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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익히는 마르크스주의 4:
왜 전쟁이 끊이지 않는가

6월 22일 도널드 트럼프가 이란을 공격했다. 미군은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핵시설을 폭격했다. 중동 전역을 더한층의 죽음과 파괴의 소용돌이에 몰아넣을 공격이다.

자유주의자 논평가들은 트럼프가 세계 안보를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말한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부터 세계 외교를 혼돈에 빠트렸다.

그러나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에 사는 사람들은 트럼프가 국제 조약들과 협약들을 파기하기 전에도 결코 안전하지 못했다.

우리는 끝없는 전쟁 상태 또는 전쟁 준비 상태에서 산다. 이 전쟁들은 단지 정치 지도자들의 야심 탓이 아니다. 그것은 제국주의의 표현이다.

“제국주의”라는 용어는 흔히 고대 로마 제국이나 일본의 한반도 지배 같은 것을 묘사하는 데 쓰인다. 그러다 보니 오늘날 미국 등 서방이 벌이는 전쟁(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인종 학살 등)에 관한 논의에서는 제국주의가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 그러나 제국주의는 현대의 전쟁을 제대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개념이다.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 제국주의는 과거지사가 아니며 어떤 정부가 추구하는 정책 같은 것도 아니다.

자본주의적 제국주의는 그저 강대국이 이웃 국가들을 지배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자본주의 국가들의 세계적 경쟁 시스템이다.

19세기에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이윤 경쟁의 결과로 일부 기업들이 다른 기업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집어삼킨다고 지적했다. 살아남은 기업들은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원자재·노동력·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끝없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자본가 계급은 국경을 넘어 전 세계로 뻗어 나가야 했다.

군대 25만 명을 보유한 영국 동인도회사가 인도에 대한 강탈을 주도했고 그 뒤 영국 정부가 그 통제권을 넘겨받았다.

민간 기업들은 자신의 이익을 지켜 줄 국민 국가를 필요로 하고, 그리하여 기업과 국가는 갈수록 상호의존적이 된다.

그 결과 1880년대 아프리카 쟁탈전 같은 세계적 경쟁과 잔학 행위가 극심해졌다. 당시 서구 국가들은 아프리카 대륙을 강탈하고 착취하기 위해 서로 다퉜다. 일본은 2개 사단의 주한 일본군과 4만 명의 헌병·경찰을 거느린 조선 총독부를 통해 한반도를 식민 지배했다(1905~45년).

헤게모니

러시아 혁명가 니콜라이 부하린은 1915년에 이렇게 썼다. “자본가들은 그 개개인이 악의적이어서 세계를 분할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방식을 택하지 않으면 이윤을 얻기 어려울 정도로 경제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또 다른 러시아 혁명가 블라디미르 레닌은 제1차세계대전을 제국주의 전쟁으로 규정했다. 그 전쟁은 “양대 강탈자 진영의 약탈 전쟁이자, 세계 분할을 위한 전쟁이다.”

제국주의는 단지 약소국에서 자원을 훔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경쟁 국가들에 대한 전략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자본주의 열강의 쟁투이다.

레닌은 제국주의의 이런 본질적 특징을 “헤게모니와 영토 정복을 위한 투쟁”으로 묘사했다. “헤게모니”는 세계를 지배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제국주의 강대국들은 자국에 이로워서가 아니라 경쟁자들을 약화시키기 위해 군사 작전을 벌일 수도 있다. 애초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목표는 러시아를 군사적으로(그리고 제재를 통해 경제적으로) 약화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자본주의가 발전함에 따라 제국주의는 변화해 왔다. 20세기 초 영국·프랑스·독일·러시아 같은 강대국들의 경쟁은 제1차세계대전을 일으켰다.

저마다 제국을 강화하고 지켜야 한다는 압박이 고조되면서 두 번째 (제2차)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제2차세계대전의 결과로 두 경쟁 제국주의 블록이 등장했다. 하나는 미국이 이끄는 서방 진영이었고, 다른 한쪽은 스탈린주의 소련이 이끄는 동구권 진영이었다.

동구권의 스탈린주의 지배 체제가 붕괴한(1989년) 후에도 미국 지배자들의 약속과는 달리, 미국이 주도하는 평화로운 세계는 도래하지 않았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2001)과 이라크(2003)에서 야만적인 전쟁을 벌임으로써 자신의 국제적 지위를 지키려고 분투했지만 잇따른 패배를 맛봤다.

미국의 전략폭격기 B-2는 1997년 도입 이래 유고슬라비아,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이란 등을 폭격했다 ⓒ출처 미 공군

오늘날에는 중국 같은 신흥 제국주의 강대국이 부상하고, 이스라엘·이란·튀르키예·오스트레일리아처럼 지역 차원의 패권을 위해 경쟁하는 역내 아(亞)제국주의 국가들이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 패권에 주요 위협을 가하는 중국에 집중하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과의 거래를 원한다. 그래서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 러시아와 관계를 좁히려 애쓰고 있다.

트럼프는 그의 전임자들 및 경쟁자들과 마찬가지로 제국주의 시스템에 매여 있다.

어떤 휴전 협정이나 조약, 국제 기구도 제국주의의 파괴력을 끝낼 수 없다.

그러나 LA 항쟁과 반트럼프 투쟁이 보여 주듯, 막강한 군사력을 가진 국가조차 대규모 대중 저항에 취약하다.

그리고 전쟁은 자본주의의 야만에 맞서 수많은 노동계급 사람들의 반란을 촉발할 수 있는 위기를 낳는다.

김인식 개작. (원작 : Judy Cox, ‘Why do we live in a perpetual state of war?’ (2025.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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