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연대 시위가 중동을 휩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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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정권들은 두려움에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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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중동을 휩쓸고 있다. 그중에는 정부가 시위 참가를 공식 호소한 나라도 몇몇 있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인들의 대의에 부응하지 않는 아랍 정권들을 훨씬 공공연하게 비판하는 시위가 벌어진 나라들도 있었다.
요르단에서는 13일 금요일에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 수백 명이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지구에 맞닿은 국경 지대로 진출하려 하자, 진압 경찰이 이 시위를 강제 해산시켰다.
목격자의 증언에 따르면, 요르단 경찰은 주요 국경 관문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에서 수도 암만 외곽의 검문소에 다다른 시위대를 저지하려고 최루가스를 발사했다.
요르단 내무장관은 민감한 국경 지대에서 이스라엘 반대 행진을 금지하는 명령을 선포했다.
한 부족 관계자는 〈미들 이스트 아이〉에 이렇게 전했다.
“팔레스타인으로 무기를 밀반출하면 체포하겠다는 요르단 당국보다 대중의 태도가 훨씬 더 단호하다.
“우리는 부족의 일원으로서 시위·행진 때마다 참가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여러 정당·노동조합·개인으로 구성된 단체 ‘저항 지원 및 조국 방어를 위한 전국 포럼’은 10월 20일에 “점령된 팔레스타인[서안지구] 국경으로 행진하는 대규모 시위”를 하겠다고 선포했다.
요르단은 1967년 제3차 중동 전쟁으로 동(東)예루살렘을 비롯한 서안지구를 이스라엘에 빼앗겼다. 요르단이 이스라엘과 맺은 평화 협정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널리 반감을 사고 있다.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팔레스타인인들의 대의를 배신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 수천 명이 레바논 깃발, 팔레스타인 깃발, 헤즈볼라 깃발을 흔들며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가자지구에 연대하는 구호와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는 규탄 구호를 외쳤다.
헤즈볼라 사무 부총장 나임 카심은 지중해로 오는 미국과 영국 해군 군함들을 “주시”하겠다고 경고했다.
카심은 베이루트 남쪽 교외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했다. “우리는 당신네[미국·영국] 전함에 신경 팔리지 않는다. 당신네 발언에 겁먹지도 않는다. 때가 되면 행동할 것이다.”
이라크 바그다드에서는 수십만 명이 타흐리르 광장 안팎에 모여, 시아파 정치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호소한 집회에 참가했다.
시위에 참가한 알라 알아라비야는 미국·영국의 이라크 침공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 이라크인들은 누가 우리 땅을 점령하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안다.”
이란 전역에서도 사람들이 금요일 기도 후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테헤란에서 시위대는 이스라엘과 미국 국기를 불태우며 이렇게 외쳤다. “이스라엘에 죽음을!”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 저주받으라!” “팔레스타인이 우뚝 설 것이다!’
이집트 카이로에서는 수천 명이 알아즈하르 사원 앞에서 “팔레스타인에 자유를!” 하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집트 혁명적사회주의자단체(RS)는 이렇게 밝혔다. “강탈과 살해에 기반한 점령에 맞서 가슴을 펴고 피 흘리고 목숨 바치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토를 달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의 미사일 하나하나, 투사들이 쏘는 총탄 하나하나, 서안지구에서 외치는 구호 하나하나가 팔레스타인 해방을 향한 발걸음이다.
“최근 작전에서 저항 세력은 중요한 도약을 이뤄냈다. 팔레스타인의 온전한 해방은 가자지구와 점령된 서안지구는 물론이고 팔레스타인 밖에서도 시오니즘 세력을 약화시킴으로써, 또 이 투쟁이 모든 나라의 꼭두각시 지배자들에 맞선 투쟁으로 전환될 때에만 달성될 수 있다.”
튀니지에서도 국가의 가자지구 연대 행진 금지령을 거슬러 수천 명이 시위를 벌였다.
