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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행진:
지속되는 팔레스타인인 학살과 예멘 폭격을 규탄하다

팔레스타인 연대 18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1월 20일(토) 오후 2시 서울 청계천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18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재한 팔레스타인인, 이집트인 등 아랍인들을 포함한 다양한 국적의 이주민과 유학생, 한국인 참가자들이 어우러져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일부라는 점이 물씬 느껴졌다.

같은 날 3시 울산에서도 집회가 있었고, 19일에는 인천에서 집회가 열렸다. 모두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한 다국적 집회였다.

이 집회들을 주최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은 재한 팔레스타인인과 아랍인 커뮤니티들, 그리고 국내 단체 39곳이 함께하고 있다.

이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시작된 지 100일이 훌쩍 넘었다. 이스라엘군은 “저강도 전쟁으로 전환” 운운했지만,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민간인 학살 공격은 전혀 완화되지 않았다. 미국은 이스라엘을 자제시키려는 척하지만, 무기와 돈을 지원하고, 오히려 예멘을 직접 폭격해 위험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그에 맞서는 목소리도 그 어느 때보다 크다. 1월 13일 국제 행동의 날에는 한국을 포함 45개국 121개 도시에서 집회가 열렸다. 이날 예멘 수도 사나에서도 폭격에 굴하지 않겠다며 100만 명이 모였다. 남아공 정부는 이스라엘을 인종 학살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해 국제적 반이스라엘 여론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서울 집회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강한 바람이 불고 간간히 비도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참가자들은 활력 있었다.

1월 20일 오후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이스라엘은 인종 학살 즉각 멈춰라,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를’ 18차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18차 집회에서 팔레스타인계 요르단인 무함마드 카리오티 씨, 대학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행동을 하고 있는 이시헌 씨, 이집트인 무함마드 사이드 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계 요르단인 무함마드 카리오티 씨가 첫 발언자로 나섰다. 그는 이스라엘의 만행과 팔레스타인인들이 겪는 고통을 더 널리 알려 달라고 호소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학살을 벌이면서 테러리스트를 제거하겠다고 합니다. 여성과 아이들이 테러리스트입니까? 병원, 학교, 모스크, 교회를 폭격하는 게 테러리스트 제거입니까? 이것은 그저 이스라엘이 겁먹었다는 것을 보여 줄 뿐입니다.”

“이스라엘 군인들은 팔레스타인인을 조롱하는 영상을 SNS에 올리고 있습니다. 부인에게 보내는 생일 선물이라면서 건물들을 폭격하고 ... 가정집에 침입해 물건들을 훔치는 걸 촬영해서 올렸습니다.

“반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벌이는 범죄에 대해 공개적으로 한마디라도 하면 이스라엘에 의해 체포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이 팔레스타인인들이 겪는 일에 대해서 끊임 없이 이야기하고 소식을 퍼트려 주십시오.”

대학에서 동료 학생‍·‍유학생‍·‍학내 노동자들과 팔레스타인 연대 행동을 하고 있는 이시헌 씨는 미국과 영국의 예멘 폭격을 규탄했다.

“미국은 후티가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비난하지만, 미국이야말로 국제재판을 대놓고 조롱하고 있는 이스라엘을 적극 비호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강대국이지만 결코 사태가 그들 뜻대로만 전개되지 않을 것입니다. 바이든이 시인했듯이 미국의 폭격은 후티의 홍해 작전을 전혀 중단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서방이 이스라엘을 비호하면 할수록, 그들의 권위는 땅에 떨어지고 있고 그들에 맞선 저항은 커지고 있습니다.”

이집트인 무함마드 사이드 씨도 이스라엘과 미국을 규탄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벌이는 인종 학살로 “이스라엘이 중동의 유일한 민주주의자들이라는 거짓이 폭로[됐습니다.]”

“미국과 서방의 이스라엘 지원은 중동과 전 세계에서 전쟁 위협을 키우고 있습니다.”

1월 20일 오후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이스라엘은 인종 학살 즉각 멈춰라,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를’ 18차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의 눈물》 번역자인 오수연 작가가 팔레스타인인 유학생 나리만 씨와 함께 팔레스타인 저항 시를 낭독하고 있다 ⓒ이미진

한편, 이날 집회에서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목소리를 한국에 전하려고 오랫동안 노력해 온 오수연 작가가 팔레스타인 저항 시를 재한 팔레스타인인과 함께 낭송하는 뜻깊은 자리도 마련됐다.

