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 피해자 전국 집중 집회:
“빚에 빚을 더하라는 특별법을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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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4일(토) 낮 12시 서울 보신각에서 전세 사기 피해자들의 집회가 열렸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피해자대책위)와 이들을 지원하는 시민사회대책위가 주최한 이날 집회에 전국에서 피해자 300여 명이 참가했다.
집회 발언에서 전세 사기 피해자들은 저마다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전세금이 3억 원이 넘는다는 이유로 정부의 대출 지원에서 배제된 60대 아주머니, 전세금 1억 원을 날리고 분양받은 집의 잔금을 내지 못해 더 큰 돈을 잃을 위기에 처한 30대 청년, 선순위 근저당 때문에 5800만 원에 달하는 전세금을 모두 날리고 결국 돈을 벌기 위해 원양어선을 타야 하는 청년 등. 절절한 발언에 참가자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전세 사기가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만큼 대책위도 여러 지역에 꾸려져 있다. 전국에서 모인 피해자대책위 대표들은 ‘누더기 특별법’의 문제를 비판하며 피해자를 제대로 구제하도록 법 개정을 촉구했다.
서울 지역의 피해자이자 전국 피해자대책위 공동위원장인 ‘무적’은 이렇게 말했다.
“[특별법의] 대책이라는 게 이미 큰 빚이 있는데 그 빚에다가 더 빚을 내라는 겁니다. 힘들게 [피해자로] 결정을 받았더니 대출조차 되지 않아요. 내놓는 정책에 부딪혀서 막힐 때마다 사기에 또 사기를 당하는 기분입니다.
“지금의 전세 사기는 정부의 관리 부실로 생긴 재난입니다. 재벌 건설사들의 미분양 아파트 매입에 들어갈 세금은 있고 국가가 만든 제도에서 죽어가는 국민들을 살릴 예산은 없단 말입니까. 도대체 누구를 위한 국가입니까.”
“특별법에 선 구제 후 회수 방안을 포함시킬 것을 촉구합니다. 보여 주기 식이 아닌, 피해자들의 현실과 목소리가 제대로 담긴 특별법, 가해자를 처벌하고 재산을 몰수할 수 있는 강력한 특별법이 제정되길 촉구합니다.”
대전 피해자대책위 정창식 대표도 특별법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전 [피해자들]은 90퍼센트 이상이 다가구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전세 사기 특별법은 다가구 고통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쓰레기 특별법입니다.
“정부는 전세 사기 관리 부재 인정하고 피해자들을 선 구제하십시오.”
부산 피해자대책위의 이단비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현재 특별법은 피해자로 인정을 받기가 어렵고, 인정 받는다 해도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 어렵습니다. 부산에만 해도 1000세대가 넘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음에도, 특별법으로 구제됐다는 피해자보다 배제됐다는 피해자들이 너무 많습니다.
“부산은 [전세권] 후순위 피해자들이 많습니다. 기존 보증금을 날린 채 [전세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아나가야 하며 낙찰된 금액에 대한 원금과 이자까지 부담을 해야 합니다. 따따블 원금, 따따블 이자를 갚아 나가야 하는 이 상황이 제대로 된 구제안입니까.”
한편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오준호 기본소득당 공동대표, 김혜미 녹색당 부대표도 정치권에서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며 발언했다.
그런데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연단에서 발언할 때 집회 대열에서 “제대로 싸우세요” 하는 항의가 나왔다. 상반기 전세사기 특별법 통과 과정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쉽사리 타협하며 누더기 특별법 통과에 일조한 것에 대해 항의한 것이다.
피해자들의 고통을 대변하는 제대로 된 특별법 개정을 위해 아래로부터 투쟁이 커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