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인디그나도스’(분노한 사람들) 운동 분출 10년:
광장 점거 운동에서 포데모스의 좌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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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6일 포데모스 대표이자 창당 주역인 파블로 이글레시아스가 지방선거 패배에 책임 지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창당 8년째를 맞은 포데모스는, 10년 전 5월 15일 분출해 스페인을 뒤흔든 대중적 정치 운동
이 운동은 직전에 분출한
“체제가 우리를 버렸다”
이 운동은 스페인의 정치
스페인은 2000년대 초부터 격동을 겪었다. 2000년대 초 분출한 반
2007~2008년 경제 위기는 스페인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 그전까지 스페인 경제는 신흥공업국의 성장에 기대 호황을 누렸지만, 이제 거품이 완전히 꺼져 버렸다. 그 피해는 노동 대중이 입었다. 약 5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수십만 가구가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해 집에서 쫓겨났다.
사회당 정부가 은행들은 구제하면서 혹심한 긴축 정책을 추진하자, 불만이 끓어올랐다. 이 때문에 2010년 9월에는,
이듬해 분출한
2014년 3월 벌어진
하지만
정치적 모호함은
한편,

포데모스
포데모스는 바로 그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창당됐다.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등 반
창당 직후 포데모스는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창당 4개월 만에 도전한 유럽의회 선거에서 8퍼센트
포데모스는 전 국민 기본소득 보장, 빈곤 퇴치, 국가 부채 탕감 등 급진적인 개혁 공약들을 제시했고, 나토
국제적 맥락에서 포데모스는 긴축 반대 염원에 힘입어 부상한 좌파적 개혁주의 물결의 일부였다. 포데모스 창당 이듬해인 2015년에 그리스에서는 시리자가 집권했고, 영국에서는 제러미 코빈이 노동당 대표가 됐으며, 미국에서는
하지만 이글레시아스와 그 주위 지식인들은 포데모스가
이는 포데모스가 뿌리를 둔
이글레시아스 등 포데모스 창당 인사들의 이데올로기적 뿌리는 아르헨티나의 포스트 마르크스주의자 에르네스토 라클라우에 있다. 이글레시아스는
전략적 문제
그런 정치에서 비롯한 포데모스의 핵심 전략은, 계급적 이해관계보다 담론을 둘러싼 투쟁을, 대중 운동보다 선거를 중시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포데모스는 폭발적 성장기가 지나자마자 공약을
이런 후퇴는 포데모스의 진정한 기반이었던 반
그런 와중에도 포데모스는 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는데, 2015년 11월 총선에서 21퍼센트를 득표했다.
이는 기성 정치에 대한 대중적 반감에서 득을 본 것이었다. 이를 의식한 포데모스는 당시 사회당의 연정 제안을
하지만 이후 포데모스는 선거 성적과 의회 정치에 더 몰두하고 대중 운동과는 거리를 두게 됐다. 2016년에 이글레시아스는
이 과정에서
이후 포데모스는 그다지 좌파적이지 않은 정당들과 선거 동맹을 맺었고, 2019년에는

그 사이 스페인은 정부 구성에 거듭 실패할 만큼 심각한 정치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포데모스가 기성 정치에 대한 반감을 왼쪽에서 대변하지 못하게 되면서, 오른쪽이 득을 봤다. 우익 포퓰리즘 정당
코로나19가 스페인에 상륙할 무렵, 우여곡절 끝에 사회당-포데모스 연정이 출범했다. 이글레시아스는 부총리가 됐다. 이 정부는 작은 개혁 조처 몇몇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코로나19
연정의 성적표는 참담했다. 스페인은 유럽 나라들 중 가장 먼저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고, 현재 확진자 수는 360만 명에 이른다
대중의 경제적 어려움도 심각하다. 실업률은 공식 통계로도 15.3퍼센트나 돼 유럽에서 두 번째고, 25세 이하 청년실업률은 37.7퍼센트를 기록해 공식 통계가 집계된 나라를 통틀어 세계 2위다
사회당-포데모스 연정이 5월 4일 마드리드 지방선거에서 심판을 받은 것도 예견된 일이었다. 포데모스는
지금 포데모스가 위기를 겪는 것은, 주요 자본주의 나라들에서 부상했던 좌파적 개혁주의 프로젝트들이 좌초하는 흐름의 끝부분에 해당된다. 좌파 개혁주의는 체제의 위기가 중첩된 상황에서 대중의 염원을 거스르거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어려움에 처했다.
지방선거 후 포데모스는 심각한 내홍에 빠져 있다. 반면 극우의 부상은 여전히 우려스런 수준이다. 스페인의 정치 위기는 여전히 심각하다.
지금이
진정한 변화를 쟁취할 힘은 의회나 국가 기구가 아니라 거리와 작업장의 투쟁에 있다. 이를 일관되게 추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집권해 체제를 개혁하겠다는 전략을 추구한 포데모스는 난관에 부딪혔다.
이 글은 영국의 혁명적 좌파 주간지 〈소셜리스트 워커〉 2754호에 실린 샘 오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