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언론에서는 지난 한일 정상회담 이후 기시다 정부에 대한 지지가 올라간 것처럼 보도한다.
그러나 지지율이 ‘한·일 관계 개선’ 등에 대한 기대로 잠깐 상승세를 보였다고 해서 일본 시민들이 기시다에게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제2차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군비 증액을 결정한 데 대해 분노와 불만을 품고 있는 시민이 적지 않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어려움을 겪던 시기, 일본 정부가 사회보장을 위한 재원 확보를 구실로 소비세 인상을 강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보장성을 확대하기는커녕 의료비 부담을 늘리는 등 시민들의 삶을 희생시키고, 군비 증액과 공세적 군사 전략으로 원치 않는 긴장을 고조시켜 ‘전쟁 가능한 국가’로 만들려 하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 주요 언론에는 잘 보도가 안 됐지만 기존 핵발전소를 수리하고 최대 운전 기간을 60년 이상으로 늘리려는 계획이나, 최근 발표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도 많은 시민이 반대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대 여론이 41퍼센트에 달했으며, 심지어 후쿠시마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후쿠시마민보〉)에서는 반대 여론이 찬성보다 더 높았다.
이처럼 기시다나 윤석열을 비롯한 지배계급이 전개하는 제국주의적 정치는 결국 평범한 시민들의 삶을 파괴하고 생명을 위협한다.
나는 일본 정부가 역사 문제의 책임을 회피하고 군비 증강으로 나아가는 것에 반대한다. 최근 일본 시민사회에서도 이를 폭로하는 주장과 시위, 서명 운동 등이 일어나고 있다. 나는 이럴 때일수록 노동계급이 단결해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과 일본의 노동계급이 연대하여 함께 국제적 운동을 전개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