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5일 광주(종합):
윤석열 탄핵 찬성자들이 극우보다 두 배 많이 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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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월 15일) 광주 금남로에서 윤석열 퇴진 집회가 열린다. 오늘 집회는 광주 항쟁의 성지에서 극우가 집회를 선포해, 이에 맞서는 성격이 있다. 〈노동자 연대〉는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한다.
6신(종합): 오후 8시 20분
윤석열 퇴진 집회의 규모는 계속 불어, 극우 집회가 가장 클 때보다 갑절로 커졌다. 감히 광주에 발을 들인 극우를 규모로, 또 기세로 물리친 것이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갈 무렵, 극우 집회가 열리던 장소는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윤석열 퇴진 집회가 기세를 한창 올리는 사이, 극우는 집회를 접고 조용히 무대를 철거했다.
윤석열 퇴진 집회의 마지막 발언은 극우 전한길에 ‘맞불’을 놓으러 온 역사바로잡기연구소 황현필 소장이 맡았다. 광주 출신이기도 한 황 소장은 30분 가까운 맹렬한 발언으로 1980년 5월 광주의 역사와 한국 현대사 속 우익의 준동을 생생하게 강의하며 지금 극우의 준동을 규탄했다.
“여러분 뒤에 보이는 저 도청에서 [1980년] 5월 27일에 윤상원 열사가 돌아가셨습니다. 바로 저 도청에서, 도청 앞 금남로에서, 많은 민주 투사들이 스러졌습니다.
“그 피가 뿌려진 이 금남로에! 비상계엄을 옹호하고 학살을 동조하는 자들이 집회를 한다니! 홀로코스트가 행해진 곳에서 나치 추종자들이 집회를 한다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참가자들은 “옳소!” 하는 외침과, 극우를 향한 거친 욕설들을 저마다 토해 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가장 크게 잘못한 것 중 하나가 전두환 이 새끼를 1년 만에 풀어준 겁니다. 그래서 윤석열 일당이 겁대가리 없이 비상계엄을 한 거에요. 이 새끼가 대통령 자리에 있는 한 우리는 살 수가 없어요.
“만약에 정권이 민주당으로 넘어갈 것 같다고 해도, 윤석열 추종 일당들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광주는 정의로움에서 비켜선 적이 없습니다. 독재 추종 세력, 학살 세력이 더는 이 땅에서 큰소리치지 못하게 ... 만드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호응의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사회자는 극우가 금남로에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게끔 계속해서 시위를 이어가자고 호소하고, 7시경 집회를 마무리했다.
오늘 광주에서 극우 세력의 기세를 맞불 집회로 누른 소식은 대규모로 모여 저들의 콧대를 꺾을 수 있음을 보여 줬다. 광주 집회의 소식은 아직 집회 중이던 서울 등 전국 곳곳으로 퍼져서 수많은 사람들을 고무했다.
서울대에서 쿠데타 옹호 세력과 대치하던 학생·졸업생·시민들은 광주 소식을 듣고 힘을 내 수적 열세를 이겨내, 지금은 광화문 집회를 마친 이들이 속속 도착하며 상대를 기세로 압도하고 있다.
이런 대결을 더 조직적으로 벌여야 한다. 오늘처럼 극우가 중요한 결집점으로 삼는 행동(예컨대 3월 1일 광화문)에 맞서 최대 규모의 맞불 행동으로 저들의 준동에 맞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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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신: 오후 6시 45분
본대회가 진행되면서 참가자 규모는 계속 커져, 건너 편 극우 집회 규모를 훌쩍 뛰어넘었다. 본대회 중 사회자가 2만 명이 넘었다고 발표했다.
금남로를 가득 채우고도 5.18민주광장에도 사람들이 계속 들어왔고, 지금도 교복을 입은 청소년들, 유모차를 끌고 온 지역 주민들이 삼삼오오 합류하고 있다.
참가자들의 분노는 부글부글 끓었다. “윤석열 즉각 파면하라,” “내란세력 청산하자” 하는 구호를 외칠 때 분노에 북받쳐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어렵잖게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의 손을 꼭 잡고 함께 구호를 외치는 어른들, 휴대전화로 언론 보도를 함께 찾아 보며 일행과 함께 분노를 토로하는 청년들이 곳곳에 보였다.
서울에서 온 김창숙 씨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광주 사람들이 화가 정말 많이 났어요. 계엄군이 총칼을 휘둘렀던 여기서 계엄 동조 세력이 집회를 하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에요.
