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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긴 글

조지아주 노동자보다 대미 투자 안정화에 더 관심이 큰 기업주들

미국 조지아주에서 체포·구금됐던 한국인 노동자 중 316명이 귀국했지만,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습격의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귀국한 노동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조지아주 공장 체포·구금 사건은 끔찍한 인종차별적 습격이었다.

상당수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미국 비자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회의에 참석하고 교육 활동에 참여했을 뿐이라고 항의했다. 하지만 ICE 요원들은 막무가내로 노동자들을 체포하고 손목·허리·발목 등을 쇠사슬로 묶어서 구금 시설로 끌고 갔다. 몇몇 요원들은 노동자들에게 빨간색 레이저가 나오는 총구도 겨누었다고 한다.

노동자들에게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는 말과 달리 정부는 추가 대응에서 한발 빼려 한다 ⓒ출처 ICE 웹페이지

노동자들은 말했다. “공황 상태에 빠졌고, 머릿속이 하얘졌다. 속이 메스꺼웠다.” “왜 그런 대우를 받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이 끌려간 구금 시설은 매우 열악했다. 60~70명이 한 방을 썼고, 방은 꽁꽁 얼어붙을 정도로 난방이 되지 않았지만, 이틀 동안 이불도 제공되지 않았다고 한다. 가장 끔찍했던 건 식수였는데 “하수구 냄새가 났다.”

귀국한 노동자들은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지금도 “밖에서 구금 시설과 비슷한 냄새가 나면 몸이 떨리고 숨이 가빠진다.” “오래 외출하지 않는다.”

귀국한 노동자들이 이처럼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정부와 기업인들 측의 대응은 미온적이기만 하다.

한국 정부는 이번에 입국한 노동자들에게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고 얘기해 왔지만, 미국에 추가로 항의를 하거나 법적 절차를 밟는 것 등과 관련해서는 각 기업들이 대응할 몫이라고 한발 빼려고 한다. 정부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제기되자 뒤늦게 피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고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도 미국 정부의 “가혹한” 처우에 분노하면서도, 미국의 “의도적인 행위라고 보지 않는다”며 이번 사건이 한·미 동맹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건의 파장이 커지지 않도록 무마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현대차 사용자 측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보다 미국 내 투자 규모 확대와 미국 조지아주에서 미국인 채용 확대 발표로 미국 내의 불만 여론을 잠재우는 데 더 애를 쓰고 있다. 자신들의 투자 계획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손해 볼 일만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트럼프는 사건 직후 “일부 인력을 (미국에) 불러들여 우리 인력이 배터리 제조든 컴퓨터 제조든 선박 건조이든 복잡한 작업을 하도록 훈련하게 해야 한다”면서도 여전히 이주민 억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신규 전문직 취업비자(H-1B) 신청자에게 10만 달러(약 1억 원)의 추가 비용을 부과하는 조치를 단행한 것이다. 이는 한국 기업이 미국 공장에 노동자를 파견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반면,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요구해 온 한국인 노동자 비자 쿼터 문제는 언제 해결될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도 한국인 노동자들은 ICE의 습격을 받을 위험을 감수하며 미국 공장으로 파견을 가야 하는 상황이 거듭 재연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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