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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폭 증보 유럽의회 선거 결과:
중도 좌/우 정치인들의 이민자·난민 공격이 극우를 키워주다

유럽의회 선거 직후 프랑스 상황을 추가했다.

유럽의회 선거는 극우와 파시스트에 대한 지지가 급증했음을 보여 줬다. 유럽의 보수 정당 대부분도 선전했다.

프랑스에서는 마린 르펜과 조르당 바르델라의 파시스트 정당인 국민연합(RN)이 31.5퍼센트를 득표해, 신자유주의자 에마뉘엘 마크롱이 이끄는 선거 연합을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따돌렸다. 지난 2019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국민연합은 23.3퍼센트를 득표했다.

프랑스에서 마크롱의 정당보다 2배 이상 득표하며 약진한 파시스트 정당 국민연합 ⓒ출처 Rassemblement National

국민연합의 대약진에 치욕을 당한 마크롱은 긴급하게 조기 총선을 선언했다(하단 관련 기사 참고). 총선 1차 투표는 6월 30일이고, 결선 투표는 7월 7일이다.

프랑스의 다른 정당들은 파시스트의 뒤를 쫓고 있다.

주류 사회민주주의 정당인 사회당이 이끄는 선거 연합은 14퍼센트, 장뤼크 멜랑숑의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는 10퍼센트를 득표했다.

총 720석인 유럽의회는 실질적 힘이 거의 없다. 입법 절차를 시작하지도 못하고 예산을 결정하지도 못한다. 그 권한은 선출되지 않는 기구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있다.

그런 만큼 선거 결과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전체 투표율도 약 50퍼센트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선거 결과가 주는 엄중한 경고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는 각국의 거의 모든 주류 세력이 전쟁을 지지하고 인종차별 정책을 펴는 험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이민자를 공격하는 프랑스의 신자유주의자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과 독일의 주류 사회민주주의 총리 올라프 숄츠의 언사는 더 광범한 인종차별을 부추겼다.

독일 보수 정당 출신이자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의 지도하에서 유럽연합은, 유럽에 입국하려는 사람들을 죽도록 방치하고 이민을 억제하는 정책을 펴 왔다.

지난 10년 동안 유럽에 가려다 지중해에서 익사한 사람만 거의 3만 명에 달한다.

독일에서는 극우 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AfD)이 16퍼센트를 득표해, 보수 정당인 기민·기사당(30퍼센트를 득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현 독일 중앙 정부를 구성하는 주류 사회민주주의 정당인 사민당(SPD)과 녹색당, 자유당(FDP)의 득표는 다 합쳐도 전체 표의 3분의 1이 안 된다.

자라 바겐크네히트의 정당 BSW[‘자라 바겐크네히트 동맹’]는 5.7퍼센트를 득표했다. BSW는 경제적 좌경주의와 이민자에 적대적인 사회적 보수주의를 혼합한, “워크(woke)가 아니라 노동자를 위한다”는 [영국의 조지 갤러웨이류] 정치 세력의 일종이다. BSW는 처음으로 유럽의회에 진출하게 될 것이다.

바겐크네히트가 분열해 나온 정당 디링케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다.

오스트리아에서는 파시스트 정당인 자유당(FPÖ)이 29퍼센트를 득표해 선두를 달렸고, 이는 2019년보다 12퍼센트포인트 오른 것이다. 반면 보수당인 국민당(OVP)의 득표는 13퍼센트포인트 줄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9월에 총선이 예정돼 있다. 이번 선거 결과는 파시스트가 총선에서 제1당이 될 위험성을 보여 준다. 이는 파시즘 반대 운동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이탈리아에서는 파시스트 조르자 멜로니가 공식 정치를 주름잡는 흐름이 계속됐다. 멜로니의 이탈리아형제당은 29퍼센트를 득표했다.

유럽 전역의 정부들은 정치 색조를 막론하고 대부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학살을 지지하고, 우크라이나에 의한 대(對)러시아 전쟁의 확전을 촉구한다.

좌파가 투쟁하지 않는다면 주류가 처한 위기에서 이익을 얻는 쪽은 극우다.

그렇다고 해서 파시스트의 부상이 필연적인 것은 아니다. 유럽(영국 포함) 전역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인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은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동시에 자본주의와, 뭇사람이 흔히 ‘민주주의’라고 여기는 것의 한계에 관해 날카로운 물음을 제기하는 잠재력을 보여 줬다.

