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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폭격:
미국과 영국이 중동에서 제국주의적 학살을 분출시키다

미국 주도 연합군이 1월 11일 예멘을 기습 공격한 데 이어 13일 추가 폭격했고, 예멘의 후티는 16일 미국 선박을 공격했다. 아래 기사는 11일 첫 공격이 벌어진 직후에 쓰였다.

1월 11일 목요일 새벽에 미국과 영국이 예멘에 미사일을 발사해 중동에서 확전의 가능성을 심각하게 높였다. 이는 이란과 더 끔찍한 충돌을 부를 수 있는 일이다.

미국·영국은 전투기와 군함을 동원해, 예멘 후티 전사들이 상선을 공격하는 데 이용된다고 자신들이 지목한 곳을 표적 삼아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 공군은 “이란이 후원하는 후티 반군 근거지 열여섯 곳에 있는 60개 이상의 표적”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는 영국 공군 전투기 ‘타이푼’이 “후티 세력이 국제법 위반 행위를 저지를 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선정된 표적을 유도탄을 사용해 “정밀 타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폭격의 목적은 국제법 수호가 전혀 아니다. 그보다는 서방이 여전히 중동을 장악하고 있으며 선을 넘는 나라는 누구든 벌할 것임을 전 세계에 보여 주기 위한 것이다.

미국·영국의 폭격은 중동 전역에서 일고 있는 제국주의에 대한 분노를 키울 것이다. 1월 12일(현지시간) 후티에 대한 표적 공습 작전에 합류하기 위해 이륙하는 미국 전투기 ⓒ출처 U.S. Central Command

이런 행보는 이미 중동 전역에서 일고 있는 제국주의에 대한 분노를 키울 뿐이다. 그것은 가자지구에서 인종 학살 전쟁을 벌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분노이자, 동시에 이스라엘에 무기와 재정을 대고 정치적으로 비호하는 미국과 영국에 대한 분노이기도 하다.

서방의 예멘 공격 소식은 분노에 불을 댕겼다. 심지어 중동의 친미 성향 지도자들도 우려와 유감을 표할 정도였다.

예멘에서 오래도록 계속되던 내전을 끝내기 위한 협상 중재자 구실을 하던 오만은 후티 저항 세력을 표적 삼은 폭격에 “우려”를 표했다. 후티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5명이 사망했다.

오만 왕정의 외교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우방국들이 군사적 행동에 나선 것에 비판 외에는 달리 반응할 수 없다”고 했다.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한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공격 때문에 역내 갈등이 확산될 위험이 있다고 오만은 여러 차례 경고해 왔다”며 말이다.

쿠웨이트 외교부 역시 이 폭격에 “심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런 입장은 예멘과 국경을 접한 강국 사우디아라비아의 견해에 따르는 것인데,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10년간 계속된 후티와의 전쟁에서 발을 빼려 애쓰고 있다.

요르단은 서방 주요국들이 이스라엘을 “자제시키지” 못한 탓에 이스라엘이 이 지역 안보를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을 보탰다.

이 정권들은, 그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학살을 방관해 온 무슬림 나라의 지도자들에 대한 분노가 서방의 이번 행동 때문에 커질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1월 12일 금요일에 후티는 미국·영국의 예멘 폭격을 어떻게도 정당화할 수 없는 “야만적 행위”라고 규탄했다. 또한 이스라엘로 향하는 배들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후티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에 지지를 표하는 일환으로 홍해를 지나는 화물선을 공격해 왔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 후티는 헬리콥터, 드론, 탄도미사일 등을 이용해 공격을 펼쳤다.

올해 들어 세계 주요 해운 기업들이 모두 소속 선박의 홍해 항행과, 핵심 항로인 이집트 수에즈 운하 항행을 금지했다.

후티군 대변인 야히야 사리는 이렇게 경고했다. “미국과 영국의 적군들은 우리 예멘인들을 범죄적으로 공격한 것의 책임을 전적으로 져야 한다. 반드시 책임을 물리고 벌을 받게 할 것이다.”

중동의 저항 단체들은 제국주의에 맞선 투쟁을 더욱 키우기로 결의했다. 레바논 헤즈볼라는 성명을 발표해 이렇게 밝혔다. “이번 공격은 미국이 가자지구와 중동 지역에서 시온주의 대적이 저지르는 비극과 학살에 전적인 공범임을 다시 한 번 밝히 보여 줬다.

“미국이야말로 살해·파괴 집단을 계속 지원하는 세력이며, 그 집단의 적대 행위와 범죄 행위를 가려주고, 억압받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위해 일어서는 모든 이들이 중동 전역에서 겪는 공격을 비호하는 세력이다.”

서방의 폭격이 낳은 뜻하지 않은 결과 하나는 예멘인들을 단결시켰다는 것이다. 장기간의 내전에서 후티의 반대편에 섰던 이들까지도 말이다.

예멘인 대부분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따라서 후티의 홍해 선박 공격을 지지한다.

알자지라는 웹사이트에서 이렇게 보도했다. “후티가 홍해에서 펼치는 작전과 가자지구 사람들에 지지를 밝힌 것은 예멘인의 커다란 지지를 받고 있다.”

[이번 공격으로 후티는] 조직원 확보에 탄력을 받았고, 팔레스타인인들에 연대하는 대규모 시위도 조직할 수 있었다.”

[예멘 소재] 연구 기관 사나센터의 선임 연구원 압둘가니 알이리야니는 이렇게 지적했다. “이번 대치에서 후티는 공격에 나선 첫날 사실상 승리했다.”

영국 총리 리시 수낙은 이 폭격이 “자기방어”라고 주장했다. 여지껏 영국 국기를 단 배는 단 한 척도 공격받은 적이 없는데도 말이다.

그러나 수낙은 자신의 진정한 목표가 정치적·경제적인 것임을 스스로 누설했다. 영국은 “항행·교역의 자유를 언제나 수호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그리고 영국 노동당 대표 키어 스타머는 이번 공격을 재빨리 지지하고 나섰다.

스타머는 12일 B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영국 정부의 행위를 노동당이 지지하는지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렇다. 정부는 어젯밤 비상안보대책회의 ‘코브라’를 통해 당시로서는 시행 예정이었고 이제는 시행된 군사 작전에 관해 내게 브리핑해 줬다.”

노동당이 제국주의에 맹목적 지지를 보내도 수많은 영국인들은 이에 동조하지 않을 것이다. 영국인들은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를 통해 서방의 정책에 반대함을 이미 보여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