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수 전국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장 인터뷰:
“건설 노동자들이 화물 파업을 지지하며 동조 파업에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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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노동자들이 화물 운송 노동자 파업을 지지하며 무기한 동조 파업에 나섰다. 정부와 보수 언론의 맹공격을 받고 있는 화물 운송 노동자들은 건설 노동자들의 연대 파업이 큰 힘이 된다고 말한다.
12월 5일부터 부산, 울산, 경남 지역 콘크리트 타설 노동자 2000여 명이 파업에 돌입했고, 8일부터 같은 지역 레미콘, 콘크리트 펌프카 등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장현수 전국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장에게 동조 파업에 돌입한 이유와 의미, 파업 상황과 현장 분위기를 들어 봤다.
윤석열은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에도 화물 노동자를 노동자가 아니라 사업자로 규정해서 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도를 보였습니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 [시도]도 벌였죠. 사실 공정위 조사와 공격은 건설노조가 먼저 받은 바 있어요. 결국 윤석열 정부는 특수고용직 노동조합의 양대 축인 화물연대와 건설노조를 손보겠다는 의도를 명확히 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지금 화물 운송 노동자들이 맞서 싸우고 있는] 화주는 건설 자본이기도 합니다. 결국 건설 노동자들의 문제이기도 한 거죠.
이번 파업은 건설 자본에 대한 투쟁이면서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위한 투쟁입니다. 화물연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번 화물연대 투쟁을 보면서 화물연대와 건설 현장은 직결됐다는 점을 강하게 인식하게 됐어요. BCT(시멘트)뿐 아니라 건설 자재를 나르는 일에서도 화물 노동자들이 큰 몫을 차지하더라고요.
정부가 화물 노동자 파업을 비방하면서 건설 노동자들이 일손을 놓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고양이 쥐 생각하는 거죠.
화물 노동자들과 진작에 같이 싸워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이 안타깝습니다. 물론 특수고용 노동자 노동기본권 때문에 같이 선전전도 하고, 투쟁도 하고, 집회도 해 왔지만, 현장에서 동조 파업을 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지금이라도 같이 한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습니다.
또, 화물연대가 무너지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면에서 앞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것이 인지상정 아니겠습니까.
“화물연대가 무너지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건설 노동자들 사이에서 화물연대 파업에 관심과 지지가 많습니다. 현장에서 화물 파업 연대 모금을 했는데, 이틀만에 600만 원 가까이 걷혔어요. 1~2만 원 정도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5만 원이나 낸 조합원들도 많았습니다.
‘화물연대가 저렇게 당하는데, 우리라고 안 당하겠냐’는 생각이 저변에 많이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 피부로 느끼고 있는 거죠.
얼마 전 한 레미콘 지회장과 IMF 당시 여러 노동조합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책임지지 못하면서 [기존 노조가] 어용으로 돌아서고, 깨지고, 각개격파 당한 것을 생각해 보자고 얘기 나눈 적 있습니다.
지금도 경제 위기가 심각하고 피부로 체감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 고비를 넘는 것 같은데, 그 고비를 잘 뚫고 나가야 합니다.
동조 파업은 준비되는 곳부터 시작합니다. 부산, 울산, 경남은 콘크리트 타설, 레미콘, 펌프카(콘크리트 타설 장비를 갖춘 특장차) 직종이 무기한 파업에 나섭니다. 타설 직종은 5일부터 파업에 들어갔고 레미콘, 펌프카 등 건설기계는 8일부터 파업을 하기로 결의했습니다.
한 직종이 멈추면 다른 직종들도 다 멈출 수밖에 없습니다. 건설 공정은 한 공정이 끝나야 다음 공정으로 넘어갈 수 있으니까요. 부산, 울산, 경남 건설 현장은 올스톱될 겁니다.
타설 직종 파업 이틀째인데, 벌써 아파트 현장이 난리입니다. 일부 레미콘 현장에서는 민사 소송 협박도 하고 있고, 정부 관계 기관은 건설 현장이나 레미콘 공장에 압박을 가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조합원들은 전혀 흔들림이 없습니다.
정부의 공격이 만만치 않겠지만, 저들이 세게 쳐 오면 우리도 세게 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