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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시위 강경 진압으로 위기 돌파하려는 트럼프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대선이 100일도 남지 않은 현재,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강경책으로 위기를 돌파하려 한다.

트럼프는 7월 20일 텍사스주(州) 휴스턴 소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를 통보할 즈음, 오리건주(州) 포틀랜드에 국토안보부 산하 특수부대인 국경순찰전술부대(BORTAC)를 비롯해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 등을 투입해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강경하게 진압하려 한다.

미국 정부가 연방정부 직할 부대를 국내 시위 진압에 투입한 것은 1992년 LA 소요 이후 28년 만의 일이다.

도시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트럼프가 파견한 진압 부대는 시위대 수천 명을 폭행했고, 시위대가 점거한 시티홀파크 광장을 최루 가스와 최루액을 뿌리며 침탈했다. 진압 부대는 포틀랜드 시장 테드 휠러에게도 최루액을 난사했다.(그러나 휠러 자신도 지난 두 달 동안 포틀랜드 시경의 최루탄 사용을 승인해 왔다. 이 때문에 시위대는 휠러를 “최루가스 테드”라고 부른다.)

7월 27일 미국 오리건주(州) 포틀랜드에서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려는 연방 부대 ⓒ출처 〈소셜리스트 워커〉

트럼프는 6월 초부터 줄곧 연방 부대를 투입해 시위를 진압하겠다고 을러대 왔다. 군부의 반발 때문에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지만 말이다.(군부가 민주주의를 걱정해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 군부는 미군이 미국 자본주의의 이익을 위해 움직여야지 일개 정치인의 이익을 위해 동원돼서는 안 된다고 여길 뿐이다. 관련 기사 보기)

이 때문에 트럼프는 국방부(군부) 산하에 있지 않은 부대들을 그러모아 진압에 나섰다. 그렇다고 이들 부대가 덜 폭력적인 것은 아니다. 이민세관단속국과 국경순찰전술부대는 그간 트럼프 정부의 잔혹한 이주민 단속 추방을 거듭 집행했던 기구로 악명 높다.

이런 탄압은 곧이어 시애틀 등 다른 도시로도 확대됐다. 트럼프는 포틀랜드는 “본보기”일 뿐이며, “시카고·뉴욕·밀워키·필라델피아·디트로이트 등 … [민주당] 시 당국이 무정부 상태에 대응하지 않는” 도시에서 “미국의 유적·기념물·동상”을 “아나키스트 폭도”에게서 보호하는 “선제적 방어 행동”을 계속할 것이라 을러댔다.

트럼프는 극우 성향 지지자들에게 시위대를 공격하고 트럼프 지지로 결집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실제로 이에 고무된 극우가 7월 25일 텍사스주(州) 오스틴에서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시위대 한 명이 숨졌다. 같은 날 콜로라도주(州) 오로라에서는 고속도로를 점거한 시위대에 차량을 몰고 돌진했다.

트럼프는 다가오는 재선에서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실력 행사’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는 도박이다. 특히 코로나19 위기와 중첩된 경제 위기가 미국을 짓누르는 상황에서 대중의 분노를 더한층 자극할 수 있다.

위기

7월 27일 하루에 벌어진 세 가지 사건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첫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2020년 2사분기 미국 실질 GDP가 (전년도 동기 대비) -34.7퍼센트라고 발표했다. 유례가 드문 낙폭이다. 둘째, 트럼프는 코로나19 백신 후보 생산 시설을 방문해 “지침만 지키면 안전하다”며 경제 재가동을 촉구했다. 셋째,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가 15만 명을 넘어섰다. 5개월 만에, 제1차세계대전에서 미군이 낸 사망자(약 12만 명)보다 더 많은 미국인이 죽은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그 피해를 가장 많이 입고 있다. 많은 통계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코로나19 확진률·사망률은 부유층에 견줘 곱절 이상 높다. 실업도 급증했다. 〈USA투데이〉는 3월 28일부터 7월 18일 사이에 약 5800만 명이 실업 수당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7월 28일에 트럼프 정부와 공화당은 코로나19 특별 실업수당을 가구당 매주 600달러에서 200달러로 줄이겠다는 안을 내놓아 빈축을 샀다. 그러나 600달러도 터무니없이 모자라다. 기본 실업수당 보장 범위가 실업 전 임금의 40퍼센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삭감안이 통과되면 약 2000만 명이 생존이 위태로워질 것이다.

