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로 확산되는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
〈노동자 연대〉 구독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을 지지하는 시위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주류 언론은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지만 팔레스타인 지지 운동은 순식간에 세계적 운동으로 성장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는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나라 전체를 휩쓸고 있다. 정부가 시위 참가를 공식 호소한 나라도 몇몇 있었지만 이스라엘을 지원해 온 서방에 친화적인 아랍 정권들은 자신들을 공공연히 비판하는 시위대를 공격하고 강제 해산시키기도 했다.
서방의 친이스라엘 정부들도 시위를 공격하고 집회를 금지하는 등 운동의 성장을 가로막으려 하지만, 사람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거리로 나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프랑스 마크롱 정부는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를 공식적으로 금지해 왔는데, 지난 주말 처음 허가된 파리의 집회에는 3만여 명이 참가했다. 이에 앞서 리옹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독일 정부는 ‘유대인 혐오’를 핑계로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금지하고 곳곳에서 열린 집회 참가자들을 공격했다. 그럼에도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뒤셀도르프 등지에서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영국 내무장관 수엘라 브래버먼은 팔레스타인 깃발을 ‘혐오 표현’으로 분류해 처벌하라고 경찰에 지시했지만, 지난 주말 런던에서 30만 명이 모인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는 이런 시도를 무력화했다.
미국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스라엘 국가에 반대하는 유대인 단체 등이 워싱턴의 의회 부속 건물을 점거한 데 이어 지난 주말 시카고에서는 3만여 명이, 뉴욕 브루클린에서는 1만여 명이 시위를 벌였다.
서방은 하마스와 나머지 팔레스타인인들을 분리시키려 하지만,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의 라말라에서는 시위대 수백 명이 하마스의 저항을 지지하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압바스 수반이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런 항쟁이 확대되는 것을 막으려고 경찰을 보내 시위대를 공격했다. 나블루스, 투바스, 제닌에서도 비슷한 충돌이 벌어졌다.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도 수만 명이 시위를 벌였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한국 등 아시아에서도 아랍인과 비아랍인이 함께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인도, 파키스탄, 브라질, 남아공 등 세계 모든 대륙의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심지어 유명 휴양지로 알려진 몰디브의 수도 말레에서도 수천 명이 거리로 나섰다. 몰디브의 총 인구는 겨우 50만 명이 조금 넘는다.
이스라엘에 대한 반발이 어찌나 광범한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조차 하마스의 공격이 “진공상태에서 발생한 일은 아니”라며 이스라엘 측의 책임도 물었다. 그는 “팔레스타인인들은 56년 동안 숨 막히는 점령에 시달려 왔다” 하고 덧붙였다.
이 분노의 폭발은 이스라엘에 대한 혐오뿐 아니라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자국 지배자들에 대해 느끼는 분노의 깊이를 보여 준다.
사람들은 한편에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지배계급이 있고 다른 한편에 노동계급과 가난한 사람들, 차별받는 사람들을 포함해 수백만 명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연대하는 것을 보고 있다.
사회주의자들은 이 분노가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제국주의, 그리고 친제국주의 정책을 벌이는 각국 지배자들을 향한 더 강력한 항의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