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알래스카 회담: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휴전 시도는 중국에 집중하기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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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서방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명분으로 내세운 “자유”나 “민족자결권”이 허울에 불과함을 재차 확인하는 한 주가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줄곧 미국 제국주의와 러시아 제국주의 간의 대리전이었다.
15일 금요일 알래스카에서 도널드 트럼프와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이 회담하는 것보다 이를 더 극명하게 보여 주는 것이 또 있을까?
이들은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를 배제한 채 우크라이나 영토 분할을 논의할 예정이다.
기성 언론은 이것이 트럼프가 “친(親)푸틴” 성향이라 우크라이나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완전한 헛소리다.
트럼프 이전에도 서방 제국주의의 이익을 위해 푸틴과 거래한 서방 지도자들이 있었다.
1999~2000년에 러시아에서 분리 독립하고자 했던 러시아 남부 공화국 체첸의 수도 그로즈니에는 미사일과 포탄이 쉴 새 없이 쏟아졌다.
그러나 어떤 유럽 지도자도 “체첸에 무기를 공급하자”고 주장하지 않았다. 당시 영국 노동당 총리 토니 블레어는 러시아로 날아가 푸틴이 “테러리즘”에 맞서 훌륭하게 싸웠다고 찬양했다.
당시 서방은 체첸인들의 저항이 승리하면 제국주의 열강에 맞선 다른 운동들을 고무할까 봐 우려했다.
그래서 서방은 푸틴이 체첸을 두들겨 패 무릎 꿇리려 벌인 전쟁을 지지했던 것이다.
경쟁
게다가 1990년대에 미국은 러시아의 이웃 국가들[이른바 “근외” 지역]을 자기 세력권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었다.
2000년대부터 이 지역에서 서방과 러시아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는 제국주의 역학에 따른 것이었다. 제국주의는 자본주의 국가들 간 경쟁으로 이뤄진 세계 체제다.
우크라이나 통치자들은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 줄타기를 시도했지만, 제국주의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것이 갈수록 어려워졌다.
2014년 우크라이나가 서방으로 기우는 듯 보이자 러시아가 개입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병합하고,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에서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자신을 대리해서 싸울 세력에게 무기를 대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15년 휴전 협정을 타결한 후에도 경쟁은 계속 치열해졌고, 그 정점은 2022년 러시아의 잔혹한 우크라이나 침공이었다.
전임 바이든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미국이 중동에서 겪은 패배를 떨치고 중국과의 전쟁 태세를 갖출 기회로 여겼다.
이미 2021년에 미국 정부의 한 인사는 “나토에게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가치는, 미국과 유럽-대서양 국가들이 러시아와 중국을 상대로 경쟁하려는 열망을 실현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그리고 서방이 러시아를 제재하면서 러시아는 중국과 더 가까워졌다.
미국 국무장관 마코 루비오는 이렇게 말했다. “21세기의 중대 쟁점은 미중 관계일 것이다. 러시아가 중국의 하위 파트너로 계속 남는 것은 미국에 이로운 결과가 아니다.”
“러시아군 철수, 나토 확장 반대” 입장이 옳았음이 확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