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5일 서울 팔레스타인 집회·행진:
11.29 국제 행동의 날 동참 호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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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0일 휴전이 발효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이스라엘은 그간 합의를 300번이나 위반하고 하루에 8명 꼴로 팔레스타인인들을 살해하고 있다. 약속했던 구호품 반입도 필요량 대비 5퍼센트 이하로 턱없이 부족하다.
11월 15일 광화문역에서 열린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하 팔연사)의 107번째 서울 집회는 이런 현실을 폭로하고, 11월 29일 팔레스타인 연대 국제 공동행동을 알리는 자리였다.
10월 초 총파업을 벌인 이탈리아의 기층 노동조합들과 팔레스타인 연대 단체들은 11월 28일 다시 한 번 총파업을 하고 11월 29일 대규모 시위를 벌이려 준비 중이다. 이에 발맞춰 영국, 프랑스, 그리스, 아르헨티나,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 연대 행동이 준비되고 있다.
사회자는 이스라엘에 전투기 부품 수출 등으로 협력하는 한국 정부도 인종학살의 공범이라고 꼬집으며 집회를 시작했다.
“국제 연대의 힘을 이스라엘과 그 공범들에게 똑똑히 보여 줘야 할 때입니다! 11월 29일 서울에서 열리는 팔레스타인 연대 국제 행동의 날 집회에 함께해 주시기를 강력히 호소합니다!”
디아스포라 팔레스타인인 하이파 씨도 첫 연설로 국제적 저항과 연대를 역설했다.
“이 체제는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시리아·콩고·수단에서 똑같은 논리로 인종학살을 자행하지만, 이 세상에는 다른 것도 있습니다. 바로 저항입니다.
“이탈리아는 우리가 단결하면 무엇을 이룰 수 있는지 보여 줬습니다. 우리의 시위, 우리의 목소리, 우리의 저항이 불편하다고 말하는 이들에게 똑똑히 말해 줍시다. 저 파시스트, 제국주의, 식민주의, 인종차별 국가가 존재하는 한 우리는 거리를 메울 것이고, 함성을 멈추지 않을 것이고, 결코 침묵하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둘째 연사는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최규진 인권국장이었다. 그는 며칠 전 팔연사에 영상 메시지를 보내 온 가자지구 알아우다 병원 응급센터장의 호소를 언급하며, 2년 동안 파괴된 의료 체계를 복구시킬 물품이 아직도 전혀 공급되지 않는 현실을 전했다.
“저들은 대단한 자비를 베푼 것처럼 굴지만, 폭력의 수위를 조절하고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저항의 행동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이어서 서울대에서 ‘이스라엘 교육 연구센터’ 폐쇄 운동을 벌이고 있는 서울대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수박’의 미카 씨가 연설했다. 여러 대학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건설하고 있는 10여 명의 학생들이 무대에 함께 섰다.
“연구센터 설립이라는 형태로 이스라엘의 문화적 말살을 지지하고 보상하는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습니다. 최소 100명 넘게 목숨을 잃은 팔레스타인인들과 다른 국적의 교수들을 욕되게 하는 일입니다.
“서울대와 다른 대학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바로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미카 씨의 연설이 끝나고 행진이 시작됐다. 많은 참가자들이 ‘수박’ 활동가들의 투쟁 기금 모금함을 보고 지갑을 열기도 했다.
대열은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잠시 멈춰서 항의의 구호를 외친 뒤 남대문로와 퇴계로를 지나 명동 입구를 향했다.
다양한 국적의 자원봉사자들(‘팔봉이’)이 행인들에게 국제 행동의 날 동참을 호소하는 영문·한글 유인물과 팻말을 나눠 줬다. 박수를 치거나 손을 흔들며 지지를 표하는 행인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고, 먼저 다가와 팔레스타인 깃발을 달라고 하며 행진에 합류한 사람들도 있었다.
명동 입구에서 집회를 마무리하며 주최 측은 11월 29일 국제 행동의 날 동참을 다시금 호소했고, 관련 유인물과 포스터가 필요한 경우 망설이지 말고 팔연사의 메일과 전화로 연락 달라고 안내했다.
(people.freepalestine@gmail.com, 한국어 010-7550-2131, 영어·아랍어 010-2196-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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