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6일 서울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와 행진:
폭염을 뚫고 가자지구 최악의 기아와 인종학살에 항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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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구호 식량·물자에 대한 통제를 학살의 수단으로 이용하면서 가자 주민들이 최악의 기아에 직면하고 있는 가운데, 7월 26일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하 “팔연사”)이 94번째 서울 집회를 열었다.
올해 가장 더운 날씨에도 지난 집회보다 많은 300여 명이 집회에 참가했다.
새롭게 참가한 한국인·외국인들이 특히 많았다. 대구와 부산의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참가해 온 사람들도 이번 집회에 참석했다.
팔연사 집회 자원 봉사자로 꾸준히 활동해 온 백선희 씨는 이렇게 전했다.
“가자지구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새롭게 집회 참가 호소에 응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어요. 전쟁 초기에 잠깐 참가했다가 정말 오랜만에 다시 오신 분도 있습니다.
“팔연사 후원 모금에도 평소보다 많은 분들이 응했어요.”
참가자들은 각양각색의 냄비와 주전자, 팬을 들고 집회에 참가했다. 가자지구의 기자 비산 오우다가 각국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냄비를 두드리며 항의해 달라고 소셜 미디어에 올린 호소에 응한 것이다.

사회자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가자지구 출신의 팔레스타인인이 전하는 호소를 낭독했다.
“매일 아침 가자 주민들은 오늘 먹을 것과 마실 물이 있을지 모르는 가운데 눈을 뜹니다. 굶주림의 벼랑 끝에 선 가자지구 주민 200만 명이 직면한 현실입니다.
“굶주림을 전쟁 무기로 이용하는 이스라엘과 그에 협조하는 아랍 정권들, 파렴치한 동맹국들, 팔레스타인인의 고통을 외면하는 ‘국제 사회’ 행위자 모두에게 우리는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지금 행동해야 합니다. 시위에 참여하고 이 현실을 알려 주십시오.”
집회 참가자들은 화답의 의미로 냄비를 두드리며 함성을 질렀다.

재한 이집트인 투르키 씨는 수많은 이집트인들이 갖고 있을 깊은 분노를 대변하는 연설을 했다.
“이집트와 접한 라파흐 국경은 가자지구에게 세계로 향하는 문이자 희망의 창이지만, 이집트 엘시시 독재 정권은 그곳을 굳게 걸어 잠가 수치의 벽으로 만들었습니다. … 민중은 결코 잊지 않을 것이고 심판은 반드시 올 것입니다. 아무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말입니다.”
재한 이집트인들은 가자 봉쇄가 이집트의 수치임을 성토하는 구호를 행진 때 잠깐 외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연설에 나선 김연오 씨는 중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교사이자 딸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로서, 가자지구에서 수많은 아이들과 여성들이 겪는 고통에 안타까움을 표하고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집회를 마친 시위대는 지글거리는 아스팔트 도로에서 행진을 시작했다. 숨막히는 열기 속에서도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다양한 음고의 냄비 두드리는 소리가 엇갈리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시위대는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규탄의 구호를 외친 후 명동으로 행진했다.
누구도 여유를 갖기 어려운 더위였음에도 거리에서 호의적인 반응을 접할 수 있었다. 한 행인은 한 이주 배경 집회 참가자에게 “고생한다”며 냉수를 건네기도 했다. 행진 대열이 명동 거리를 지날 때는 한 노점 상인이 박수를 치며 대열과 함께 구호를 외쳐 시위대의 환호를 받았다.


행진을 마친 후 정리 집회에서 향도자는 연대를 지속하자고 호소하며 다음 집회를 공지했다. 다음 서울 집회는 더위를 피해 한 주 쉬고 8월 9일에 열린다.
7월 29일 화요일에는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보건의료인들이 가자지구로의 식량과 의약품 반입, 인종 학살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8월 2일 토요일 오후 4시 연세대학교에서는 여러 대학 캠퍼스에서 활동하는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들이 ‘왜 이스라엘과 협력을 그만두어야 하는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캠퍼스에서 BDS(이스라엘에 대한 보이콧, 투자 철회, 제재) 운동을 건설하기 위한 노력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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