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일 윤석열 퇴진 집회:
분신 사망 건설 노동자의 윤석열 퇴진 유언을 되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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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6일 열린 38차 윤석열 퇴진 집회는 윤석열의 건설 노동자 공격에 항의해 분신한 건설노조 고 양회동 열사를 추모하며 퇴진 투쟁의 결의를 다지는 집회였다. 양회동 열사가 촛불행동 회원이기도 했기 때문에 오늘 집회는 숙연하면서도 결연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주최측은 집회장 입구에 “윤석열 정권을 무너트려 달라”는 열사의 유언을 현수막으로 게시하고, 참가자들에게 근조 리본을 나눠줬다. 집회장 중간 입구에 설치된 양회동 열사 시민 분향소에는 집회 시작 전부터 참가자들이 줄을 서서 분향을 했다.
양회동 열사의 유서를 낭독할 때는 대열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김지선 사회자는 야당들이 아직도 탄핵 사유 운운하며 윤석열 퇴진 투쟁에 함께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우리가 열사의 뜻을 이어 반드시 윤석열 정권을 끝장내[자]”고 호소했다.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추모사에서 양회동 열사의 죽음은 윤석열 정권이 저지른 명백한 타살이라고 일갈했다.
“윤석열 정부는 국민을 위한 정권입니까, 국민의 적입니까? 이미 차고 넘치는 부자들에게 퍼다 줄 생각밖에 없습니다. 1퍼센트 부자들이 고용한 용역깡패들입니다.
“양회동 동지는 이렇게 유언을 남겼습니다. ‘제발 윤석열 정권 무너트려 주십시오.’ 양회동 동지의 마지막 사진에는 촛불행동 뱃지 2개가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명확히 자신의 뜻을 전한 것입니다. 윤석열 반드시 몰아내자는 것입니다. 그것이 희망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우리의 임무가 되었습니다.”
김민웅 상임대표는 민주노총이 윤석열 정권 퇴진 투쟁을 본격화할 것을 선언했다며, 야당들에게 퇴진 운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송찬흡 민주노총 건설노조 부위원장이 발언자로 나서 참가자들에게서 응원을 받았다.
“윤석열 정부가 주 69시간을 이야기합니다. 윤석열이 좋아하는 폭탄주는 하루에 5잔, 10잔 기분대로 마실 수 있지만 노동은 육체적·정신적 고통이 따르기 때문에 그럴 수 없습니다. 그래서 법에 주 52시간 정해 놓은 거 아닙니까? 정부와 자본은 건설 노동자가 아니라 건설노예를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열사는 15살 중학생 쌍둥이 아들, 딸에게는 ‘아빠 나쁜 사람 아니다’고 하면서도, 경찰 조사 받으면서 아들,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 제발 공갈협박죄는 좀 빼달라고 했습니다. 그러고는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는 날 야당 대표들과 노동조합에 유서를 써 놓고 분신했습니다.
“구속된 한 조합원의 10살 딸이 아빠가 집에 왜 안 오냐고 물어 와, 엄마가 ‘[아빠가] 노동자를 위해서 일하다 윤석열 때문에 구속됐다’고 하고 학원 가서 말하지 말라고 했더니 딸이 ‘학원에 윤석열 좋아하는 사람 한 명도 없어. 엄마, 걱정하지 마. 아빠 떳떳하잖아’라고 하더랍니다.
“건설노조가 윤석열 퇴진의 선봉에 서기로 했습니다. 5월 16~17일 7만 조합원이 [파업을 하고] 서울 한복판에 올라옵니다. 윤석열 끝장낼 때까지 힘 있게 싸우겠습니다.”
참가자들은 민주노총과 건설노조가 윤석열 퇴진 투쟁에 나선다는 얘기에, 팻말을 번쩍 들고 커다란 함성과 구호로 화답했다.
오늘 집회 발언들에선 윤석열을 꼭 퇴진시켜 열사의 유언을 받들자는 다짐들이 이어졌다.