현재 예멘에서는 이란이 후원하는 후티 반군과, 사우디가 이끌고 서방의 지지를 받는 연합군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 예멘의 사나에서도 예멘과 팔레스타인 국기를 든 사람들의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
후티 정부는 13일에 발표한 성명에서 이렇게 말했다. “팔레스타인과 팔레스타인인들과 성지를 방어하기 위해 우리는 투쟁에 적극 동참하고 수십만 전사를 파견할 태세가 돼 있다.”
중동 전역에서 노동자들과 가난한 사람들이 항쟁을 벌이면 팔레스타인의 상황을 바꿀 수 있다. 그리고 항쟁은 이스라엘, 제국주의, 그리고 이들에 굴종하는 아랍 정권들을 겨냥해야 한다.
이번 저항에 대한 하마스 자신의 설명
최근 공세의 배경에 대해 하마스에 질문을 보냈다. 아래는 하마스 간부 바심 나임이 보낸 답변이다.
“우리가 지금 다루는 것은 75년에 걸친 점령입니다. 분쟁 해결을 위한 정치적·법적 조처 일체를 무시하는 점령 말입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존재와 주권을 부정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현지 상황이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폭발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지난 몇 달, 몇 년 동안 거듭 경고해 왔습니다.
“우리는 이스라엘이 알아크사 사원을 계속 침탈하고 신성한 사원을 시간적·공간적으로 분할하려는 명백한 계획을 갖고 현상을 변경시키려는 것에 대해 거듭 경고해 왔습니다.
“또 우리는 [1967년부터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지구 전역에서 파시스트 정착민들이 자행하는 국가 테러리즘에 대해서도 거듭 경고해 왔습니다. 우리는 예루살렘에서 우리 팔레스타인인들을 강제 추방하는 데 대해서도 경고해 왔습니다. 또 우리는 이스라엘 감옥에 갇힌 여성·아이들을 비롯한 우리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체계적 범죄 행위도 경고해 왔습니다.
“그리고 최근 우리는, 17년 넘게 지속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도 경고했습니다. 이 봉쇄는 가자지구를 지상 최대의 지붕 없는 감옥으로 만드는 전쟁 범죄입니다. 한 세대 전체가 희망을 모조리 잃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어느 누구도 이를 듣지 않았습니다. 국제 사회, 특히 서방 국가들은 이스라엘이 이 모든 범죄 행각들을 계속 저지를 수 있도록 덮어 줬습니다.
“우리는 하마스가 어린아이 참수에 연루돼 있다는 혐의를 부인합니다. 우리는 오직 이스라엘군 기지·시설만 겨냥합니다. 민간인을 겨냥하지도 살해하지도 말라는 것은 알카삼 여단 최고사령부가 직접 지시한 사항입니다.”
영국에서도 대규모 연대 시위가 벌어지다
외신 종합
10월 14일에 영국 전역에서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런던에서만 15만여 명이 거리로 나왔다.
특히 유색인종의 참가가 두드러졌다. 흑인·아시아인·아랍인 청년들이 시위에 많이 참가했고, 대열 곳곳에서 젊은 무슬림 여성들이 행진을 이끌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팔레스타인에 연대를 표하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학살을 규탄했다. 또, 팔레스타인인들의 존엄을 부정하고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사람들을 공격하는 보수당과 우파 언론을 규탄했다.
또, 노동당이 이 문제에서 보수당에 전폭 협조하는 데 대한 실망도 컸다. 노동당은 시위 당일 아침에 전 지구당에 지침을 보내 당원들이 시위에서 발언하지 못하도록 금지했고, 시위에 참가한 노동당 의원을 징계하겠다고 협박했다. 주요 노동조합 지도자들도 시위를 조직하지 않았다. 그래서 시위 현장에 노동당과 노동조합의 깃발과 현수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날 대규모 시위는 수많은 참가자들에게 희망을 줬다. 시위 참가자 히바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 아침에 이스라엘의 폭격 뉴스를 보고 끔찍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많은 시위 참가자들과 함께 행진하니 다시 희망이 생겼어요.
“지금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팔레스타인의 저항과, 그 이후 팔레스타인과 이곳에서 벌어진 운동은 제게 희망을 줍니다. 우리가 승리하리라는 확신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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