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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부실 사태:
늘어나는 가계 빚과 부동산 대출 부실화

새마을금고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 가능성까지 대두되는 등 금융 불안정이 심상치 않다.

새마을금고의 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오르고 있어서다. 2021년 말 1.93퍼센트였던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지난해 말 3.59퍼센트로 올랐고, 지난달 말에는 6.18퍼센트(연체액 약 12조 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저축은행 연체율(5.07퍼센트)보다도 높다.

부실 채권 문제로 합병을 추진 중인 새마을금고에 뱅크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의 일부 새마을금고는 연체율이 10~30퍼센트대에 이른다고 한다. 7월 5일에는 다른 새마을금고와 합병을 추진 중인 새마을금고에 예금을 인출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길게 줄을 서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올해 3~4월에는 전체 새마을금고에서 예금 7조 원가량이 빠져 나갔다.

새마을금고 관리 부처인 행정안전부는 부랴부랴 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 등과 함께 7월 10일부터 새마을금고 1294곳 중 부실 위험이 큰 100곳에 대해 특별 검사‍·‍점검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부실이 심각한 곳들은 폐쇄나 통폐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새마을금고의 부실 위험이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새마을금고의 부실 위기가 전체 금융권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는 매우 크다. 다른 금융기관들과 마찬가지로 새마을금고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출을 크게 늘렸다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의 건설‍·‍부동산 기업 대출잔액은 2019년 말 27조 2000억 원에서 올해 1월 56조 4000억 원으로, 무려 29조 2000억 원이나 급증했다.

증권사들의 PF 대출 연체율이 최근 15퍼센트대로 급등하는 등 금융권 전반에서 PF 부실 우려는 계속 커지고 있다. 신용평가사들도 PF 대출 부실을 이유로 저축은행과 캐피탈사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낮추고 있다.

부동산 시장 위기가 이른 시기에 해소되리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주택산업연구원은 한국의 미분양 주택 수가 이미 10만 호를 넘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정부가 발표한 미분양 주택 수는 4월 말 기준 7만 1000호 수준이지만, 건설 기업들이 흔히 미분양 수를 축소해 보고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분양을 미루던 건설회사들이 하반기에는 대규모 주택 분양에 나설 예정이라 미분양 주택 수는 더욱 늘어날 공산이 크다.

정부는 금융기관들에 부실 채권 해소를 요구하는 한편, 펀드를 조성해 부실 PF 채권을 인수해 주기로 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호전될 기미가 거의 없어서 정부의 지원책이 큰 효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하반기에 두 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을 예고한 상태라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거품 붕괴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위험한 줄타기가 위기를 더욱 키우다

금융 불안정이 점점 커지자, 정부와 금융 당국의 모순도 점점 커지고 있다.

금융 안정을 위해 대출을 축소해야 한다는 압력과 함께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 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압력을 동시에 받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에 닥칠 ‘역전세난’을 완화해야 한다면서 대출 규제를 풀고 있다. 지난해 초에 고점을 찍은 전세 계약의 만료일이 다가오자 집주인들에게 추가로 대출을 해 줘서 전세 세입자들이 전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게 지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조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02퍼센트로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 가계부채를 더욱 키울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을 가계부채 4대 위험 국가 중 하나로 지목하고, 가계부채 감축을 위해 “기준금리를 더 높여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는데 말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감소하던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이미 4월부터 다시 반등하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은 또 다른 뇌관이다. 올해 1분기 말 국내 자영업자 대출은 1034조 원에 이르고 연체율은 8년 만에 가장 높은 1퍼센트를 기록했다.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 채무자의 대출도 737조 원을 넘겼다. 여기에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시행된 자영업자 대출 상환유예 조처가 9월에 종료되면 한계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이 파산하면서 금융권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하자, 한국은행이 난처한 상황에 몰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를 GDP 대비 80퍼센트 수준으로 분명히 낮춰야 한다”고 말하고, 금융 기관들에게 빨리 부실 채권을 털어낼 것을 종용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 부양과 금융권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는 높이지 않다 보니, 오히려 가계부채가 증가하며 금융 불안정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최근 윤석열 정부는 한일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며 금융 불안정이 외환 위기로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조처를 했다. 그럼에도 가계대출의 증가세는 부실 채권 규모를 더욱 키워 훨씬 심각한 금융 위기를 낳을 수도 있다.

윤석열 정부는 금융 불안정이 심화되는데도 재정 긴축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사례나 공공요금 인상 추진에서 보듯이 위기에 빠진 서민 지원에는 재정을 쓰지 않겠다는 선언인 셈이다.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서민층 고통은 외면하고, 부자 감세와 긴축 정책으로 위기의 대가를 보통 사람들에게 떠넘기려 하는 윤석열 정부에 맞선 투쟁이 성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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