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파키스탄, 카슈미르에서 교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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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핵무장 국가인 인도와 파키스탄이 카슈미르의 분할된 영토를 두고 전면전으로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5월 7일 수요일 이른 시각 인도는 파키스탄을 공격했다. 이 공격으로 어린아이들을 포함해 최소 26명이 목숨을 잃었다.
파키스탄 총리 셰바즈 샤리프는 인도의 공격을 “전쟁 행위”로 규정하며 파키스탄에게 “마땅히 대응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파키스탄군은 인도의 공격에 대응해 인도 공군 전투기 여러 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군이 쏜 포탄과 미사일이 실질통제선(카슈미르 내 경계선) 너머 인도령 카슈미르를 타격해, 민간인 최소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인도 국방장관 라지나트 싱은 이번에 인도가 행한 폭격이 지난달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관광객 26명의 목숨을 앗아간 공격에 대한 보복이라고 했다.
스스로를 ‘저항 전선’이라고 밝힌 단체가 그 공격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했지만, 인도 정부는 다름 아닌 파키스탄 국가가 배후에 있다고 주장한다.
인도군은 이번 ‘신두르 작전’으로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와 그 남쪽에 위치한 파키스탄 본토의 여러 곳을 타격했다.
인도는 “테러 기반 시설”만 표적 공격했다고 했지만, 공격 대상 중에는 인구가 밀집한 파키스탄 제2의 대도시 라호르도 있었다.
현 상황에는 확전의 논리가 아로새겨져 있다. 이미 인도는 인도-파키스탄 양국의 수자원 배분을 관장하는 인더스강조약(IWT)의 효력을 정지했다.
인도 정부의 일부 인사들은 인더스강 지류에 댐을 쌓아 파키스탄의 수자원 공급 일부를 차단하는 안을 거론했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는 양국의 충돌이 “매우 신속하게” 종료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트럼프는 인도의 극우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와 긴밀한 관계이며 인도를 역내에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세력으로 여긴다.
영국 외무장관 데이비드 래미도 “평화의 사도”인 양 굴며 양측에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카슈미르를 둘러싼 분쟁은 영국 제국주의의 유산에서 비롯했다.
“영국령 인도 제국”이라 불린 식민 정부는 인도 아대륙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려고 분열 지배 전략을 폈다. 식민 정부는 인도 부유층 일부를 애써 정부에 끌어들이는 한편 무슬림·힌두교도·시크교도 사이에 종단 간 분열을 부추겼다.
20세기에 영국으로부터 독립 요구가 커지자 영국은 저항을 약화시키려고 분열 지배 전략을 밀어붙였다.
1947년에 영국 제국은 인도 아대륙을 떠나야 했지만, 그러면서 그곳을 힌두교도가 다수인 인도와 무슬림이 다수인 파키스탄으로 분할했다.
파키스탄-인도 양국의 군대는 잠무·카슈미르 지역에서 충돌했다. 분할 당시에 카슈미르는 영국 제국의 후원을 받는 힌두교도 군주가 통치하고 있었지만 인구의 다수는 무슬림이었다.
카슈미르는 실질통제선을 따라 분할됐고 유엔은 카슈미르의 앞날을 정할 주민투표를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주민투표는 실시되지 않았다.
오늘날 카슈미르의 대부분을 파키스탄과 인도가 통제한다. 한편 중국도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카슈미르 북부 일부 지역을 통제하고 있다.
카슈미르 분할 이래로 파키스탄과 인도는 카슈미르의 통제권을 두고 네 차례 전쟁을 벌였다.
많은 카슈미르인들은 인도에 속해 있기를 원치 않는다. 인도군은 카슈미르 독립 투사들을 표적 살해, 고문, 강간해 왔다.
일부 카슈미르인들은 파키스탄에 속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인도-파키스탄 둘 다에게서 독립하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있고, 특히 좌파 중에 많다.
해법은 제국주의·지역 강대국들에 간섭받지 않고 카슈미르 사람들이 자신의 앞날을 스스로 정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카슈미르에서 저항이 필요할 뿐 아니라, 인도와 파키스탄의 노동자·빈민이 투쟁해 종단 갈등을 부추기고 전쟁을 벌이는 자국 지배자들에 맞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