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비, 약값 대폭 인상:
기업주들만 배 불리는 윤석열의 ‘의료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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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병원과 약국을 이용한 사람들은 치료비가 확연히 비싸졌다는 인상을 받았을 것이다.
실제로 약값에서 진료비까지 모든 비용이 적잖이 인상됐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의식적으로 의료를 시장에 내맡기고 있는 것의 직접적 결과다.
첫째, 팬데믹 종료를 선언하며 약값 통제를 크게 약화시켰다. 일부 약값은 팬데믹 이전에 비해 최대 25퍼센트 넘게 올랐다.
둘째, 건강보험 의료수가(진료비)가 줄줄이 인상됐다.
올해 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수가는 평균 1.98퍼센트 인상됐다. 2010년대 내내 2퍼센트대의 인상률을 유지한 것에 비하면 낮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꾸준한 인상의 누적된 효과로 올해의 1.98퍼센트 인상은 액수로는 10년 전에 비해 훨씬 크다.
특히 병원비 중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입원진료비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9퍼센트 상승했다. 이는 2017년 이후 7년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지난해 1.8퍼센트 오른 외래진료비도 올해 또 2퍼센트나 올랐다.
치과진료비는 3.2퍼센트나 올랐는데 2009년 이후 최대치다. 한방진료비도 3.6퍼센트 올라 2012년 이후 12년 만에 기록을 경신했다.
노동자 등 서민층은 식료품과 공공요금에 이어 병원비도 올라 그만큼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처지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결국 진료비마저 고물가 대열에 합류하면서 2023년에도 노동자 실질임금은 1퍼센트 감소했다.
셋째, 전체 진료비 중 건강보험이 지불하는 몫(보장성)이 늘어나면 이를 만회할 수도 있지만, 윤석열 정부는 전임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던 보장성 확대 정책마저 중단시켰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보장성이 크게 늘지는 않았다. 일부 보장성 강화 정책이 있었지만, 의료 서비스의 대부분이 시장에 내맡겨진 한국에서는 마치 풍선처럼 한쪽을 눌러도 다른 쪽이 튀어나오는 결과로 이어질 뿐이었다.
예컨대 병원 검사비는 문재인 정부 시절 상당히 인하됐지만, 다른 부분에서의 인상 때문에 전체 보장성 강화 효과는 미미했다. 2016년에 62.6퍼센트이던 건강보험 보장률은 6년 뒤인 2022년에도 65.7퍼센트에 머물렀다. 보장성이 쥐꼬리만큼 늘어난 것이다.
그런데 윤석열은 이마저 폐기함으로써 전체 의료비가 대폭 상승하게 된 것이다.
윤석열은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생긴 대형병원들의 적자를 메워 준다며 건강보험 재정 수조 원을 쏟아부었는데, 그만큼 건강보험료 인상 시기도 앞당겨질 것이다.
의대 증원에 반대할 수는 없지만, 윤석열의 의료 개혁은 이처럼 시장에 내맡겨진 의료를 더한층 시장화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노동자 등 서민층의 실제 의료비 부담은 크게 늘 것이다. 특히 병원 이용이 고령자와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에 집중돼 있음을 감안하면 그들이 얼마나 큰 고통에 내몰리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하루라도 빨리 윤석열을 끌어내려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