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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이 정부에 맞서 하루 총파업이 아르헨티나를 뒤흔들다

4월 9~10일 아르헨티나에서 ‘36시간 행동’이 전국적으로 벌어졌다. 9일에는 대중 시위가, 10일에는 총력 파업이 있었다.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만 5만 명 이상이 거리로 나왔다.

이 행동이 있기 전 3월부터 부에노스아이레스 전역에서 경찰의 모진 탄압에도 시위들이 벌어졌다. 3월 24일에는 1983년까지 집권했던 독재 정권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시위가 있었다.

이번 운동은 연금 수령자들이 연금 인상과 약값 무상 지원 재개를 요구하며 시작됐다. 시위는 올해 초부터 커졌는데, 노동자들과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연고지로 둔] 축구 구단 보카 주니어스와 리버 플레이트의 팬들이 이 시위에 합류해 규모를 키웠다.

지난달에 안보장관 파트리시아 불리치가 시위를 잔혹하게 탄압한 후 운동은 더한층 커졌다. 하비에르 밀레이 정권 자체를 규탄하는 요구도 운동의 일부가 됐다.

이번 총력 파업은 아르헨티나 노동조합 총연맹 CGT에 속한 노동조합 연맹 세 곳이 지난해에 공동 발의했다. 이 연맹들은 공동 성명을 발표해 이렇게 호소했다. “사회적 불평등이 용납할 수 없는 지경이다. 정부는 임금 인상 요구와 모두에게 번듯한 생계를 보장하라는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 이에 맞서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선다.”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생계도 꾸리기 어려운 처지로 수많은 사람들을 내모는 밀레이의 긴축 드라이브에 맞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 탄압 중단, 소수자 권리 보장, 노동조합 권리 확대를 요구한다.

최근 시위는 불리치와 밀레이의 사임을 요구했고 정부를 약화시켰다. 노동조합들은 이번 총력 파업으로 정부가 더 약화되기를 바란다.

지난해 밀레이 정부 첫 6개월 동안 총력 파업이 두 차례 벌어졌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의 급진 좌파 정당 노동자당(PO)은 이번 파업이 지금까지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타격을 밀레이 정부에 입혔다고 전했다.

9일 시위 참가자들 다수는 노동조합이 더 강경하게 나설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노동조합이 “일하고 싶어 하는 수많은 아르헨티나 사람들을 공격”하고 있다며 파업 노동자들과 대중을 이간질하려 한다.

그러나 이번에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수만 명이, 그리고 아르헨티나 전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파업과 시위를 벌인 것은 노동자들의 힘을 보여 줬다.

철도·항만·공항이 모두 멈췄다. 학교·은행 노동자들과 많은 공공 부문 노동자들도 파업에 나섰다. 병원은 최소한의 서비스만 제공하며 운영됐다.

4월 9일 밀레이의 긴축 드라이브에 맞서 부에노스아이스레스에서 열린 시위 ⓒ출처 ATE-Trabajo

그런데 운수노조 UTA는 파업 파괴 행위를 하고 있다. UTA 지도부는 친(親)밀레이 성향이고 이전에도 정부의 파업 파괴 행위에 협력한 바 있다.

노동자당은 파업 파괴 행위의 책임을 노동조합 관료들에게 물었다. 노동조합 관료들이 작업장에서의 투쟁을 더 전진시키지 못하고, 더 많은 노동조합들을 투쟁으로 모으지 못했기 때문에 UTA 같은 곳이 나왔다는 것이었다.

노동자당은 24시간 총력 파업 전술이, 노동조합이 “정부가 추락하는 상황을 최대한 활용할 대규모 노동계급 행동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투쟁을 하루로 국한시키려는 것이라고 본다.

이번 36시간 행동은 IMF가 밀레이 정부에 대규모 차관을 추가 제공하려 하는 시점에 벌어졌다.[4월 11일 밀레이 정부는 IMF 차관 추가 도입을 발표했다. ─ 역자] 이 차관은 노동자들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다. 연금 수령자들은 밀레이 정부가 기존 IMF 부채를 상환하는 데에 연금 재정을 끌어다 쓴다고 비판한다.

밀레이는 세계적으로 극우화 추세가 강화되는 흐름의 일부다. 밀레이는 긴축을 추진할 뿐 아니라 “다양성을 상대로 한 전쟁”도 벌이고 있다. 이는 밀레이가 지난해에 정부 부처 중 여성·젠더·다양성부를 폐지하고, 성소수자·트랜스젠더 혐오와 인종차별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조처를 폐기한 데서도 드러났다. 밀레이는 “다양성”“워크”(Woke, 의식 있음)“국민적 발전”의 장애물이라고 매도한다.

그러나 이번 파업·시위는 밀레이 정부의 경제·사회 정책에 격분한 사람들(불리치의 무지막지한 탄압은 분노를 더욱 키우고 있다)이 더는 침묵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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