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떼기, 말 바꾸기, 둘러대기:
찌질하고 한심한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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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1일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3차 변론에 직접 출석한 윤석열은 역겨우리만치 비열하고 비겁하고 비루한 모습을 보였다.
얼굴에 철판을 깔고 거짓말을 하면서 부하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찌질한 발언들을 늘어놓은 것이다.
윤석열은 12.3 계엄 포고령이 형식이었을 뿐 실행할 생각은 없었다는 궤변을 늘어놨다.
그러면서 포고령 작성 책임을 김용현(전 국방부장관)에게 떠넘겼다. 국회 해산 조항 등은 모두 김용현이 옛 포고령의 예문을 잘못 베끼었다는 것이다.
계엄의 최종 명령권자가 포고령에 대해 잘 몰랐다니 말이 되는 소리인가. 게다가 그 책임을 부하에게 다 뒤집어 씌우려는 비겁한 수작이다.
그러나 김용현은 이미 검찰 수사 과정에서 “착오는 없었다. 포고령은 정당하게 작성됐다. ... 윤 대통령이 포고령 초안을 검토했다”고 진술했다. 윤석열이 직접 법전까지 뒤져 가며 수정했다고도 했다.
윤석열은 ‘비상입법기구’(국회를 대체할 기관) 창설 지시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나는 준 적이 없고, 메모의 존재도 계엄 해제 한참 뒤에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 그리고 다시 김용현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그런 걸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국방부장관(김용현)밖에 없[다.]”
그러나 권한대행 최상목은 비상입법기구 지시가 담긴 문서를 윤석열에게서 받았다고 말했다.
김용현도 자신이 비상입법기구 창설을 윤석열에게 직접 건의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윤석열과 김용현 사이에 아귀가 안 맞는 것이다.
국회의원 체포 지시에 대해서도, 윤석열은 “그런 적 없다”고 딱 잡아뗐다.
그러나 군 사령관들, 경찰청장, 국정원 차장 등 여러 명이 총을 쓰든 도끼를 쓰든 국회의원들을 끌어내 체포하라는 대통령의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런데도 윤석열 대리인단은 지난 2차 변론에서 이들이 “연금이 사라지는 게 두려워 어떤 시나리오에 맞춰서 진술하고 있는 것 같다”며 억지를 부렸다.
윤석열은 1월 15일 자필 편지에서 “부정선거의 증거는 너무나 많다,” “엄청난 가짜 투표지가 발견됐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이날 재판정에서는 말을 바꿨다. “선거가 부정이어서 믿을 수 없다는 게 아니다,” “부정선거 자체를 색출하라는 게 아니라 전반적인 전산 시스템 점검을 해 보라고 한 것이다.”
부정선거의 증거 하나 못 대면서, 고작 시스템 점검을 하려고 무장한 계엄군을 선관위에 투입했다는 말인가.
윤석열은 “계엄을 명령했지만 국회 직원들이 저항하니까 군대가 철수하지 않았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에서 국회와 언론은 대통령보다 훨씬 강한 초갑(甲)”이라고도 했다. 자신이 국회를 해산할 계획이 없었다는 강변이다.
윤석열은 ‘못 한 것’을 마치 ‘안 한 것’인 양 각색해, 실패한 쿠데타의 책임을 면해 보려는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의 군사 쿠데타 기도는 무력으로 국회를 해산하고 반대파를 잡아넣어 권위주의적 통치로 회귀하려 했던 것이다. 실패하고 나서 “국회는 초갑” 운운하는 것은 자신이 하려 한 짓의 살벌한 위험성을 눙치는 것일 뿐이다.
윤석열의 비겁하고 찌질한 발뺌에 조·중·동 등 주류 보수 언론들마저 어이없어 하며 비판하고 있다.
물론 윤석열 강성 지지자들은 자기들의 한심한 지도자에게 계속 충성을 보낼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이 포기하지 않고 싸우겠다고 선언한 것에 고양됐던 우익들 중에는 힘이 빠질 자들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