“저는 광주 출신으로서 오늘은 기필코 [광주로] 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 줘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극우의 준동에 대한 우려가 상당하다. 집회장에서 본지 기자를 만난 배이상헌 교사는 극우 세력이 “윤석열 탄핵 이슈를 계기로 삼아 대중을 훈련시키고 [극우 의제를] 확산시키고 조직화하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연대
무대에 자유 발언으로 올라온 사람들은 그런 분노를 여과 없이 쏟아냈다. 연대 버스를 타고 광주로 달려왔다는 한 시민은 이렇게 절규했다.
“45년 전 5월 이곳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뻔히 알면서, 그 가해자들의 직계 후손이 누구들인지 뻔히 알면서, 또 한 번 민주주의를 지워 버리려 한 것들이 누구들인지 뻔히 알면서, 다시금 입법 독재니 뭐니 가당찮은 헛소리를 핑계 삼아 법 위에 국민 위에 군림하려 하는 [자들], 그리고 자존심과 양심도 모조리 잊고 그들을 지키겠다고 이곳에 모이려는 이들에게 분노가 치밉니다!”
역시 광주가 또다시 홀로 되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다급히 연대 버스를 타고 왔다는 다른 한 시민의 발언도 환대의 큰 박수를 받았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광주에 빚졌음을 [압니다.] ... 광주가 홀로 남았던 과거를 지나왔고 더 이상 서로를 홀로 두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달려왔습니다.]”
민주당·진보당·조국혁신당·기본소득당 소속 의원들도 연단에 올라 감히 금남로에 발을 들인 극우를 규탄했다.
극우들은 집회를 끝냈지만, 윤석열 퇴진 집회는 기세 좋게 계속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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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신: 오후 4시 20분
수천 명이 모여 윤석열 즉각 파면 집회가 시작됐다. 대열은 계속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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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오후 3시 55분 — “한 판 붙어 보자!”
윤석열 퇴진 집회 사전대회가 결의에 찬 분위기에서 시작했다. 대열이 금남로를 가득 메우고 옛 도청 앞 광장까지 이어지고, 그 수가 불고 있다.
여수·진도·목포 등 전라도 곳곳에서뿐 아니라 서울·수원·원주 등 곳곳에서 온 사람들이 거리를 메웠다. 골목마다 지하철역 출구마다 집회로 모여드는 사람들로 채워지고 있다.
사람들의 눈빛에는 분노가 서려 있다. 계엄군의 총칼에 죽어간 사람들의 피가 흘렀던 바로 그 길 위에서 계엄을 옹호하는 인면수심 극우에 맞서 투지를 불태우는 것이다.
금남로에 접어들며 “한 판 붙어 보자!” 하고 함성을 지르는 사람도 있고, 스피커에서 흘러 나온 ‘광주출정가’를 따라 부르는 사람들도 있다. “무등산 정기가 우리에게 있다!” 윤석열 파면 손팻말을 휘둘러 골목에 하나둘 얼씬대는 우익을 쫓아내는 사람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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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는 본집회 시작 전 자유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강원도 원주에서 왔다는 한 노동자는 분노로 숨을 몰아 쉬며 포효하듯 발언했다.
“저들의 발악과 횡포가 심해지더니, 이제는 기어이 민주화의 성지인 광주에까지 닿았습니다. 이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자 광주 시민 분들에 대한 명백한 모독입니다!
“우리는 이 자리를 굳건히 지켜 저 내란 잔당들을 모조리 몰아낼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이곳 광주가 왜 우리 민주주의의 심장인지, 무엇이 진짜 민주주의인지를 우리가 함께 똑똑히 보여 줍시다!”
대열은 힘찬 함성으로 응답했다.
2신: 오후 2시 10분 — “시민은 도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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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사전 집회가 1시간여 남은 시점이지만 벌써부터 5·18민주광장 일대에는 적잖은 사람들이 집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윤석열 즉각 파면” 팻말을 든 사람들이 삼삼오오 광장에 모여들고 있다. 주변 카페들도 집회 참가를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로 자리가 붐빈다. 서울에서 광주 집회 참가를 위해 대절한 버스들도 도착하고 있다. 1980년 5월 당시 시내버스 모습을 재연한 시민버스도 KTX 광주송정역과 고속터미널을 들러서 집회 참가자들을 싣고 광장에 도착했다.
