천주교 사제 1466명도 시국선언을 내놨다. 옥현진 대주교(광주대교구장) 등 고위 성직자들이 이름을 올려 주목받은 이 선언은 “배부른 극소수만 살찌게” 해 온 윤석열의 퇴진을 요구했다.
촛불행동 집회, “김건희 처벌하려면 윤석열 탄핵해야”
연합 집회에 앞서 오후 3시 촛불행동 집회가 서울시청과 숭례문 사이 대로에서 열렸다. 연합 집회 일정을 고려해 평소보다 시간을 앞당겨 열렸다. 촛불행동 측은 시간 변동의 가능성은 있지만 12월에는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에 집회를 하겠다고 밝혔다.
“건희방탄 우크라개입 윤석열을 타도하자”를 슬로건으로 정한 이 집회에는 연인원 6000여 명이 모였다.
김은진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또 행사한 윤석열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제 특급 범죄자 김건희를 처벌하는 방법은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김건희 방탄을 위해 거부권을 남발하는 불법 무도한 윤석열을 탄핵하면 됩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과 사도광산 문제 등을 “외교 참사”라고 비판하며 “거짓의 정권, 어둠의 정권, 폭력의 정권 윤석열 정권을 완전히 파면시켜 버립시다” 하고 호소했다.
교수·연구자 시국선언이 가장 처음 발표된 가천대학교의 남명진 교수도 연단 위에 올라왔다. 그는 시국선언이 더 확산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촛불 광장으로 나와야 한다고 호소했다.
다른 연사들도 명태균 게이트 등에서 드러난 윤석열의 거짓말과 위선에 분노를 표했다.
촛불행동 참가자들은 세종대로를 따라 행진해서 연합 집회에 합류했다. 행진 대열은 “윤석열을 타도하자”가 적힌 배너를 앞세웠고, 참가자들도 같은 문구의 손팻말을 들었다. 기세 좋고 활력 있는 행진이었다.
연합 집회
연합 집회가 열리는 경복궁 앞에서는 오후 5시에 민주당이 짧은 사전 집회를 열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윤석열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여, 부자 감세, 이재명·조국 탄압 등을 비판하며 내년에는 나라를 바꾸자고 말했다. 탄핵 추진을 확약하지 않고 암시만 한 것이다.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이 주최한 연합 집회는 같은 자리에서 오후 5시 30분에 시작됐다.
집회는 여러 주제를 대표하는 시민들의 짧은 발언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자녀를 군대에 보낸 한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밀 씨는 “아직도 1년에 100여 명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군대에서 숨을 거둔다”고 말하며 채상병 문제를 강조하고 박정훈 대령에게 무죄가 선고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도 연단에 올랐다. 대우조선 하청 노동자들은 2022년 여름 파업으로 정치적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최근 명태균이 이 파업의 탄압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이 폭로됐다.
구사대를 이용한 사용자 측의 탄압에 맞서 이날 열하루째 단식을 하며 임금 투쟁을 벌이고 있는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도 연단에 올랐다. 김형수 지회장은 2022년 파업 후 사용자 측이 노동자들에게 47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검찰이 도합 20년이 넘는 실형을 구형했다고 규탄했다. “제가 감옥에 가야 합니까, 윤석열이 내려와야 합니까?” 참가자들의 답은 당연히 “윤석열”이었다.
이동이 서울환경연합 사무처장은 윤석열이 거부권을 남발하며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데다가 일회용품 규제 완화 등으로 플라스틱 감축 필요를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접경지역 파주 주민인 이재희 씨는 대북 전단으로 접경지 주민이 겪고 있는 불안과 고통을 폭로하고, 평화를 위해 윤석열이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은 ‘국민들께 드리는 글’을 발표해, 12월 초 국회 본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범이 재의결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보슬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일찍부터 모였다. 행진을 시작할 때에도 대열이 계속 늘어났다.
행진
행진 대열은 조계사 앞을 지나 종로2가를 거쳐 명동으로 향했다. 많은 행인들이 행진 대열을 지켜보고, 손을 흔들어서 화답했다.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방송차 소리가 미치지 않는 대열에서 참가자들이 집회 공식 구호 대신 “윤석열을 탄핵하라,” “김건희를 구속하라” 구호를 외치는 경우가 많았다. 집회 연단과 방송차 위의 호소보다 행진 참가자 다수의 정서가 앞서가고 있는 듯하다. 한 방송차 사회자는 자신은 “윤석열을”까지만 외칠 테니 뒷 구호는 각자 하고 싶은 구호를 외치라고 하기도 했다.
행진을 마무리하며 주최 측은 “윤석열이 아웃될 때”까지 시민대행진이 계속될 것이라며, 12월 7일 경복궁 앞에서 다시 만나자고 호소했다.
12월 첫 주에는 철도와 서울지하철 등 공공부문 파업이 예고돼 있고 12월 7일에는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의 3차 총궐기도 서울 도심에서 열린다. 철도 등이 파업에 들어가면, 파업 노동자들은 전국에서 윤석열 퇴진 3차 총궐기 집회로 모일 예정이다.
부산
서울뿐 아니라 전국 여러 도시에서도 반윤석열 집회가 열리고 있다.
11월 30일 부산에서 열린 반윤석열 집회와 행진에는 600여 명이 참가했다.
부산 서면 거리에서 벌어진 퇴진 행진에서도 식당에 있던 청년들이 나와 박수를 보내고 일부는 행진에 가세하는 등 환영을 많이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