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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퇴진 운동 극우 팔레스타인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긴 글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이 말한다:
“이스라엘은 우리를 말살하지 못할 겁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인종 학살을 자행할 뿐 아니라, 서안지구 제닌 난민촌을 습격하고 봉쇄했다

“존엄이라고는 없습니다. 저들은 우리를 짐승 취급해요.” 가자지구 중부에 사는 이빗삼 씨가 본지에 전한 말이다.

4월 25일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폭격과 포격을 퍼부어 수십 명을 살해했다. 이스라엘이 피란처 천막을 공격해 일가족 다섯 명이 모두 목숨을 잃기도 했다.

앞서 4월 23일 수요일에 이스라엘은 피란민들이 거처로 삼은 가자지구 북부의 학교 건물과 알두르아 아동 병원을 공격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최소한 4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빗삼 씨는 이렇게 말했다. “살아남는 게 지긋지긋합니다. 진이 빠져요. 가족과 친구들은 죽었는데 저희는 아직 살아 있다는 데에 죄책감이 듭니다.”

지난주 초 이스라엘은, 잔해 속 팔레스타인인들의 시신 수습에 사용되던 불도저들을 파괴했다. 이스라엘은 그 불도저들이 “테러 용도”로 쓰였다고 주장했지만, 그 불도저들은 시신 수습을 위해 휴전 기간에 이집트에서 가자지구로 들여온 것들이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이런 만행을 저지르는 목적은 인종청소지만, 겉으로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통제를 관철하기 위한 하마스 “압박용”이라고 주장한다.

4월 23일, 이스라엘 안보장관 이타마르 벤그비르는 미국 정부 인사들이 “인질 송환 압박을 위한 식료품 창고 폭격 등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방식에 대한 내 견해를 지지해 줬다” 하고 말했다.

이빗삼 씨는 이렇게 전했다. “이스라엘은 인종 학살을 저지르고 있고 트럼프는 인권에 아무 관심도 없습니다.

“식량과 물과 연료와 의약품이 다 떨어진 지 오늘로 55일째예요. 저희는 굶주리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플라스틱을 태워 요리를 하는데, 이 때문에 천식 같은 병이 생깁니다. 사람들은 안색이 창백하고, 체중이 줄고, 침울하고, 말을 잃고 있습니다.

“이곳에 올리브 나무가 있는데요. 저는 지금 그 잎사귀를 끓여먹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4월 22일 화요일에 이스라엘 전 국방장관 요아브 갈란트는 가자지구와 이집트 경계에 있는 ‘필라델피아 회랑’에 터널이 있다는 이스라엘군의 주장이 거짓말이었다고 시인했다. 지난해 8월에 이스라엘은 점령을 정당화하려고 조작된 터널 사진을 내놓으며 그것이 하마스의 시설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인종 학살을 멈출 생각이 전혀 없음은 명백하다.

전쟁을 공식적으로 마치고 5~7년간 휴전하는 안이 현재 논의되고 있다. 이스라엘인 포로 전원을 이스라엘 내 수감된 팔레스타인인들과 교환하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완전 철수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철군을 거듭 거부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무장을 해제하고 하마스 지도자들이 추방돼야 한다고도 요구하고 있다. 하마스는 그것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한계선이라고 거듭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아무리 테러·파괴를 자행하더라도 하마스가 가자지구의 통제권을 시온주의자들에게 넘기도록 만들지는 못할 것이다. 언론인 데이비드 허스트는 중동 전문지 〈미들 이스트 아이〉에 이렇게 썼다. “현재, 하마스가 굴복한다면 가자지구도 함께 굴복하는 것이고, 이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대의 그 자체가 꺾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점령을 종식시킬 유일하게 남은 길은 저항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자신의 사정거리 안에 있는 팔레스타인인들 모두에게 가한 고통이 너무도 크기 때문에, 하마스의 운명이 곧 팔레스타인의 운명이 됐다.”

이빗삼 씨는 이렇게 말했다. “저들이 우리를 죽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로써 우리를 약화시킬지는 몰라도 절멸시킬 수는 없어요. 사람들은 이곳을 떠나고 싶어합니다만, 저는 그럴 수 없습니다. 제가 팔레스타인인이기를 포기한다면, 달리 무엇일 수 있을까요?”

그러나 하마스는 압박을 받고 있는데, 심지어 같은 팔레스타인인들 중에서도 하마스를 압박하는 이들이 있다. 서안지구를 관장하는 팔레스타인 당국(PA)의 수장 마흐무드 압바스는 4월 23일에 하마스에게 “이 개자식들아, 인질을 넘겨라” 하고 말했다.

PA는 오랫동안 이스라엘의 점령에 부역해 왔다. 압바스는 하마스에게 가자지구 통제권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PA가 서안지구에 대한 자신의 통제권을 부지하고, 이스라엘에게 자신이 팔레스타인인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세력임을 입증해 보이고자 하기 때문인 듯하다.

심지어 PA는 서안지구에서 “법치”를 유지하겠다며 팔레스타인인들을 죽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서안지구에서 더한층 횡포를 부리고 있다. 4월 23일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 다섯 명을 사살했다. 한 서안지구 팔레스타인인은 이스라엘이 제닌 난민촌을 뻔질나게 습격하더니 이제는 난민촌을 아예 봉쇄했다고 본지에 전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만 인종청소를 하려는 게 아니라, 서안지구 팔레스타인인들도 내몰고 있다. 지난주 초 이스라엘은 서안지구 전역에서 팔레스타인인 50명 이상을 체포했다.

이빗삼 씨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인류애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내일을 희망하며 숨쉬고 살아가요. 제가 팔레스타인인이기를 포기한다면 어찌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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