오수연 작가는 2003년 한국작가회의의 ‘이라크 반전 평화팀’과 함께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을 방문했고, 이후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라는 문인 모임을 만들어 팔레스타인 문인들과 활발히 교류해 왔다. 팔레스타인인 작가 14인의 산문집 《팔레스타인의 눈물》을 엮었고, 팔레스타인인 시인 자카리아 무함마드의 시선집 《우리는 새벽까지 말이 서성이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를 번역했다.

팔레스타인의 대표적인 저항 시인 마흐무드 다르위시의 ‘나는 거기서 왔다’와 지난해 작고한 자카리아 무함마드의 ‘눈물’을 오수연 작가가 한국어로, 재한 팔레스타인인 나리만 씨가 아랍어로 낭독했다.

언어는 다르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과 아픔을 한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오수연 작가가 추천하는 더 많은 시들이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의 웹사이트에 게재될 예정이다.

이날 집회 주최 측이 준비해 나눠 준 팔레스타인 연대 버튼도 큰 인기가 있었다.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행진에 나섰다. 이날 행진은 광화문 사거리, 주한 미국 대사관 앞, 인사동 거리, 종로를 거쳐 다시 집회 장소로 돌아오는 경로였다. 참가자들은 “프리 프리 팔레스타인!” “이스라엘은 학살을 중단하라!” “가자를 살리자!” 등의 구호를 목청껏 외쳤다.

광화문 사거리 인근에서 열리던 ‘이태원 참사 특별법 공포 촉구 대회’ 참가자들이 건너편을 지나는 행진 대열을 관심 있게 지켜봤고,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팻말 등을 나눠주던 사람들이 행진 대열로 다가와 격려와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KT 본사 건물 앞에는 KT전국민주동지회가 부착한 팔레스타인 연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미국 대사관 앞을 지날 때 참가자들은 “예멘 폭격 중단하라”와 “프리 가자” 구호를 더 크게 외쳤다.

마침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서 정치 연설회를 하던 민중민주당 참가자들과도 서로 손을 흔들고 연대를 표했다.

오늘 행진 대열은 적극적인 호응을 보내는 내외국인을 많이 만났다. 구호를 따라 외치고, 주최 측이 준비한 팻말‍·‍엽서 등을 받아가는 시민들이 많았고, 벅찬 표정으로 박수를 치던 한 외국인이 행진에 합류하기도 했다. 인사동에 진입하자 카메라 세례가 이어졌다.

팔레스타인인 청년과 이집트인 청년과 어린이들은 자발적으로 만들어 온 홍보물을 인도에서 나눠 줬다.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웹사이트 홍보물과 사탕을 함께 포장한 것이었다. 꽤 많은 사람들이 사탕 홍보물을 받았다.

이집트인 활동가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 벌인 학살의 역사를 정리한 유인물을 행진 대열 주변의 시민들에게 나눠 줬다.

이스라엘 대사관 앞으로 돌아온 참가자들은 계속 팔레스타인 연대 행동을 이어 가자고 다짐하며 행진을 마쳤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한 캐나다인은 “한 주 동안 무기력함을 느끼다가도 이 집회에 오면 해방감을 느낀다” 하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길 가다 우연히 집회를 목격한 뒤로 매주 빠짐없이 친구들과 함께 집회에 참가해 오고 있다. 분노가 행동으로 표출돼야 하는 이유다.

다음 집회는 1월 27일(토) 오후 2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열린다.

팔레스타인 연대 18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18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18차 집회에 참가한 이집트인들이 북을 연주하며 행진 참가자들의 흥을 돋구고 있다 ⓒ이미진
유모차를 타고 팔레스타인 연대 18차 집회 참가한 아이가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18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18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18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18차 집회 참가자가 팔레스타인 깃발을 매단 반려견과 함께 행진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18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18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서울 도심 행진을 마치고 이스라엘 대사관 앞으로 돌아온 팔레스타인 연대 18차 집회 참가자들이 정리 집회를 하고 있다 ⓒ이미진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 독립!” 서울시 광화문 KT 본사 건물 앞에 KT전국민주동지회가 부착한 팔레스타인 연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