인종차별과 전쟁에 맞서 대중적 단결을 구축하고, 동시에 혁명적 사회주의 조직의 중핵을 건설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6월 9일 레퓌블리크 광장에 모인 프랑스 인종차별 반대 활동가들 ⓒ출처 Photothèque Rouge

프랑스 마크롱의 타협은 극우의 확장에 기여했다

프랑스의 선거 결과를 보면, 인종차별에 편승해서는 극우를 견제하기는커녕 오히려 강화시키기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랑스의 한 주요 정치 분석가는 지난 일요일(6월 9일)에 이렇게 썼다. “에마뉘엘 마크롱은 국민연합에 맞선 방벽이 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국민연합으로 가는 다리 구실을 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내무부 장관 제랄드 다르마냉은 악독한 이주민 반대 법을 통과시켰고, 당시 파시스트들의 지원에 기댔다.

이는 파시스트들이 ‘나름 일리 있는 세력’인 양 보이도록 만드는 효과만 냈다. 그리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듯 파시스트들은 더욱 가혹한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한 마크롱 정부는 경찰력을 강화하고, 일부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를 금지하고, 일련의 무슬림 혐오 조치들을 시행했다.

우크라이나에 나토 병력을 파병하자는 마크롱의 군국주의적 행보도 파시스트들의 세력 확장 수단인 제국주의와 민족주의를 강화해 파시스트들의 세력 확장에 이롭게 됐다. 파시즘을 무찌르려면 파시즘과 대결해야지, 타협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인종차별 반대 단체인 ‘연대의 행진’은 월요일(6월 10일)에 이렇게 말했다. “마크롱과 다르마냉이 파시즘을 위한 길을 열어 줬다.

“상황은 긴박하다. 투쟁 속에서 프랑스 청년, 이민자 청년, 노동자와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모두 단결해야 한다. 인종차별과 식민주의 그리고 파시즘에 맞서!”

마크롱은 왜 조기총선 선언했을까?

마크롱이 이번 도박으로 노리는 것은 르펜의 약진(그리고 또 다른 파시스트 정당이 5.3퍼센트를 득표한 것)에 충격을 받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지하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선거 연합은 참패할 수 있고, 그리되면 마크롱은 다른 정당의 인사를 총리로 임명해야 할 수 있다. 보수 정당인 공화당이나 심지어 국민연합 인사를 총리로 앉혀야 할 수도 있다.

어쩌면 마크롱은 국민연합이 정부를 운영하면서 국정 운영의 미숙함을 드러내 스스로 지지율을 깎아먹을 것이라고 계산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위험한 불장난이다. 국민연합이 승리한다면 수천만 명이 위험에 노출될 것이다.

국민연합은 이민자와 무슬림 그리고 노동계급 전체를 위협할 것이다.

국민연합 총리가 탄생하면, 경찰과 군대 내 고약한 인종차별주의자들이 기세등등해질 것이다. 또한 지금은 세력이 작지만, 공식정치 바깥에서 활동하는 파시스트 갱단이 더욱 성장할 토양이 마련될 것이다.

지금 프랑스에서는 파시스트만 빼고 모든 정당이 연합하자는 “공화주의 전선”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바로 이런 타협과 후퇴의 정치가 좌파 정치를 무디게 만들었고, 파시스트가 부상할 조건을 형성하는 데 일조했다.

좌파 안에서는 주류 사회민주주의 정당인 사회당과 장뤼크 멜랑숑의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녹색당, 공산당의 선거 연합 논의가 치열해질 것이다.

이런 연합에 대해 모든 이들이 찬성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연합의 기초는 무엇이 돼야 할까?

사회당은 우파에게 유권자를 빼앗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구실로 예컨대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지 말자고 요구할 수 있다.

광범한 파시즘 반대 운동과 강력하고 투쟁적인 좌파가 필요하다.

긍정적 조짐은 프랑스의 수많은 인종차별 반대 활동가들이 일요일(6월 9일) 밤, 레퓌블리크 광장에 자발적으로 모였다는 것이다. 그들은 유럽의회 선거 결과와 조기 총선 선언에 대응하고자 거리로 나왔다. “청년들은 국민연합을 증오한다” 하고 외쳤고, 많은 이들이 좌파들의 단결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