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시스트들이 난민 숙소에 불을 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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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반대 운동도 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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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 파시스트들이 거리 행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영국 파시스트 지도자 토미 로빈슨은 6월에 지지자 5000명을 동원했고, 7월에는 1만 1500명을 결집시켰다.
프랑스·독일 등지에서 파시스트와 극우가 성장하고, 최근 영국 총선에서 극우 정당이 원내 입성에 성공한 것 등이 이들에게 자신감을 준 것이다. 이들은 중도 좌·우파 정당들에 대한 환멸을 배경으로 인종차별을 내세워 성장하는 패턴을 영국에서 재현하려 한다.
그러나 파시스트들에 맞서는 운동 또한 빠르게 태세를 갖추고 있다.
파시스트들의 폭력이 대수롭지 않다고 여긴 사람이라면, 8월 4일 일요일 사우스요크셔주(州) 로더럼에서 극우 폭도가 난민들을 살해하려고 벌인 일을 봐야 한다.
파시스트들은 난민 숙소로 쓰이는 호텔에 쳐들어가 불을 질렀다.[영국 정부는 난민을 호텔과 병영에 수용하고 있는데, 여기서 ‘호텔’은 호화 시설이 아니라 “낡고 허름하고 곰팡이 투성이인” 숙소다.]
수많은 사망자가 나올 뻔한 사건이다. 실제로 그리 됐다면 파시스트들은 환호했을 것이다.
최대 1000명가량 모인 극우 시위대는 호텔의 유리창을 깬 뒤 정문을 돌파했다.
파시즘 반대 공동전선 ‘인종차별에 맞서자’가 주최한 맞불 집회에 약 200명이 참가했지만, 파시스트들의 공격에 직면해 질서 정연하게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영국노총(TUC) 로더럼지부와 ‘인종차별에 맞서자’ 로더럼지부에서 활동하는 필 터너 씨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저지선을 사수하려 했지만 수적으로 열세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모든 곳에서 ‘인종차별에 맞서자’를 건설해야 합니다.”
“그 호텔을 숙소로 이용하는 난민들에게는 아주 공포스러운 상황일 것입니다.”
‘인종차별에 맞서자’의 맞불 집회에 참가한 에브루 씨는 이후 셰필드에서 열린 집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파시스트들이 계속 밀려 왔어요. 저들은 매우 자신감에 차 있었고 피를 보고야 말겠다는 태도였습니다. 저들은 미쳐 날뛰었어요. 사태가 이렇게 될 때까지 방치한 사람들 모두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셰필드 집회의 또 다른 발언자 벨라 씨는 이렇게 말했다. “파시즘의 민낯을 봤습니다. 파시스트들은 사람들을 아주 야만적인 방식으로 살해하길 바랐습니다. 경찰은 우리 시위를 폴리스 라인(경찰 통제선) 안에 가뒀지만, 파시스트들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로더럼만이 아니다. 스태퍼드셔의 크리스 씨는 이렇게 전해 왔다. “탬워스 홀리데이인에서 우리는 수적으로 완전히 밀렸습니다. 우린 25명이었고 파시스트들은 300명이었습니다. 폭죽이 터지고, 돌멩이가 날아다니고, 창문이 깨졌습니다. 우리는 후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극우가 건물 주변에 불을 지르고 입구를 뚫고 들어갔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우리는 한 시간 가량 저들과 대치했지만 그 이상은 무리였습니다.”
파시스트와 인종차별주의자들에 맞서 행동한 모든 이들에게 찬사를 보낸다. 그러나 노동조합 지도자들은 대체 어떤 일이 벌어져야 움직일 생각인 것일까? 일요일에 어린이들이 파시스트들의 손에 불타 죽을 뻔했다.
파시스트들의 위험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고 저항을 조직하기 위해, 단 한 시간이라도 일손을 놓으라는 지침을 내려야 하는 것 아닐까?
현재 극우에 맞서는 모든 맞불 집회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그 집회에 동원하라고 분명하게 요구하기라도 해야 한다.
파시스트를 막으려고 경찰이나 법원, 국가에 기대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다. 그런 관점은 오히려 활동가들을 동원 해제시켜 필요한 대응에서 동떨어진 길로 인도할 뿐이다.
지금은 두 가지 노력에 열성을 쏟아야 할 때다. 첫째이자 가장 시급한 것은 이슬람 혐오와 인종차별에 맞서는 더 적극적이고 큰 운동을 건설하는 것이다. 그런 운동은 난민을 환영하고, 무슬림을 방어하고, 형태를 불문하고 모든 파시스트에 맞서야 한다.
‘인종차별에 맞서자’에 대한 지지를 훨씬 키우고 지역 조직들과 그 기반을 재건해야 한다.
모든 지역과 일터에서 대중적 선전과 배지, 포스터, 모임, 가판, 음악 및 문화 행사 등을 통해 수십만 명이 참가하는 운동을 벌여야 한다.
거리의 극우들에 소름 끼쳐 하고 분노하는 사람들을 모두 연결시켜 내야 한다.
[파시스트 지도자] 토미 로빈슨이 다음 번 전국 집중 행진을 할 때에는 그에 맞서 우리 편 수만 명이 모이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노동조합 지도자, [최근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을 왼쪽에서 비판하고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며 당선한 5명의] 무소속 의원들, 모든 인종차별 반대 활동가들, 노동당 좌파가 운동 건설에 투신해야 한다.
