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주 한국인 노동자 구금 사태가 보여 준 트럼프 정부의 야만적 인종차별
〈노동자 연대〉 구독
미국 조지아주에서 체포·구금됐던 한국인 노동자 중 316명이 9월 12일 무사히 귀국했다.
9월 4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요원들이 장갑차와 헬기를 동원한 야만적 준군사 작전을 벌여 475명이 구금된 지 8일 만이다.
체포 작전 영상, 귀국자들의 증언(‘구금일지’), MBC 단독 보도 등을 보면, 이번 작전에는 애초에 수백 명을 적법하게 체포할 근거(영장)가 없었다. 체포영장은 사후 발부됐고, 그조차 사유가 조작됐다. 그래서 체포·구금된 노동자 중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사람들도 있었던 것이다.

미국 ICE와 HSI의 무장 요원들은 수백 명의 손목·허리·발목 등을 쇠사슬로 묶어서 이주민 구금 시설로 끌고 갔다. 나중에 알려졌지만 그중에는 임산부도 있었다.
그들은 임시로 마련된 72인실에 갇혔다. 곰팡이가 슨 침대, 가림막 없이 개방된 변기 4개(소변기 2개) 등 열악하기 짝이 없는 환경에서 그들은 석방되는 순간까지도 인종차별적 모욕을 당했다.
이번 사태가 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공장은 전임 대통령 바이든이 미국에 일자리를 만들어 줄 공장이라며 요란하게 추켜세웠던 곳이다.
지난해만 해도 같은 공장에 일을 하러 미국에 입국하는 한국인 노동자들은 관광비자로도 공항에서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등 관대한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이번 습격으로 현지에서 채용된 라틴계 노동자 145명은 아직도 구금 중이다. 한국인을 포함해 유색 인종 사람들이 표적이 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사태의 본질은 단지 미국의 한국 무시가 아니라 현재 트럼프 정부가 벌이는 이민 단속·추방이 얼마나 야만적·폭력적으로 인종차별적인가 하는 점이다.
조지아 주 공장은 미국 바이든의 압박에 응해 윤석열 정부 시절에 건설이 시작됐지만, 윤석열 정부는 노동자들을 위한 비자 문제를 해결하려는 고려나 노력은 전혀 하지 않았다. 현대차·엘지 기업도 속도전에만 관심이 있어 노동자들 안전을 등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