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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라파흐 지상전 개시일 발표:
라파흐 대학살을 중단하라

“라마단까지 우리의 인질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전투는 계속되고 라파흐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사실을 국제사회와 하마스 지도부는 알아야만 한다.”

이스라엘 전시내각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통합당 대표 베니 간츠가 한 말이다.

올해 라마단은 3월 10일에 시작된다. 그때까지 팔레스타인인들이 항복하지 않으면 가자 주민들이 라마단을 기리지 못하게 하겠다고 위협한 것이다.

달리 말하면, 이스라엘군은 3월 10일까지 라파흐를 계속 공습한 뒤 지상전을 개시하겠다는 말이다.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는 극도로 야만적이 될 지상전 계획을 지지했다. 네타냐후는 현재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 중인 휴전과 인질 석방 협상이 성사되면 “얼마간 미뤄지겠지만, 결국 [라파흐를 공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실시돼야 한다. … 완전한 승리가 우리의 목표이고, 그게 눈앞에 있기 때문이다.” 협상 결과에 관계없이 라파흐로 진격할 것이라는 얘기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은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짐승 취급을 당하며 남부의 소도시로 내몰렸다.

라파흐는 가자지구 최대 난민촌이 됐다. 팔레스타인인들은 그곳에서 앞으로 2주 동안 가슴 졸이는 하루하루를 보내게 될 것이다. 그 사이에 이스라엘군은 계속 공습해 팔레스타인인들을 죽이고 텐트촌을 불태울 것이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 140만여 명이 대피해 있는 라파흐의 난민촌 ⓒ출처 UNRWA

지난해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군은 이미 약 3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했다. 그들 중 대부분(약 2만 명)은 아이와 여성이었다.

이제 이스라엘군은 라파흐에서 지상전을 벌여 팔레스타인인들을 가자지구에서 아예 쫓아내려고 한다.

이스라엘이 피난민들의 안전을 보장해 줄 거라고 도대체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야 하나? 아니면 이집트로 탈출해야 하나?

가자지구 중부와 북부는 파괴됐다.

자밀라 엘레이와(66세)는 라파흐를 필사적으로 탈출해 고향인 누세이라트(가자 중부)로 돌아갔다. 자밀라는 누세이라트가 “유령 마을”로 변했다고 말했다.

“주택들은 그저 파손된 것이 아니었어요. 불도저가 밀어 치워 버렸어요. 내가 살던 근처는 아무것도 없고 모래만 있는 텅 빈 들판이 됐어요. 집이라고는 없어요. 우리 이웃과 가족들의 집이 죄다 없어졌어요.”

식량과 물을 구하는 것은 라파흐에서보다 더 어렵다. “슈퍼마켓도 없고 빵집도 없어 사람이 여기에서 살 수 있을 거라는 표징이 없어요.”(미국의 중동 전문 매체 〈몬도와이스〉, 2월 18일 자)

사람들이 라파흐에서 쫓겨나 이런 상황으로 내몰린다면 굶주림, 물 부족, 전염병으로 떼죽음을 당할 것이다.

도살장

가자지구 남부에서는 이스라엘군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하고 있다. 최근에만 수백 명이 폭격으로 사망했다. 이스라엘 군대는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을 공격해 폐원 위기에 빠뜨렸다. 나세르 병원은 가자지구에서 가동되고 있는 최후의 대형 병원이다.

이집트 쪽 라파흐 국경은 이집트 독재자 엘시시가 봉쇄했다. 엘시시는 이스라엘의 인종 청소 계획에 적극 공모하고 있다.

엘시시 정권은 국경 지대인 시나이반도 사막 지대에 가자지구에서 쫓겨난 사람들을 수용할 수용소를 만들고 있다.

또, 엘시시 정권은 여러 해 동안 아이시스(ISIS)를 상대로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면서 그 지역 베두인족을 강제로 추방해 왔다.

그러나 베두인족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개전 이래 사막에 갇힌 팔레스타인인들을 돕고, 지난해 11월 초 라파흐 국경이 부분 개방되자 가자지구에서 온 팔레스타인인 부상자들을 구호했다.

이런 사실들은 엘시시 정권이 이스라엘의 제2의 나크바(대재앙)에 공모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집트 지배자들은 수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집트로 몰려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여 있다.

이집트 경제가 극도로 취약한 상황에서(2023년 이집트 국가 채무는 국내총생산(GDP)의 92.9퍼센트에 이른다), 팔레스타인인들의 대거 유입은 정치적 급진화와 혁명적 불안을 촉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엘시시 정권은 높다란 장벽과 난민촌을 건설해, 이스라엘 및 서방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2011년 혁명의 재발을 피하고자 한다.

2월 19일 레바논에서는 엘시시 정권의 범죄적 공모 행위에 분노한 시위대가 베이루트 주재 이집트 대사관 입구를 막고 시위했다.(본지에 실린 ‘레바논 활동가가 전한다: 이집트 대사관 입구를 막고 이스라엘과 공모하는 이집트 정권 규탄하다’를 보시오.)

시위대는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국경을 즉각 개방하고 식량과 의약품을 지원하라! 부상자들을 안전한 곳으로 후송하라! 시나이반도 수용소 건립을 중단하라! 이스라엘 대사관을 이집트에서 추방하라!

요르단에서도 이스라엘에 공모하는 자국 정권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2월 들어 연속해서 조직됐다. 요르단을 통해 이스라엘로 향하는 물자 수송을 중단하라는 것이 핵심 요구였다.

홍해 위기 때문에 걸프 국가들에서 이스라엘로 물자를 수송하는 데서 요르단이 중요한 통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위대는 요르단 정권의 정책을 “수치스러운 다리”라고 비난했다. 시위대는 이스라엘로 갈 트럭들이 있는 거리를 따라 인간 사슬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