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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미국·영국의 예멘 폭격은 서방의 제국주의 권력의 한계를 보여 준다

유럽의 아프리카 식민 점령을 다룬 조셉 콘래드의 유명한 소설 《암흑의 핵심》(1899)에는 다음과 같은 묘사가 나온다. 프랑스 군함이 “대륙을 향해 포격을 하고 있었던 거야. 펑 하고 6인치 대포 중의 하나가 발사되면, 작은 불꽃이 뻗쳤다 사라지고, 약간의 흰 연기도 보였다 사라지고, 작은 탄도 하나가 휘익 소리를 냈지만, 사실 아무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네. 도대체 아무 변화도 일어날 수가 없었다고.”

미국과 영국이 예멘에 가한 잔혹하지만 헛된 폭격의 이미지를 내게 연상시키는 구절로 이만한 것도 없다. 미국 대통령 바이든과 영국 외무장관 데이비드 캐머런 같은 자들은 이번 공격을 정당화하며 서구 열강의 우월함을 한껏 뽐낸다. 그러나 사실 이 군사 작전은 서구 열강의 무능을 실토한 것이다.

주류 언론은, 예멘 지역 대부분을 통제하는 후티 운동을 이란의 “꼭두각시”라고 줄곧 폄훼한다. 그러나 후티가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며 홍해 해운에 지장을 가한 근본 원인은 이 지역의 오랜 역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랫동안 예멘은 서방 제국주의 강대국들과 중동 지역 강국들의 각축장이었다. 19세기에 영국은 영국령 인도 제국과의 교통 경로를 장악하기 위해 예멘 남부의 아덴을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빼앗았다. 1960년대에 영국의 식민 제국이 붕괴하고 있을 때 영국은 당시 이집트 대통령 가말 압델 나세르가 전투적 아랍 민족주의를 예멘으로 확산시키지 못하게 사우디아라비아 왕가와 손을 잡고 막으려 했다.

좌파적 게릴라 투쟁이 페르시아만 연안 전역으로 번졌다. 영국은 아덴을 놓치지 않으려고 게릴라 투쟁에 맞서 잔혹한 전쟁을 벌였다. 나중에 보수당 하원의원이 되는 영국군 대령 콜린 미첼은 당시 아랍인을 살해한 휘하 병사들에게 [잼 제조기업] 로버트슨즈의 [흑인을 인종차별적으로 묘사한] 골리옥 캐릭터 스티커를 [살해의 징표로] 수여했다. 영국은 1967년 11월 아덴에서 쫓겨났지만, 오만의 지배자 술탄을 도와 오만 남부 도파르주(州)의 항쟁을 분쇄하는 데서는 비교적 성공을 거두었다.

시아파 이슬람의 한 분파의 영향을 받은 후티 운동은, 2011년 아랍 혁명으로 촉발돼 그 여파로 벌어진 일련의 쟁투의 산물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서방의 지원을 받아 후티 운동을 분쇄하기 위해 7년에 걸친 전쟁을 벌였다. 이 전쟁에서 수십만 명이 폭격·질병·굶주림으로 목숨을 잃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재래식 군사력이 후티보다 우월했음에도 후티는 그에 맞서 전쟁을 교착 상태로 끌고 갔다. 현재 중동산 에너지의 최대 수입국이 돼 있는 중국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사이의 외교 관계 복원을 중재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멘에서 이룬 후티와의 휴전을 항구적 휴전으로 바꿀 기회를 잡으려 노력 중이다.

역내 힘의 균형이 서방 제국주의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미국·영국의 폭격에 “확전” 위험을 경고하는 것으로 대응하고, 오만은 미국과 영국이 “우리 조언을 거슬러” 행동했다고 한 것이다.

후티군이 예멘 북부 사다주(州) 알바카 인근에서 미국과 이스라엘 국기를 밟고 선 채 드론 조종 훈련을 하고 있다 ⓒ출처 Houthi Media Center

서방의 군사 행동으로 예멘인들의 선박 공격이 중단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 워싱턴D.C.의] 중동연구소 연구자 이브라힘 잘랄을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잘랄은 후티를 여러 해에 걸쳐 게릴라 전투로 단련되고 사우디아라비아의 폭격을 견뎌낸 기민한 군사 집단으로 묘사한다.

“잘랄은 후티가 ‘대규모의 영구적 군사 시설은 거의 없’는 반면 지하 터널·동굴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동식 로켓·드론 발사대를 이용하기 때문에 그들을 표적 공격하기가 매우 까다롭다’고 지적했다. 잘랄은 [지난] 금요일의 폭격이 ‘외과수술적이지만 대개 전술적·상징적’인 것이었다며, 그 공격으로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데에 회의를 표했다.

“잘랄은 ‘후티가 잃을 것은 별로 없는’ 반면 얻을 것은 많다고 지적했다.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전쟁 덕에 후티는 중동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의 대의의 수호자로 자리매김돼, 예멘 안팎에서 대중적 지지를 얻고 예멘 내부의 불만을 다른 데로 돌릴 수 있었다.”

바이든은 후티가 수그리지 않으면 추가 군사 행동을 벌이겠다고 위협했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 폭격 규모를 키우고 민간인을 더 살상하는 것? 20세기 역사가 주는 중요한 교훈 중 하나는, 폭격은 폭격당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정부를 갈라 놓는 것이 아니라 더 결속시킨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다음 수순은 무엇일까? 지상군 파병? 미국·영국 우파들은 이란이 후티라는 꼭두각시를 움직이는 주체라고 엉뚱하게 낙인 찍고는,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겠다고 떠들고 있다.

그러나 어떤 추산치에 따르면, 미국이 이란을 점령하려면 지상군 180만 명이 필요할 것이다. 미군 현역병을 통틀어도 133만 5000명밖에 안 된다. 이란 점령은 미국의 군사적 역량을 명백히 뛰어넘는 일이다. 이라크 전쟁의 경우처럼 이번에도 중동은 미국 제국주의의 힘의 한계를 밝히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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