정영훈 촛불완성연대 대표도 윤석열 퇴진이 양회동 열사의 억울한 죽음에 항의하고 열사의 뜻을 기리는 길임을 강조했다.
“이태원에서 생때 같은 젊은이들이 죽고, 경제 파탄·민생 파탄으로 서민들이 죽어가며, 검찰의 망나니 칼춤 수사로 사람들이 죽어갑니다. 급기야 ‘건폭’, ‘공갈죄’ 등으로 명예 살해당하던 [건설] 노동자가 분신 사망했습니다. 퇴진이 유언입니다. 윤석열을 타도하자!”
오늘 집회에선 내일 방한 예정인 일본 총리 기시다의 군국주의 강화 행보와 이에 발맞춰 한미일 군사 동맹을 향해 속도를 내는 윤석열을 규탄하는 발언들도 있었다. 집회 장소 주변에 기시다 방한을 반대하는 현수막도 여러 개가 걸렸다.
문장렬 전 국방대 교수는 윤석열의 외교·안보 정책이 전쟁 위험을 키우고 있다며, 윤석열이 전쟁의 길을 계속가면 끌어내려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선출하는 것만 민주주의가 아니라 선출된 공직자들이 못하면 끌어내리는 것도 민주주의라고 덧붙였다.
윤미향 의원(무소속)은 지난 3월 피해자를 무참히 짓밟았던 한일 강제동원 합의를 상기시키며, 내일 있을 기시다와 윤석열의 만남을 비판했다. 내일 회담 자리에서 한미일 군사 협력이 논의될 것이 뻔하다면서 평화를 위해서 한미일 군사 협력에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기시다의 방한 숙소가 집회 장소 인근의 호텔이라며 집회 시작 전부터 인도에 시민들의 집회장 접근을 방해하는 펜스를 쳐서 불만을 샀다.
참가자들은 〈노동자 연대〉 신문에도 관심을 많이 보였다. 이번 호 헤드라인 ‘전세 사기 피해자 전원, 전액 구제하라’가 관심을 끈 것이다. 지금까지 전세 사기 피해자 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전세 사기와 깡통전세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데도, 정부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전세 사기, 깡통전세 문제는 부동산 문제를 시장에 맡기고, 정부들이 경제 위기의 고통을 노동자 등 서민에게 떠넘겨 온 것의 결과다. 이 문제도 대중적 투쟁과 연결돼야 해결의 길이 보일 것이다.
오늘 집회 후 행진은 양회동 열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향했다. 참가자들은 행진 종료 후 장례식장 앞에서 진행 중인 추모 문화제에도 참가했다.
건설노조가 주최한 이 추모 문화제에는 양회동 열사의 친형도 나와 정당한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투쟁한 동생의 명예 회복을 위해 끝까지 싸워 줄 것을 당부했다. 건설노조 간부들도 강력한 투쟁으로 윤석열을 응징하자고 결의를 밝혔다.
건설노조는 촛불행동 대열을 환영하며 발언권을 줬다. 권오혁 촛불행동 사무처장 겸 상임공동대표가 발언했다. 그는 촛불과 노동자를 만나게 한 양회동 열사의 유지를 받들어 윤석열 퇴진 투쟁으로 단결하자고 호소했다. “연대와 단결로 윤석열 정권을 조기에 무너트립시다. 촛불도 총집결하겠습니다.”
이태원 참사, 양회동 열사 분신, 전세 사기 피해자들의 잇따른 자살, 한미일 군사 협력 추진 등 윤석열이 자리를 지키는 한 노동자 등 서민층의 생계와 생명은 계속 위협받을 것이다.
오늘 집회에서 강조됐듯, 가장 분명하게 고인을 추모하는 길은 윤석열 정권을 무너트리는 투쟁에 함께 나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노동계 대중 조직들(민주노총, 정의당, 진보당)도 더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