한편, 수를 불려 가는 우익들은 금남로 3가와 4가에서 “탄핵 반대가 민주 수호”라고 떠들어 대고 있다. 광주비상행동 측이 무대에서 ‘5월의 노래’ 등 광주 항쟁의 혼이 담긴 노래들을 크게 틀어놓자, 우익은 질세라 탄핵 무효를 악쓰고 있다.
그런 금남로 3가 옆 골목들에는 경찰이 양측의 충돌을 막겠다며 철제 울타리를 세워 우익 집회를 감싸고 있다.
울타리 너머에서 시민들은 분노에 타는 눈으로 우익 집회를 노려보며, “육시럴 것들,” “저 사람 같지도 않은 새끼들이” 라고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거리를 지나는 청소년들은 “5.18처럼 [항쟁]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수근댔다.
광주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두 명은, 우익들이 “여기까지 와서 [계엄군의] 총탄 박힌 건물을 보며 탄핵 반대 집회를 하는 게 너무 잔인하다”고 기자에게 토로했다.
격노와 울분에 찬 사람들이 극우에 맞불을 놓으러 모여들면서 긴장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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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오전 11시 50분 — 지금 금남로로 모이자
토요일 오전 광주 금남로에는 폭풍 직전의 긴장이 감돌고 있다.
금남로를 반분하고 두 개의 무대가 설치되고 있다. 하나는 금남로 1~2가를 차지한 ‘윤석열정권즉각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이하 광주비상행동)의 무대이고, 다른 하나는 금남로 3가를 차지한 극우 단체 ‘세이브코리아’의 무대다. 두 무대는 금남로를 반분하고 서로 맞대어 서 있다. 그 사이에는 경찰이 차벽을 설치했다.
분통이 터지게도, 경찰은 광주 항쟁의 성지 금남로에서 극우가 수천 명 규모의 집회를 열 수 있도록 할애한 것이다. 극우가 포진한 쪽에는 5.18민주화운동기록관(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과 금남로공원이 있다.
광주비상행동은 오늘 아침 긴급 성명을 발표해 “어젯밤(14일) 자정 무렵부터 무대를 설치할 수 있게 교통을 통제해 달라는 광주비상행동의 요청을 역이용해 세이브코리아 측에 11시부터 무대를 설치하도록 정보를 제공”한 경찰을 규탄했다.
그러나 결국은 경찰의 조치를 받아들이겠다는 광주비상행동의 성명은 사람들의 분노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아침부터 금남로를 지나는 광주 시민들은 분노와 불안감이 일렁이는 눈빛으로 극우의 무대를 노려보았다. “이게 뭣이여,” “이런 게 오면 어떡해” 하고 혀를 끌끌 차며 지나가는 시민들이 있었다.
태극기를 든 극우 유튜버 한둘이 핸드폰으로 금남로를 촬영하며 지나가자, 격분한 시민들이 거듭 그 자를 에워싸고 “여[기]가 어디라고 기어와!” “썩 안 꺼지냐!” 하고 호통을 쳤다. 기가 죽어 도망치는 극우의 멱살을 잡고 드잡이질을 하려던 시민도 있었다.
격분은 금남로를 넘어 광주 곳곳에 일렁이고 있다. 이른 아침 지하철 안에서는 나이 지긋한 여성들이 새벽 열차를 타고 광주로 온 우익을 거세게 질타했다. “발 달린 짐승이 여기가 어디라고, 뭣이 이렇게 왔냐! 한국사를 보면 모르냐! 윤석열이 뭣이 좋다고! 돈 받고 왔냐? 당장 [돌아]가라!”
격노에 찬 호통에 주변의 모두가 공감하자, 윤석열 얼굴이 박힌 뱃지를 단 우익은 못 들은 척 딴청을 피웠다.
격노
‘세이브코리아’가 오늘 금남로에서 전국에서 극우 세력을 동원해 대규모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 개최를 공언한 일은 사람들의 격노를 자아냈다.
이에 광주비상행동은 최대 결집을 광주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집회 시작 시각을 기존 오후 5시에서 오후 4시로 당겼다가 다시 오후 3시 집결을 호소하며 극우에 정면 대결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해 왔다.
다른 지역의 반윤석열 집회 참가자들도 이번 주말에는 광주로 가자는 자생적 목소리들이 SNS에 퍼졌다. 관광버스를 대절해 단체로 내려가는 사람들도 생겼다.
극우는 오늘 광주 집회로 자신들이 전진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얻으려 한다.
오늘 윤석열 퇴진 집회에 어떻게든 최대한 모여 강력한 기세를 뿜어내는 게 훨씬 더 중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