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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권리를 옹호해야 한다

최근 이화여대 교정에는 학내 극우 세력으로 의심되는 ‘퀴어퍼레이드 참여 반대 TF’라는 명의의 대자보가 하나 붙었다.

이들은 이화여대 총학생회의 퀴어퍼레이드 참여를 반대하며, 퀴어퍼레이드 참가가 “여성 인권에 치명적인 위해를 가하는 트랜스젠더와 연대하는 것”이며, “지금까지 이화가 쌓아온 역사를 부정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자보에는 통쾌하고 유쾌한 비판 의견이 여럿 달렸다. “이런 건 느그 다이어리에 쓰시긔~,” “혐오할 자유는 없습니다. 창피한 줄 아세요,” “권리에 선후가 어디 있습니까,” “이화의 수치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 “이화에서 나가라” 등.

이화여대 정문에 붙은 퀴어퍼레이드 참여 반대 대자보와 빼곡한 비판 의견들 ⓒ양효영

오늘날 트랜스젠더는 세계적으로 극우의 표적이 되고 있다. 극우는 전통적 가족 가치와 성역할을 고수하며 트랜스젠더를 혐오한다. 또한 트랜스젠더 쟁점이 좌파 내에서 분열을 일으킬 쟁점이라는 점을 이용한다.

특히, 성차별적 극우는 역겹게도 여성 권리를 내세우며 트랜스 여성을 반대한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 “여성을 젠더 이데올로기로부터 보호[하겠다]”며 오직 생물학적 성별만 인정하는 행정 명령을 내렸다.

한국에서도 윤석열 탄핵 반대 운동인 ‘세이브 코리아’의 산파 역할을 했던, 지난해 10월 27일 ‘한국교회 연합예배’의 공식 팻말 문구에는 트랜스젠더 공격이 포함됐다. “여자 목욕탕에 남자가 왠말인가?”[오타는 그들의 것] 그러나 이들은 여성의 임신중지권도 반대했다.

여성의 권리와 트랜스젠더의 권리는 충돌하지 않는다.

여성과 트랜스젠더는 모두 극우의 부상과 그들이 강화하려는 전통적 가족 가치와 이분법적 성별 규범으로 고통받는다.

트랜스젠더를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사람들이 자신의 성을 정의할 권리를 지지할 것이냐 하는 문제다.

생물학적 환원론자들의 생각과 달리, 수많은 트랜스젠더·논바이너리 사람들은 차별과 적대 속에서도 자신의 젠더 정체성을 유지하며 살아간다. 인류 역사 내내 생물학적 성과 젠더 정체성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들이 존재했다. 이것은 젠더 정체성이 실재한다는 것과 (상대적) 안정성을 보여 준다.

그런데도 트랜스젠더는 사회적 편견과, 권리의 부재로 일상에서 큰 어려움과 고통을 겪으며 살아간다.

트랜스젠더들은 이를 완화하기 위한 조처로, 법적 성별 정정 요건 완화와 성별정정특별법 제정, 의료적 트랜지션에 보험 적용, 주민등록번호에서 성별 표기 삭제(난수화), 성중립 화장실 등을 요구한다. 이는 일부 유럽 국가들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것들이다(최근 극우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극우의 트랜스젠더 공격에 맞선 반격은 중요하다. 극우의 공격은 트랜스젠더에게 극심한 모욕감과 고통을 주고, 이들의 처지 개선을 더 어렵게 만든다. 그리고 전체 운동을 분열시킨다.

트랜스젠더 공격과 차별에 반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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