트럼프 지지율은 추락했다. 7월 27일, 여론조사 기관 〈모닝 컨설트〉는 트럼프 지지율이 열흘 만에 6퍼센트포인트가 줄어 36퍼센트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61퍼센트가 정부의 코로나19 대유행 대응에 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답했고, 89퍼센트가 미국 경제 상황 악화에 관해 ‘우려한다’고 답했는데, 이 역시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런 불만 때문에 민주당 대선 후보 조 바이든 지지율이 오르고 있지만, 이는 바이든이 대중의 선호를 얻어서가 아니라 반사 이익 때문이다. 〈퓨리서치센터〉의 최신 조사를 보면, 바이든에 투표하겠다고 밝힌 사람 중 “바이든을 지지해서” 투표하는 사람은 3분의 1(33퍼센트)뿐이며 나머지는 “트럼프가 싫어서” 바이든에 투표한다고 밝혔다. 바이든을 찍겠다고 한 사람 중 4분의 1만이 바이든이 “잘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바이든과 민주당이 중첩된 위기 속에서 대안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바이든은 자신이 오바마의 부통령이었음을 부각하지만, 오바마 정부도 오늘날 미국의 끔찍한 양극화에 책임이 있다. UC 버클리대학의 한 연구에 따르면, 오바마 정부 1기 4년 동안 미국에서 생산된 부의 95퍼센트가 최상위 부유층 1퍼센트에 돌아갔다!

저항

대중의 분노를 진정으로 대변하는 것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다. 7월 28일, 여론조사 기관 〈갤럽〉은 미국 성인 65퍼센트가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지지하고 18~29세 청년 약 26퍼센트가 시위에 참가한다고 집계했다. 같은 조사에서 성인 53퍼센트가 “시위가 사회 변화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고, 21퍼센트가 “시위를 계기로 생각을 바꿨다”고 답했다.

트럼프의 탄압은 대중의 분노에 부딪혔다.

“연방 부대 꺼져라” 7월 20일 포틀랜드에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에 참가한 여성들. 이들은 어깨를 둘러 “엄마의 벽”을 치고 연방 부대의 강경 진압에 맞섰다. 가운데 여성의 셔츠에 “엄마 여기 있다” 라고 씌여 있다 ⓒ출처 hamstik(플리커)

7월 25일 조지 플로이드 사망 두 달을 기해 포틀랜드에서 대규모 시위를 조직한 연대체 ‘파시즘을 거부하라’ 활동가 섄탈 허시버거는 이렇게 말했다. “포틀랜드가 저항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포틀랜드 시위는 경찰 폭력, 연방 부대 투입에 맞서 거리를 사수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 주고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이 바로 이런 에너지입니다.”

저항은 포틀랜드를 넘어 미국 곳곳에 새로운 불길을 일으키고 있다. 같은 날 일리노이주(州) 시카고에서는 약 1만 명이 대규모 연대 행진을 벌였다. 캘리포니아주(州) 오클랜드에서는 시위대가 연방법원 건물에 불을 질렀다. 워싱턴주(州) 시애틀에서는 시경이 섬광탄, 최루 스프레이를 동원해 시위를 진압했지만 시위대는 굴하지 않고 거리를 사수했다. 시위대는 시애틀 경찰청 동부지청 건물 벽을 부숴 구멍을 뚫어 버렸다.

7월 29일 시애틀에서 시위대의 저항에 밀려 연방 부대가 철수해야 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노동자들도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지지하고 공권력의 폭력을 규탄하면서 코로나19 관련 요구들을 함께 내걸고 있다.

7월 28일 미국교원노조(AFT)는 교사들이 “[코로나19 방역] 안전을 위한 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선포했다. 지난 몇 주 전부터 동안 교사들은 “관에 들어가 수업할 수 없다”며 곳곳에서 등교 개학 시도에 맞서 투쟁해 왔다. 그런 투쟁 덕분에, 미국에서 가장 큰 교육구로 손꼽히는 로스앤젤레스통합교육구(LAUSD)와 샌디에고통합교육구(SDUSD)의 교육 당국들은 코로나19가 가라앉을 때까지 등교 개학을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압력에 밀려 미국 지배자들 사이에서도 분열의 징후가 있다.

7월 28일 민주당 시장 15명이 트럼프의 연방 부대 투입을 규탄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오클랜드 시장 리비 스카프는 “대통령이 오클랜드에 보낼 것은 코로나19 구호 물품이지 진압 부대가 아니다” 라고 했다. 미국 법무부 감찰부는 수도 워싱턴 DC 시위 진압에 투입된 연방 부대에 대한 감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런 분열은 운동에 더 많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미국 반자본주의 단체 ‘마르크스21’은 7월 28일 포틀랜드 현지에서 이렇게 전했다. “한편에서는 트럼프 일당이 국가 폭력을 직접 휘둘러 통제력을 키우려 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민주당이 ‘사태 정상화’를 도모하고 있다. … 민주당은 그들이 그토록 경멸하는 운동의 뒤꽁무니를 쫓으려 애쓰고 있다. 선거를 앞둔 테드 휠러가 연방 부대의 최루가스 공격에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연출한 까닭이다. … 그러나 정치인들의 도박은 먹히지 않고 있다.”

한편, “현재 거리 운동 안에서 분화, 논쟁, 정치적 이견이 드러나고 있다.

“이 투쟁을 어떻게 심화시킬 것인가? … 7월 20일에 있었던 것 같은 노동자 행동을 건설하고,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국가의 실패, 전쟁, 제국주의, 착취 문제와 연결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조직이, 논쟁이, 투쟁을 급진적으로 심화시키고 서로 연결시킬 정치 정당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대안을 갈구하고 있다. 사회주의자들은 그런 [혁명적] 전망으로 사람들을 이끌 과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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