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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인 석방자들이 말하는 이스라엘 감옥
음식도 물도 약도 안 줬다

다몬 교도소에서 수감자 몇 명이 풀려났다 ⓒ출처 Hanay

이스라엘 감옥에서 풀려난 팔레스타인인들이 그곳의 끔찍한 실태를 전했다.

라말라 난민촌에 거주하던 17세 소년 라이스 우스만은 지난주에 이스라엘 감옥에서 풀려났다. 올해 초 군인들은 화염병을 투척했다는 혐의로 우스만을 체포했다.

우스만은 환영하러 나온 사람들의 어깨 위에 목말을 타고 이렇게 연설했다. “자유를 얻어 감개무량합니다. 하지만 아직 많은 이들이 감옥에 갇혀 있어서 온전히 기뻐할 수만은 없습니다.

“감옥 상황은 매우 열악합니다. 저들은 우리를 감방 안에만 가둬 뒀습니다. 음식도 형편없었습니다. 우리는 계속 배를 곯았어요.

“저들은 우리가 풀려난다고 기뻐하면 다시 감옥에 처넣겠다고 위협했습니다.”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은 감옥 통제권을 군에 넘겨 수감자에 대한 억압을 더한층 강화했다. 그 때문에 가뜩이나 견디기 힘든 상황이 더 악화됐다.

팔레스타인수감자협회 회장 깟두라 파리스는 수감자들이 “굶주림과 갈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스는 이렇게 말했다. “수감자들은 의약품에 접근할 수도, 얻을 수도 없습니다. 정기적 투약이 필요한 만성 질환을 가진 남녀 수감자들도 약을 얻을 수가 없습니다.”

파리스는 교도관들의 수감자 폭행이 늘고 있고, 많은 수감자들이 손뼈와 사지 골절을 호소한다고도 전했다.

이달 초에 하이파시(市) 소재 감옥의 여성 재소자들이 억압에 맞서 투쟁했다. 교도관들이 수감자에 대한 물·전기 공급을 끊고 면회를 금지했다. 그러자 수감자들은 이 조처를 철회하지 않으면 단식 투쟁을 벌이겠다고 반발했다.

하굣길에 총을 맞고 8년간 수감되다

마라흐 바키르는 십대 때 체포돼 이스라엘 감옥에서 8년 동안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

바키르는 지난주에 풀려난 후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가자지구 순교자들이 흘린 피의 대가로, 우리 가자지구 사람들의 위대한 희생으로 쟁취한 인질 교환 덕에 풀려났기에 저는 자유의 기쁨을 만끽할 수 없습니다.”

바키르는 2015년에 고작 열다섯 나이에 수감됐다. 바키르는 하굣길에 이스라엘 경찰이 쏜 총을 맞아 팔과 양손에 영구적 손상을 입었다.

당시 널리 퍼졌던 영상을 보면, 총상으로 피가 흥건한 채 땅바닥에 쓰러진 바키르와 그녀를 에워싼 경찰관들의 모습이 보인다. 경찰관들은 바키르가 피 흘리는 모습을 보며 땅바닥에서 흐느끼는 그녀에게 추잡한 욕설을 했다.

경찰관들은 발포를 정당화하려고 바키르가 자신들을 찌르려 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바키르에게 징역 8년형을 선고했다.

이스라엘 당국이 수술을 불허하고 바키르가 계속 통증에 시달리도록 방치했다고 바키르는 말했다. 가족 면회도 금지됐다.

이스라엘의 인질로 잡혀 있는 동안 바키르는 다몬 교도소의 여성 재소자 대표로 선출됐다.

그러나 10월 7일 공격 이후 교도관들은 바키르를 독방에 가두고 가족과 변호사 접견을 금지했다.

증거도 없이 형을 선고하다

이스라 자아비스는 8년 넘게 감옥에 갇혀 있었다. 그녀의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전혀 없었는데도 말이다.

2015년에 예루살렘의 알자임 검문소 인근에서 자아비스의 자동차가 고장이 났고 폭발했다.

팔레스타인인 재소자 인권 단체 ‘아다미어’는 자동차 고장 때문에 가스 실린더가 폭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자아비스의 차를 결코 조사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자아비스가 자동차를 폭파시켜 검문소를 자살 공격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화상을 입은 자아비스를 15분 넘게 보도에 방치했다.

2018년에 자아비스는 항소하러 법원에 출두하면서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보다 더 큰 고통이 있을까요?

“저는 치료를 받지 못했습니다. 이제 손가락이 없어요. 2년이나 갇혀 있습니다.

“제가 여기 갇혀 있어야 할 이유는 하나도 없습니다.”

자아비스도 지난주에 풀려났다.

최고령 투사가 풀려나다

하난 바르구티는 이스라엘이 석방한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중 나이가 가장 많다. 그녀의 가족은 저항 운동으로 명성이 높다.

그녀의 형제 나엘은 팔레스타인인 정치수 중 가장 오랫동안 수감돼 있다. 하난은 풀려난 후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연설했다. “우리가 이 땅의 주인입니다. 이스라엘이 테러리스트이고, 우리 땅을 강탈한 자들입니다.

“저들은 우리를 박해합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저들은 우리의 저항을 자초했습니다.

“계속 저항해야 합니다. 유혈과 파괴에도, 저들이 우리 집을 무너뜨려도 말입니다. 저항은 우리에게 존엄을 찾아 줍니다.” 하난은 하마스 머리띠를 두르고 연설했다.

하난은 올해 9월에 체포됐다. 이스라엘 법무부가 한 말은 그녀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것뿐이었다.

하난은 재판 없이 감옥에 갇혀 언제 풀려날지 기약 없는 수감 생활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