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행진:
1월 13일 국제 행동의 날에 최대 동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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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한국에서의 새해 첫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1월 6일 오후 2시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이스라엘은 인종 학살 즉각 멈춰라!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를!’ 집회가 열렸다. 재한 팔레스타인인들과 아랍인들, 국내 시민사회 단체 39곳이 함께하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주최했다.
새해에도 이스라엘은 난민촌을 공격하는 등 인종 학살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석달 동안 가자지구에서는 사망자만 2만 2000명이 넘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염병까지 퍼지고 있다.
그 와중에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은신하고 있던 팔레스타인 저항 지도자들을 드론 공격으로 살해했다. 어떻게든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의 사기를 꺾으려고 확전 위험을 불사하고 레바논 영토에서 테러를 자행한 것이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은 학살 중단과 점령 종식을 위해 굳건히 맞서 싸울 것을 결의했고,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도 계속되고 있다. 다음 주에는 영국 전쟁저지연합 등이 발의한 ‘1·13 팔레스타인 연대 국제 행동의 날’을 맞아 세계 곳곳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가 벌어질 예정이다.
이런 배경에서 열린 이번 집회에서는 한국에서도 1월 13일에 최대한 많이 모이자고 거듭 강조됐다.
가자지구 출신 팔레스타인인 살레흐 씨는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학살도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 정신을 꺾지 못하고 있다며 연대를 호소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전역에서 전쟁을 벌이는 것에 멈추지 않고 해외에서도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최근 이스라엘군은 레바논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저항 지도자들을 살해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이는 미국과 서방의 지지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과거에도 팔레스타인 안팎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살해해 왔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의 대의와 저항 정신을 꺾지 못했습니다. 과거에도 성공하지 못했고, 지금도 성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인 유학생 섀 나이두 씨는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의 역사와 경험을 이야기했다.
“저는 아파르트헤이트 때문에 부당하게 차별받던 사람들의 눈에서 공포와 수치심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아파르트헤이트 어디에 인류애가 있고 동정심이 있으며 신뢰와 공정이 있단 말입니까?
“우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이스라엘을] 보이콧하고, 시위를 벌이고, SNS에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1월 13일에 국제 행동의 날이 열립니다. 우리의 힘을 최대한 모아서 팔레스타인에서 영구적 휴전을 쟁취해 낼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자연대 활동가 김종환 씨도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키우자고 힘주어 말했다.
“이스라엘이 18년 만에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격한 것은 확전 가능성을 무릅쓰고 도박을 벌인 것입니다. 살레흐 씨가 말했듯이 이스라엘이 그럴 수 있는 것은 미국과 서방이 이스라엘을 한껏 지지해 주기 때문입니다.
“국제 행동의 날은 우리가 이스라엘과 미국에게 한 방 먹일 기회입니다.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이미 미국과 영국 등 서방 지배자들에게 커다란 정치적 압력이 되고 있습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한국어·아랍어·영어로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시작했다.
“타히야 타히야 팔라스띤!(만세 만세 팔레스타인)”,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를!”, “From the river to the sea, Palestine will be free(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은 해방되리라)!”
세종대로 사거리, 종로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은 행진 대열에 따뜻한 관심과 호응을 보냈다. 너도나도 카메라를 꺼내 행진 대열을 촬영했고, 구호를 따라 외치거나 행진에 합류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집회 주최 측은 거리의 시민들에게 1월 13일의 행동을 알리는 유인물을 반포했는데, 유인물을 받아 유심히 읽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특히 명동 거리에서의 반응은 뜨거웠다.
국제적으로 팔레스타인 연대 정서가 광범하다는 것을 보여 주듯 많은 외국인들이 함께 구호를 외치며 지지를 보냈다. 니캅이나 히잡을 쓴 무슬림 여성 일행은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채 한참 동안 행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명동성당 앞에서 한 할아버지는 막 명동 거리에 진입한 행진 대열로 다가와 참가자들과 연신 악수를 나눴다. 노점상들은 참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엄지를 들어 보였다.
행진은 명동 거리 인파 한 가운데서 “Free Free Palestine!” “Free Gaza!” 구호를 우렁차게 외치고 1월 13일 국제 행동의 날을 알리며 마무리됐다.
한 파키스탄계 영국인 여성은 집회가 끝나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 처음 참가했는데 정말 놀랐다. 한국은 무슬림 인구도 적고, 무슬림이 아니라면 대체 왜 사람들이 집회에 나오겠냐고 생각했다. 하지만 집회에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나온 걸 보고 정말 놀라웠다. 인류애를 지지하고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이는 곳이구나 하고 느꼈다.”
미국 보스턴에서 온 한 대학생도 “한국에서 매주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꾸준히 열린다는 게 감동적”이라며 “1월 13일에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 좋겠다” 하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을 꺾지 못하고 있고,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새해에도 계속될 것이다.
1월 13일 팔레스타인 연대 국제 행동의 날에 최대한 많이 모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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