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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왕 노릇 말라’ 시위:
미국 전역에서 수백만 명이 반트럼프 시위를 벌이다

대규모 반트럼프 시위 물결이 10월 18일 토요일 미국 전역을 휩쓸었다. 트럼프의 탄압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결의로 수백만 명이 들고일어나 장관을 이뤘다.

공화당은 시위 며칠 전부터 시위대를 겁박하는 선동을 쏟아 냈다. ‘왕 노릇 말라(노 킹스)’ 시위를 두고 공화당 소속 하원의장 마이크 존슨은 “하마스 지지자들”과 “‘안티파’ 사람들”이 모이는 “증오 시위”라고 했다.

텍사스주(州)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는 ‘왕 노릇 말라’ 운동이 조지 소로스의 돈으로 움직인다고 비난했다. 유대인 혐오를 끌어들인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미국인이 트럼프가 이끄는 폭압 기구에 맞서 거리로 나섰다.

로스앤젤레스의 “왕 노릇 말라” 시위 ⓒ출처 〈소셜리스트 워커〉

이날 행동은 동부 해안 도시 애틀랜타(1만 명 참가)와 뉴욕 타임스퀘어(2만 명)의 시위로 시작됐다. 참가자들이 직접 만든 팻말에는 “군주정이 아니라 민주주의,” “우리는 파시스트에 맞서 싸운다” 같은 구호들이 적혀 있었다.

에릭 프레츠는 노동조합 대열에서 행진하면서 본지에 이렇게 전했다. “저희 대열은 본 대열에 합류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골목골목에서 너무 많이 쏟아져 나와서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리네요.

“보건의료 노동자들, 교육 노동자들 그리고 스페인어 사용 노동자들을 주되게 대변하는 노동조합들이 대열에 있습니다.

“우리가 외치는 구호는 ‘거리의 주인은 누구인가? 우리다,’ ‘힘은 누구에게 있나? 노동자들에게 있다,’ ‘단결한 노동자는 패배하지 않는다’입니다.

“노동조합 상근자들을 대표해서 나온 대열들도 몇몇 있는데, 그들은 민주당 배지를 달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 대열이 아니라] 소속 노동조합과 함께 이 대열에서 행진합니다.

“다가올 뉴욕시장 선거에서 조란 맘다니에 투표할 기대에 부푼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는데요. 그 사람들은 만약 맘다니가 당선되면 트럼프가 뉴욕시를 공격할까 봐 걱정하고 있기도 합니다.”

시위 참가자 베스 자슬로프는 트럼프의 “권위주의·파시즘 정부를 향한” 행보에 속이 탄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과 여기서 행진하니 희망이 생깁니다.”

워싱턴 DC, 보스턴, 마이애미, 올랜도에서도 수만 명이 행진했다. 실버타운 거주자들이 대열을 꾸려 참가한 경우도 있었다. 시위대는 “헤이 헤이, 헤이 호, 트럼프는 물러나라” 하고 구호를 외쳤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왝스호, 버지니아주 해리스버그 같은 소도시들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이주민 권리 운동가 빅터 페르난데스는 미국 서부 해안 도시 로스엔젤레스(LA)에서 행진하면서 본지에 이렇게 전했다. “여기 시위에는 5만 명쯤 참가한 듯하네요. 여기 말고도 LA 곳곳에서 시위가 여럿 벌어지고 있습니다.

“LA교원노조연합은 수천 명 규모로 자체 대열을 꾸렸습니다. 캘리포니아교원노동조합, 보건서비스국제노조연합(SEIU-UHW)도 참가단을 꾸렸습니다.

“이 시위들은 거의 온라인으로 조직됐습니다. 발로 뛰며 조직된 경우는 거의 없어요. 시위 주최자들은 비영리 단체들과 연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유명 연예인들과 토크쇼 진행자들이 시위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그쪽에서 인력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어요.

“이번에 트럼프와 하원의장 마이크 존슨이 시위를 공격했는데요. 그래서 시위가 더 널리 알려진 것 같습니다.

“폭력 탄압이 난무하고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사람들을 죽이는 시카고 같은 도시에서는 시위대에 대한 지지가 치솟을 겁니다. 시카고에는 강력한 교원노조가 있기도 하죠.

“민주당에 기대는 자유주의자들도 트럼프에 맞서 싸워야겠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대규모로 동원하면 우리는 거기 참가해서 좌파 정치를 내놓아야 합니다.

“노동조합들은 이번 시위를 지지합니다. 직접 참가해 현수막도 들었죠. 하지만 그들이 진정으로 동원한다면 수십만 명이 거리에 나올 수 있습니다.”

페르난데스는 이렇게 덧붙였다. “[이민자 단속에 맞서는] 지역 방어 위원회는 요즘 상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저희 동네 위원회에는 600명이 가입해 있어요.

“저는 20년째 이주민 권리 운동을 하지만, 사람들이 ICE의 단속 추방에 지금 같은 식으로 저항을 조직하는 건 처음 봅니다.

“정치적 지각 변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주민들에게 호의적입니다. 그 사람들은 자신이 파시즘이라 여기는 것에 맞서 저항을 조직하고자 합니다.

“이번 같은 대규모 시위는 ICE에 맞선 운동에 영향을 줍니다. 민주당과 연계되지 않고, 향후 새로운 조직의 기반을 형성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말이죠.

“트럼프를 무찌를 힘은 권력자들의 복도에서 나오지 않을 겁니다. 거기는 트럼프가 해먹는 판입니다. 하지만 거리의 힘으로는 트럼프를 무찌를 수 있습니다.”

페르난데스가 시사하듯, ‘왕 노릇 말라’ 운동에는 여러 정치가 뒤섞여 있다. 조직자들 중에는 헌정을 수호하는 애국자 미국인을 적극 자처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시위 현장에 성조기가 등장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이번 시위는 노동운동과 이주민 권리 운동 모두 참가를 호소했다.

하지만 힐러리 클린턴과 카멀라 해리스 같은 민주당 권력자들도 시위 지지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민주당은 대중운동을 길들이고 단속하려 하지만, 그들은 트럼프와 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

‘왕 노릇 말라’ 시위는 트럼프에 맞선 저항의 대중적 기반이 크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제 그 에너지와 거대한 지지가 이주민 단속 추방에 맞선 행동, 성소수자 차별에 맞선 행동, 그리고 민주적 권리를 수호하는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 운동이 노동자들의 힘과 결합된다면, 미국 국가의 폭압 기구를 흔들 힘이 생길 것이다.

번역: 김준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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