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마르크스주의자가 말한다:
“휴전에도 투지와 단결의 정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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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인 마르크스주의자 시문 아사프가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에 대한 레바논 현지의 반응을 전한다.
“휴전이 발효된 11월 27일 수요일에 100만 명이 레바논 남부로 돌아갔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승리와 투지, 단결의 정서가 있습니다.
“레바논 남부를 향하는 행렬은 장관이었습니다. 음식점들이 음식을 공짜로 나눠 줬고 대중적인 음식 나눔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레바논 사회주의자 시문 아사프가 전한 말이다.
휴전 발효 몇 시간 전 이스라엘은 레바논을 더 거세게 폭격했고, 소개령을 내렸던 레바논 남부 마을로 돌아오지 말라고 레바논인들에게 경고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폭격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레바논 남부로 몰려 갔습니다. 이스라엘 내에서는 분노가 일었습니다. 레바논 사람들은 파괴가 자행되는 와중에도 집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이스라엘인들은 아직 돌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쪽 국경 지대에서 헤즈볼라 전사들을 궁지에 몰려 했지만, 레바논 대중이 헤즈볼라 전사들을 도우러 왔어요. 놀라운 수준의 연대입니다. 이것은 아래로부터의 자생적인 지지입니다. 대중 운동과 무장 저항 조직들의 관계를 잘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대중의 지지가 무장 저항을 가능케 하는 것입니다.”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휴전 합의는 2006년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을 끝낸 유엔 결의안 1701호를 사실상 복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동의해 준 바에 따라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합의를 어기면 레바논에 개입할 권리를 갖는다.
“휴전 합의는 모호하고, 이미 이스라엘은 이를 깨려 하고 있습니다. 합의의 세부 사항에 매달리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지만, 이스라엘은 원한다면 언제든지 합의를 무시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실제 벌어지는 변화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스라엘은 시아파 레바논인들에게 피란처를 제공해 주는 사람들을 처벌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을 종단·종파에 따라 분열시키려는 이스라엘의 시도는 먹히지 않았습니다. 외려 정반대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종단·종파를 뛰어넘는 단결의 정서를 낳은 것입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학살 정권에 맞서 싸웠고, 9월에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가 살해되는 등 심각한 손실을 입었다.
이전에 헤즈볼라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간 휴전이 체결되지 않으면 자신도 휴전에 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었다.
아사프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야만적 공격 때문에 애초 입장에서 후퇴해 추가 공격을 피하는 쪽을 택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을 1톤짜리 폭탄으로 거듭 공격하고, 주요 유적지와 수도 베이루트의 핵심부를 공격했습니다.”
그러나 아사프는 이렇게 강조했다. “정서를 보면, 레바논 전역에서 깊은 애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진정한 투지와 굳건함이 느껴지는 한편, 이스라엘의 공격에 레바논이 얼마나 맞설 수 있는지에 대한 현실적 고려 또한 있습니다.
“헤즈볼라는 시리아 내전 때 시리아 정권을 지원하면서 얻은 오명을 씻었습니다. 사람들은 헤즈볼라를 지지하고 있어요. 나스랄라는 팔레스타인을 위해 죽었고 이제 성자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연대가 솟구치고 휴전이 체결됐지만 사람들은 “이것이 끝이 아님을 이해하고 있다”고 아사프는 전했다. “헤즈볼라가 자국 국경 지대에 있는 것을 이스라엘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자신의 존재에 대한 위협으로 여기고, 레바논이 완전히 파괴돼 공동묘지처럼 조용해지지 않는 한 이스라엘은 다시 레바논을 공격하러 돌아올 것입니다.
“다음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입니다. 이스라엘의 압도적 무력에 맞서 사람들이 [개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가자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이 필요하고,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거대한 대중 운동뿐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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