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지게차 결박 사건에 분노하더니:
폭력적인 이주노동자 단속 지속하는 이재명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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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6일 울산 현대자동차 부품사 ‘모팜’에서 이주노동자에 대한 폭력적인 단속이 벌어졌다.
미국 조지아주에서 미국 정부가 한국인 노동자들을 상대로 인종차별적 습격·연행한 일에 대한 분노가 가시기 전에 비슷한 일이 한국에서 이주 노동자들을 상대로 발생한 것이다.
울산 출입국관리소는 일하고 있던 이주노동자들을 미등록이란 이유만으로 수갑을 채우고 폭력적으로 단속했다.
이번에 잡혀간 이주노동자도 절반은 이미 추방됐고, 나머지도 곧 추방된다.
그러나 기업주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잡혀간 이주노동자들의 자리에 또 다른 이주노동자가 와서 일하고 있다.
9월 30일 울산 출입국관리소 앞에서 이 단속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금속노조 울산지부, 민주노총 울산본부, 울산이주민센터 등 70명이 참가했다.

이 기자회견에서는 경주의 한 부품공장에서 단속반에 목이 졸려 잡혀간 이주노동자의 사례, 단속을 피해 도망치다 유산하고 다리가 부러진 이주노동자 사례, 두 아이의 엄마가 단속을 피해 도망치다 사망한 사례가 공유됐다. 다리가 골절된 이주노동자는 제대로 걷지 못하는 장애를 입게 됐다고 한다.
정부의 폭력적 단속 과정에서 무고한 이주노동자들이 다치고 심지어 생명을 잃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은 열악한 상황에서 힘든 삶을 살아간다. 폭력, 성폭력, 임금 체불, 산재보상 제외 등 매우 열악한 처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 많이 폭로됐다.
이주노동자들은 여러 이유로 미등록으로 내몰린다. 특히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에 오기 위해 큰 빚을 지는 경우가 많다. 내가 일하는 현대중공업의 이주노동자들도 적게는 1,000만 원에서 많게는 3,000만 원까지 브로커에게 돈을 지불하고 온 경우가 많았다. 그 큰돈이 없으니 결국 빚을 지게 되는 것이다.
어렵게 한국에 와서 일하다 보면 빚을 갚기도 전에 해고되는 일이 부지기수다. 합법적으로 직장을 구하려면 구직비자를 받아야 하지만 비자를 받는 데도 수십만 원이 든다.
구직비자를 받으면 새로운 직장에 고용돼 관련된 업종의 비자로 전환될 때까지 일하면 안 된다. 혹시나 적발되면 추방당한다. 또한 고용허가제를 적용받는 이주노동자들은 사업장 이동이 매우 어렵다. 사업장을 이동하려면 사업주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횟수가 3회로 제한돼 있다. 직장이 나와 잘 맞으면 괜찮지만 안 맞으면 어쩌라는 것인가?
나는 일터를 옮기려는 이주노동자와 상담한 적이 있다. 그는 허리 통증이 심해 이직하려는 것이었는데 사장은 ‘허리 아프면 어디에서든 일할 수 없으니 그냥 집에 가!’라고 폭언을 했다고 한다. 빚도 다 못 갚았고 가족을 위해 생활비를 보내야 하는 처지에서 해고까지 당한 이주노동자들과 대화하다 보면 미등록으로 일하도록 내몰린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런 열악한 처지에 있는 이주노동자들의 상황을 개선하기는커녕 폭력적으로 단속하며 추방에만 열을 올린다.
법무부는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E-7-3 이주노동자 급여의 20퍼센트를 사측이 공제하도록 만들어 사측의 착취를 원활하게 해 줬다. 해마다 이주노동자 급여를 삭감하도록 제도를 개악한다. 하지만 이주노동자의 어려운 여건에 대한 개선은 관심이 없다. 이처럼 그들은 사업주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노동자들만 냉정한 잣대로 탄압하는 것이기에 더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이번 울산 출입국관리소의 폭력적인 단속은 예외적인 일이 아니다. 이재명 정부는 민생지원금 지급 대상자에서 이주노동자들을 제외했고, 최근 한 달간 5,000명에 가까운 이주노동자들을 추방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게차에 묶여 괴롭힘을 당한 이주노동자 사건에 대해 “야만적 인권침해를 철저히 엄단하겠다”며 분노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폭력적인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니 그때 보여 준 분노는 “쇼”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이주노동자들과 연대해 정부의 폭력적 단속에 맞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