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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민족 해방 운동 지도부: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조건 없이 지지해야 한다

역사를 보면 종교 단체가 저항 운동을 벌인 사례가 많다.

한국에도 예컨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나 민중신학 계열 개신교 교회들이 있다.

압제에 맞서는 그리스도인들과 연대할 수 있다면, 압제에 맞서는 무슬림들과도 연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적잖은 좌파도 종교 사상을 문제 삼으면서 팔레스타인 민족 해방 운동인 하마스와 거리를 둔다. 심지어 반제국주의와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좌파들도 그런다.

그런 좌파들은 ‘세속 대 종교’를 좌우를 구분하는 잣대로 삼는다. 예컨대 팔레스타인평화연대는 그 잣대로 하마스를 팔레스타인 내 운동의 우파로 분류한다.(이스라엘에 타협해 온 파타를 얼토당토않게 좌파로 분류하면서 말이다.)

유독 이슬람 저항 운동에 대해서만 꺼림칙해 하는 태도는 이슬람에 대한 편견이 한국 좌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종교 사상을 내세워 제국주의에 맞선 저항은 과거에도 있었다.

1916년 영국 제국주의에 맞선 아일랜드 부활절 봉기를 이끈 것은 가톨릭 교도들이었다. 당시 많은 좌파들이 그 봉기를 가톨릭 광신도들의 준동으로 폄훼하며 지지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레닌은 이렇게 일갈했다.

“식민지와 유럽에서 약소 민족들의 반란, 편견에 찌든 프티부르주아지 일부의 혁명적 분출, 지주·교회·군주제의 억압이나 민족 억압에 대항하는 의식화하지 않은 노동계급 및 반(半)노동계급 대중의 운동 없이 사회혁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회혁명을 부정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물질적 조건과 이해관계의 충돌에 따라 종교 사상을 저마다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종교적 영감에 근거해 투쟁하는 사람들의 운동을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그들의 종교 사상이 아니라 사회적·정치적 맥락을 중요하게 봐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하마스는 제1차 인티파다와 제2차 인티파다 등 이스라엘에 맞선 저항에서 자라났고, 광범한 대중에 뿌리내리고 있으며, 현재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을 이끌고 있다. 즉, 하마스는 식민주의와 제국주의에 맞선 팔레스타인 민족 해방 운동이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은 시온주의 프로젝트가 결코 완수될 수 없는 것임을 각인시키고 이브라힘(아브라함) 협정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새로운 중동 지배 전략을 망쳐 놨다. 그리고 유례없는 규모의 국제적 연대 운동을 촉발했다.

하마스 지도자 야흐야 신와르의 장렬한 최후는 팔레스타인의 대의를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팔레스타인 저항에 서슴없이 연대한 지난해 10월 11일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와 행진 ⓒ조승진

그런데 하마스의 저항은 지지하지만 헤즈볼라에 대해서는 찝찝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헤즈볼라가 시리아 독재자 아사드를 편들어 시리아 혁명을 분쇄하는 데 일조했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이스라엘에게 살해당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시리아 혁명에 우호적이던 이집트의 무르시 정권이 2013년 7월 군부 쿠데타로 타도되고 이집트 혁명이 패배했을 때 이를 환영하기도 했다.

과거와 현재

그러나 현재 헤즈볼라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에 맞서는 저항 세력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중요하다. 헤즈볼라의 승리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타격을 주고, 팔레스타인인들과 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에게 큰 용기를 줄 것이다.

사실 역사를 보면 계급 투쟁이나 혁명적 좌파를 공격하는 민족 해방 세력은 숱하게 있었다.

예컨대 베트남 민족 해방 지도자 호치민은 1945년에 당시 베트남을 점령하고 있던 일제가 패망하면서 작업장을 접수한 노동자들을 강제 해산하고 베트남 트로츠키주의자들을 학살했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베트남에서 융단 폭격과 학살을 자행하는 1960년대와 70년대 상황에서 국제적 좌파는 베트남민족해방전선을 지지하지 말아야 했을까?

오히려 많은 좌파 활동가를 비롯해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 베트남민족해방전선의 용감한 저항에 연대했다. 베트남 전쟁에서 패배한 미국 제국주의는 큰 타격을 입었다.

물론 러시아 혁명가 레닌이 경고했듯이 반제국주의 민족 해방 투쟁에 “붉은 칠”을 해선 안 된다.

민족 해방 운동의 지도부는 혁명적 사회주의자들과 공동의 적에 맞서 싸우고 있더라도 흔히 그 목표는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고 있는 운동이라면 일단 조건 없이 지지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혁명가들은 언제나 현실의 구체적 투쟁 속에서 피아 식별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것이 혁명가들이 반제국주의 민족 해방 운동에 대해 견지해야 할 “무조건적이지만 무비판적이지는 않은 지지”의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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