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현대판 매카시즘에 맞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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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에서는 지독한 탄압·마녀사냥과 저항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이 기사에서 주디 콕스는 트럼프 정부하에서 되살아난 마녀사냥에 관해 미국 현지 활동가들의 목소리를 전한다.
탐 얼터는 텍사스주립대학교 노동사 교수였다. 한 달 전 갑작스레 해고되기 전까지 말이다.
얼터가 어느 토론회에서 사회주의 전략에 관해 연설한 후, [극우 유튜버] 칼린 보리센코는 얼터가 폭력을 선동한 것처럼 들리게 연설 녹음을 편집했다. 보리센코는 그 녹음 편집본을 인터넷에 올리고 대학 당국에 얼터의 해임을 촉구했다.
얼터는 본지에 이렇게 전했다. “보리센코는 ‘반공 교주’를 자처하며 ‘히틀러가 천국에 갔다’고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텍사스주립대 당국은 제가 폭력 선동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그 직후 얼터를 방어하는 집회가 열렸다. “사람들은 저를 방어하는 운동이 현대판 매카시즘에 반격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얼터는 도널드 트럼프가 일으킨 마녀사냥 광풍에 휩쓸린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다. 그 광풍의 시작은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가들에 대한 체포·구금·추방이었다. 이제 언론인, 교사, 보건 노동자들 등이 위협받고 해고당하고 사찰에 시달리고 있다.
메릴랜드주(州)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 노동 연맹’의 활동가 버지니아 로디노는 본지에 이렇게 전했다.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탄압은 하나의 실험이었습니다. 그런 탄압을 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지 가늠해 본 거죠.
“처음부터 저들은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탄압으로 끝낼 생각이 없었습니다. 지금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만, 또는 이민자 노동자들만 탄압받는 것이 아니에요. 모든 노동자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공격받고 있습니다.”
명령
트럼프는 공공부문에서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프로그램 폐기를 지시하면서 민영 기관·기업들도 DEI 프로그램을 폐기하지 않으면 연방정부 지원금을 끊겠다고 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가 유대인 혐오 혐의가 있는 교직원들이라며 트럼프에게 넘긴 명단에는 저명한 교수 주디스 버틀러도 포함돼 있었다.
얼터나 버틀러가 특이 사례인 것이 아니다. 로디노는 이렇게 설명했다. ”대학 당국들은 강의 내용, 연구 지원 대상자를 두고 가해지는 정치적 압력에 굴복하고 있습니다.
“제게는 해양 관련 연구에 참여하는 친구가 몇 명 있는데요. 그들은 [연구 논문에서] 기후변화 관련 문구를 삭제해야 했습니다.
“이민자 단속 추방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저는 ‘왕은 없다’ 시위 조직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이전에는 시위 조직에 함께 참여했던 이민자 공동체와 그에 대한 연대자들이 이번에는 공개 활동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체류 자격이 있는 이민자들도 두려움을 느끼고 있어요.
“아시아태평양노동연맹은 로스앤젤레스(LA)에서 협의회를 열었는데요.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공격에 대비하는 보안 계획을 마련해야 했습니다.
“‘저들이 공산주의자를 잡으러 왔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하는 시가 있지요. 바로 그런 일이 지금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폭력
10월 18일 ‘왕은 없다’ 시위에 수많은 사람들이 참가했다.
그러나 그 운동의 지도부와 많은 참가자들은 여전히 민주당의 지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는 저항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민주당에게는 극우를 물리칠 전략도, 수많은 미국인들이 처한 심각한 사회적 위기에 대한 해법도 전혀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이민자 단속에 맞서 지역마다 저항이 솟아나고 있다. 그러나 그런 반격이 전세를 역전시키려면 조직 노동계급의 사회적 힘과 결합돼야 한다.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선다면 이윤 시스템을 뒤흔들고 국가의 체계적 탄압을 물리칠 수 있다.
올여름 LA 항쟁 와중에 그런 가능성이 흘낏 엿보였다. 노동자들은 ICE 차량의 구멍난 타이어 교체를 거부했고, ICE 요원들을 숙박하던 호텔에서 내쫓았다.
노동조합은 시위에 참가하고 있지만 노조 지도자들은 그런 모범 사례를 확산시키지도, 파업을 조직하지도 않았다.
트럼프의 공격을 물리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그러려면 미국 노동계급의 힘을 동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