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미국의 승인을 받아 시리아를 공격하다
〈노동자 연대〉 구독
12월 8일(이하 현지 시각)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의 몰락을 두고 “중동에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리아인들에게 “평화의 손길을 뻗겠다”고 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 날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내 골란고원 완충 지대를 돌파해 시리아 영토 깊숙이 진격했다. 또,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탄약고를 폭격했다.
네타냐후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어떤 적대 세력도 우리 국경에 자리 잡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 다마스쿠스의 폭정, 아사드 정권의 붕괴는 커다란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만만찮은 위험으로 가득 차 있다.”
알아사드 정권의 몰락은 이란과 헤즈볼라에 타격을 줄 것이기 때문에 이스라엘에 어느 정도 이익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알아사드 정권은 몰락하기 전까지 가자와 레바논의 저항에 실질적 지원을 하지 않았다. 두 저항은 모두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사회에 기반을 두고 있고, 시리아 독재자에게 전혀 의존하지 않았다.
한편,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HTS)은 당분간 이스라엘의 동맹이 되지 않을 것이다. HTS 지도자 알줄라니는 2000년 팔레스타인 제2차 인티파다가 자신의 정치 인생에서 결정적 전환점이 됐고, 그 뒤 급진 이슬람주의에 이끌렸다고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의 할아버지도 1967년 이스라엘이 점령한 시리아 마을에서 도망쳤다.
12월 10일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내 군사 시설 등에 480회가량의 공습을 가했다. 알아사드 정권이 보유했던 화학 무기 등이 HTS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이스라엘 참모총장 헤르지 할레비는 시리아를 이스라엘의 전선 중 하나로 규정했다. “어제[12월 9일]부터 우리는 4개 전선에서 교전 중이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 매튜 밀러는 이스라엘의 시리아 영토 침공을 합법적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반군 단체들이 시리아 군대의 붕괴로 생긴 공백을 메우지 못하도록 막고자 한다.
하마스, 알아사드의 몰락에 환호하는 시리아 민중에 연대를 보내다
이스라엘이 시리아를 공격하자 이집트는 반발했다. 그리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스라엘의 시리아 침략에 반대하는 확고한 입장을 취하라고 촉구했다.
이집트 독재자 엘시시는 시리아 독재자 알아사드의 몰락이 자신에게 화를 끼칠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
이집트 정권은 알아사드가 축출된 뒤 “비공인 최고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친시리아 행사나 시위는 불허됐고, 보안군이 신속하게 집회들을 진압하고 있다.
이집트 보안군은 12월 8일 아침 시리아 난민 거주지에서 알아사드의 몰락을 축하하는 시리아인 17명을 체포했다. 이집트에는 약 200만 명의 시리아 난민이 거주하고 있다.
엘시시는 앞으로 있을 소요에 대비해 주요 지역에 병력을 배치하라고 군대에 명령했다.
억압자들에 맞설 유일한 희망은 알아사드의 몰락을 축하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리아인들의 투쟁에 있다. 많은 시리아인들은 오랫동안 커다란 고통을 겪었지만, 동시에 혁명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저항 단체인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는 알아사드에 맞선 시리아인들에게 연대를 보냈다.
하마스는 알아사드와 동맹 관계에 있는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음에도 내전 재발 초반부터 알아사드에 맞서는 반란의 편에 섰다.
하마스는 12월 9일 시리아인들이 “자유와 정의에 대한 열망”을 성취한 것을 축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우리는 위대한 시리아 민중과 함께하며 ... 시리아 민중의 의지, 독립성, 정치적 선택을 존중한다.”
또, 시리아에 대한 이스라엘의 “잔인한 침략”을 비난하고, 시리아인들이 단결해 “과거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라”고 격려했다.
하마스는 시리아가 “팔레스타인인들을 지원하는 데서 역사적이고 중추적인 구실”을 계속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는 최근의 사태가 “형제 같은 시리아인들의 선택”이라고 밝혔다. PIJ 지도자 알나칼라는 다음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슬라믹 지하드는 시리아가 언제나 그랬듯이 팔레스타인인들과 그 정당한 대의를 지지하는 진정한 지지자이자 후원자로 남아 있기를 희망한다.”
팔레스타인 당국(PA)은 “시리아인들의 안보와 안정을 보장하고 업적을 보존하는 방식으로 시리아 민중의 의지와 정치적 선택을 존중”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