그 운동 속에서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우리의 진정한 적인 기업주들과 부자들과 그들을 지원하는 정치인들에 맞선 정치와 행동을 주장해야 한다. 정부가 연금 생활자들을 공격하고 긴축 정책을 시행하는 상황에 분노하는 사람들이 좌파로 이끌리게 해야지, 극우의 성장에 이용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또한 거리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행동을 계속해야 한다. 그런 행동은 인종 학살에 맞선다는 결연함과 행진 탄압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 준다.
이스라엘의 범죄에 맞서 행진한 수백만 명의 영국인들이 토미 로빈슨과 [인종차별적 극우 정당] 영국개혁당을 박살 낼 운동의 핵심 요소다.
우리는 전에도 저들을 박살 낸 바 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그래야 한다.
극우가 강력해 보이는 것은 거리에서 저들에 도전하는 운동이 충분히 광범하게 벌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사람의 세가 더 크다. 그 사람들이 행동에 나선다면 말이다. 승리는 충분히 가능하다.
파시스트들을 격퇴한 성공 사례들
일요일 다른 지역들에서는 반(反)파시스트 시위대가 다수였고 승리가 어떻게 가능한지를 보여 줬다.
캔디 씨는 이렇게 전했다. “도싯주(州)에서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사람들 200명이 웨이머스 해변에서 수 시간 동안 극우에 맞선 끝에 성공을 거뒀습니다.
“다른 지역에서 온 극우 150명이 경찰을 공격하며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위협했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현지의 인종차별주의자들은 완전히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였습니다.
“우리 측 집회에는 웨이머스 시장, 녹색당 시의원, 노동당과 노동조합 활동가들, 그리고 포트랜드에서 온 활동가들이 참가해 연설을 했습니다.
“‘인종차별에 맞서자’ 도싯지부는 8월 6일 모임에서 9월 도싯주 인종차별 반대 활동가 대회 개최를 논의하려고 합니다.”
랭커스터에서는 반파시스트 대오가 극우를 압도했다.
유진 씨는 이렇게 전했다. “우리는 7시간의 대치 끝에 오후 4시 반 질서 정연하게 시청 계단을 떠났습니다. 마지막에는 극우가 10명 뿐이었습니다. 그때에도 우리는 150명이었고 가장 많았을 때는 500명이었습니다.
“우리는 ‘랭커스터는 반(反)파시스트다!‘ 하고 외쳤고 ‘우리는 너희보다 훨씬 훨씬 더 많다’라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수 씨는 이렇게 전했다. “오늘 더비에서 열린 반(反)파시스트 집회는 매우 훌륭했습니다. 파시스트들은 오후 2시 러비램 광장에서 집회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70명 넘게 와서 오후 1시부터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소규모 파시스트 무리들이 어슬렁거렸지만 거리는 우리의 것이었습니다.”
카디프의 마틴 씨는 이렇게 전했다. “토미 로빈슨이 극우 시위 계획을 공개한 것에 대응해, 인종차별 반대의 목소리를 다시 한 번 거대하게 드러낼 수 있었습니다.
“카디프 도서관 앞에서 열린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최대 450명이 모였습니다. 한 번은 극우 시위대 7명이 도서관에 접근하려 했지만 금세 쫓겨났습니다. 소문에 따르면 더 많은 극우가 술집에 숨어 있었다고 합니다.
“인종차별 반대 운동 곳곳에서 훌륭한 연설이 많았고,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더 키우자는 주장에 호응이 큽니다.”
셰필드의 톰 씨는 이렇게 전했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500명 이상 참가했습니다. 참가자 중에는 사회주의자, 노동조합 활동가, 청년, 노인, 성소수자, 이성애자, 흑인, 백인, 트랜스젠더, 유대인이 있었습니다. 무슬림 동지들이 놀라운 용기를 보이며 오늘 참가한 것을 특별히 언급하고 싶네요. 청년 무슬림 100~200명이 참가한 것은 판세에 큰 영향을 줬습니다.”
버밍엄의 브라이언 씨는 이렇게 전했다. “긴급 단결 시위에 최대 200명이 모였습니다. 연사들은 파시즘과 인종차별에 맞서기 위해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더 강력하게 만들고 동원력을 더 키워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곳 노동조합 활동가인 트레이시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8월 17일 토미 로빈슨이 그 지지자들을 데리고 버밍엄에 올 때, 우리는 반드시 대규모 시위를 벌여야 합니다.”
헤이스팅스의 사이먼 씨는 이렇게 전했다.
“헤이스팅스 모스크는 오늘 2시에 공격 협박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모스크 측은 ‘인종차별에 맞서자’에 연락했고, 우리는 오후 4시에 집회를 소집했습니다. 4시가 되자 모스크에는 50명이 왔습니다.
“지금 우리는 모스크 안에서 모임을 갖고 있습니다. 파시스트들의 위협과 대중적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건설할 필요성에 관해 의논하고 있습니다.
“모스크 공격이 실제로 벌어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긴급 호소에 사람들이 모인 것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우리는 만일의 사태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